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따라 여행길따라]흑룡의 해 제주명소

[올레길따라 여행길따라]흑룡의 해 제주명소
전설 속 龍의 기운 온몸으로 만끽해 볼까
  • 입력 : 2012. 01.14(토)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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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암·용머리해안·용눈이오름 등 인기 급상승
지역 곳곳 용과 관련한 지명 찾는 재미도 쏠쏠

본보는 지난해 '마을명소 탐방'에 이어 격주로 '올레길따라 여행길따라'를 연재한다.

올해는 60년만에 찾아온 임진년(壬辰年) 흑룡띠의 해다. 용은 용기와 비상, 희망을 상징하며, 힘찬 상승의 기운을 갖고 있는 상상의 동물이다. 제주에는 용과 관련한 지명이 많다. 용두암과 용연, 용머리해안, 용눈이 오름 등을 비롯해 제주시 용담동과 구좌읍 김녕리 용두동, 한경면 용수리 등 줄잡아 5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돌담을 가리켜 '흑룡만리(黑龍萬里)'라 부르기도 한다. 제주 곳곳 모두가 흑룡과 연관된 셈이다.

특히 용두암은 전국에서 유일한 흑룡의 자태를 뽐내며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우근민 지사도 지난 10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2012 제주세계자연보전총회(WCC) 성공 개최 결의대회에서 "용두암은 제주 밖에 없다"며 성공적인 행사 개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최근 제주시 오홍식 부시장은 제주의 용두암과 공룡발자국 화석이 많아 '공룡의 섬'을 잘 알려진 전남 여수 사도(沙島)의 '용미암(용의 꼬리)'을 연관, 용의 실제 길이를 측량할 수 있지 않겠냐는 물음을 던지며 각양의 용에 대한 스토리텔링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과 고통의 형상 용두암

용두암은 용궁에 살던 용 한마리가 하늘로 승천하려고 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해 바위가 되어버린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한라산 신령의 옥구슬을 가지면 승천할 수 있다는 것을 안 용은 옥구슬을 몰래 훔쳐 용연계곡을 통해 몰래 숨어 내려왔다.

▲제주시 용담동 용연의 야경

하지만 용연이 끝나는 바다에서 승천하던 순간, 한라산 신령에게 들켰고 하늘을 날다 한라산 신령이 쏜 화살에 맞고 바다에 떨어졌다. 승천하지 못한 한과 고통으로 몸을 뒤틀며 울부짖은 모습으로 굳어 바위가 됐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새해를 맞아 용두암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분주하다.

▶진시황도 떨게 한 용머리해안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용머리해안은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수성화산이며 해안절벽은 오랜 기간 퇴적과 침식에 의해 마치 용의 머리 모양을 하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용머리해안은 중국의 시황과도 관련 있다. 천하를 통일한 시황은 위압감을 느끼며 탐라섬에 왕후지지(王侯之地)가 있다는 예언을 듣고 제주에 호종단을 파견했다.

▲안덕면 사계리 용머리해안

호종단은 구좌읍 종달리로 들어와 남쪽으로 혈과 맥을 차례로 끊어 내려갔고 산방산에 도착했다. 용머리해안의 지경을 보고 산의 맥이 곧바로 태평양으로 나가려는 용의 머리 형상을 본 호종단은 바다로 내려가려는 용의 꼬리를 자르고 잔등을 내리쳐 끊은 다음 머리를 내리치려하자 검붉은 피가 솟구쳐 오르며 바위로 굳은 것이 용머리해안이라는 전설이다.

▶용과 관련 유일한 용눈이오름

368개의 오름을 자랑하는 제주다. 하지만 용과 관련한 오름은 용눈이오름 하나다. 2005년 타계한 고(故) 김영갑 사진작가에 의해 잘 알려진 곳이다. 마치 용이 누운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지어졌다. 지난해말 행정안전부 선정 찾아가고 싶은 명품녹색길 전국 33곳 가운데 용눈이오름도 이름을 올렸다. 용눈이오름에서 마주하는 빛과 바람, 구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고(故) 김영갑의 용눈이오름



가족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설연휴, 도내 용과 관련한 지명과 전설이 새롭게 살아난다. 힘차게 승천하는 용의 기운을 받아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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