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시대 FTA 파고를 넘는다](6)노지채소 대농가 부희성·좌순자씨 부부

[개방시대 FTA 파고를 넘는다](6)노지채소 대농가 부희성·좌순자씨 부부
무릉도원 황토밭서 일군 부농의 꿈
  • 입력 : 2012. 03.09(금) 00:00
  • 김기현 기자 g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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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대정읍 서부지역의 황토밭에서 친환경농산물 생산을 고집해온 부희성·좌순자씨 부부. 부씨는 최근 FTA체결 확대와 관련 "향후 유통구조개선 등에힘을 쏟으면 농업의 내일은 밝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강희만기자

찬바람 부는 벌판서 쉬지 않고 20년째 농사
콜라비 무 등 다양한 노지채소 친환경 재배

"판로 보장·학교급식 확대 등으로 전망 밝아"

"무릉도원(武陵桃源) 황토밭 벌판에서 생산되는 웰빙 채소류의 품질과 맛으로 승부합니다. 청정제주의 넓다란 들판 '무릉도원'에서 나온 친환경 농산물을 마다할 소비자는 없을테니까요."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3리(옛 桃源리)에서 20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부희성(45)·좌순자(45)씨 부부의 영농 포부는 지역적 특성을 살리고, 웰빙성향의 현대 소비자 취향을 적극 반영한 사업 아이템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주작목이 월동채소류로 이뤄져 대부분 찬바람 부는 벌판에서 하는 농삿일이지만 대한민국 최남단인 대정읍 서부지역의 황토밭에다 '무릉도원(중국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오며 복숭아꽃이 만발한 낙원으로 불린다)'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살리고, 친환경농산물 생산을 고집해 온 그다.

부씨는 지난 1992년 대학 졸업후 바로 귀향, 밭노지채소 재배에 나선 이후 10년 전부터 현재까지 매년 3만9600여㎡(1만2000평) 채소류 재배로 연간 8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확실한 영농기반을 다지고 있다. 또 지난 2008년 사업비 3억5000만원을 들여 농작물 창고 495㎡, 저온저장고 198㎡ 를 지었는가 하면 콤바인 트랙터 관리기 등 농기계도 1억5000만원을 들여 갖췄다.

부씨 부부의 이같은 영농규모는 1년중 명절같은 특별한 날을 제외하곤 밭이나 (농산물)작업 창고에서 쉼없이 일에 매달리는 부지런함에다 소비자 선호에 맞춰 친환경 농산물생산에 주력해 온 결과다.

양배추 콜라비 무 브로콜리 단호박 기장 감자 등의 작물을 재배하는 부씨 부부는 지난 2004년부터 화학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농법으로 무농약과 유기인증을 받아 스스로 제조한 한방액비와 어분액비, 살충제, 목초액, 바닷물 등을 사용하는 농법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특히 부씨 부부는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을 자신을 포함해 60여명이 모여 결성한 '생드르영농조합'에 소포장 납품해 생산자와 소비자간 직거래하는 비영리단체인 '한살림'이나 대형마트, 학교급식업체 등으로 재납품되는 유통경로를 밟아 자신만의 판매망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는 관내 대정농협이 친환경농산물 생산량의 10%도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친환경농산물 판로가 아직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부씨는 최근 FTA체결 확대와 관련 "우리 농산물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은 맞지만 '신토불이 농산물'의 개념으로 향후 확대될 친환경 학교급식, 소비자·생산자간 직거래, 정부와 농협 주도의 유통구조개선 등에만 힘을 모아도 농업의 내일은 밝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농사규모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해도 판로확대와 판매계약 보장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판로만 보장되면 6만6000㎡(2만평)규모로 영농을 늘리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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