색소폰 연주로 이웃사랑
▲색소폰 동호회 '성주포니아' 회원들이 지난 1일 성산일출봉에서 열린 성산일출축제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사진=이현숙기자
2년전 '아버지밴드'로 출발지역 회원들로 직업도 다양공연·봉사활동 등 이웃사랑
지난 1일, 올해 첫 일출을 보기위한 인파로 성산일출축제 행사장은 북적였다. 그곳을 찾은 이들을 위해 따뜻한 차와 색소폰 연주를 선사하는 이들이 있었다. 바로 지난 2010년 2월 '아버지밴드'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동호회 '성주포니아'(회장 김경환)회원들이었다.
성주포니아는 '성산읍 주민자치센터 색소폰 마니아'를 줄인 것. 이들은 색소폰 연주를 통해 지역주민과 어르신,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음악과는 '별로 친하지 않았던'40~60대 아버지들이 이제는 색소폰 사랑에 흠뻑 빠진 것이다. 한 회원은 "예전에 일이 없어 한가할 때에는 화투놀이를 했지만 요즘은 한가하면 색소폰 연습실로 오게 된다는 것이 큰 변화"라고 말했다. 이렇게 색소폰은 회원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김경환 회장
이들은 4개월 정도 기본적인 운지법과 악보를 보는 법에 대해 지도받고 난 이후 대중가요를 중심으로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지역주민 앞에서 흘러간 옛 노래를 연주하면서 공식무대에 오른 것은 동호회 구성 6개월 이후부터. 무대가 이들을 키운 셈이다. 최근에는 매주 금요일에는 회원들간 연습을 하고 토요일에는 각종 장비를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출범이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봉사활동은 어떤 동호회보다 열심이다. 시작부터 지역 주민자치위원들로 출발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것. 지역내 마을 7곳에서 경로잔치 공연을 펼쳤고 성산읍 사회단체 행사 식전공연 무대에도 단골 초대손님으로 자리잡았다. 성산읍 지역 노인요양원 공연 봉사활동, 어르신 합동 생신잔치 공연, 서귀포시장애인 한마당 축제 공연, 평생학습센터 글로벌 아카데미 식전공연 등 찾는 이들이 있다면 한달음에 달려간다.
첫 출발에 큰 힘을 보탠 이는 당시 성산읍장이었던 정순일 서귀포시 공보과장. 지금은 열혈 회원으로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읍장 당시 지역주민들과 교감하기 위해 시작한 색소폰 연주는 어느덧 그의 취미이자 특기로 자리잡았다.
정 과장은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대부분이 여성중심이어서 중년 아버지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게 됐다"며 "지역의 중장년문화를 선도하고 자원봉사를 하자는 취지에 의기 투합한 9명이 회원이 됐다"고 회상했다.
연습 초기에는 소리를 내기도 힘들었다. 서로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웃기도 하고 연습시간을 맞추지 못해 어려운 점도 많았다. 하지만 모든 어려움을 열정으로 극복하게 됐다. 그래서 지금은 제법 지역사회에서 인기스타가 됐다. 축산업·어업·농업·식당업 등 회원들의 직업도 다양하다.
김경환 회장은 "향후 색소폰 연주자를 찾아 심층적으로 배우고 공연과 봉사활동도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라며 "문화활동이 소외된 지역 구석구석이 바로 우리들의 무대"라고 말했다. 회원 고영욱·강동만·김형주·오복권·오정길·김문국·강병돈·정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