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시대 FTA파고를 넘는다](7)감귤생산 진머루 농장 김수일·고양순씨 부부

[개방시대 FTA파고를 넘는다](7)감귤생산 진머루 농장 김수일·고양순씨 부부
"고당도 감귤 생산만이 경쟁력"
  • 입력 : 2012. 03.23(금) 00:00
  • 김기현 기자 g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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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일씨 부부는 평생 농사꾼이지만 시대변화·소비자 인식에 맞는 농산물 생산에 전력을 기울여 지금은 3만여㎥ 규모의 노지감귤과 만감류를 재배, 부농의 반열에 올라섰다. /사진=강희만기자

시대 변화·소비자 인식에 맞춰 농산물 생산
현재 4만㎡ 규모로 ‘억대 농군’ 반열에 올라
"고품질 경쟁력 갖추면 FTA 시대 극복 무난"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위기'를 말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소비자 마음을 얻는 겁니다. 당도를 높이는 감귤농사에 충실한다면 전혀 걱정 없어요".

평생 농군으로 수 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조천읍 신흥리에서 만감류와 노지감귤 3만3000㎡(1만평) 재배로 '억대 농부'의 반열에 오른 진머루 농장 김수일(65)·고양순(60)씨 부부의 농업관은 오랜 경험에서 체득한 지론 못지않게 시대 변화를 읽는 자세임을 쉽게 엿볼 수 있다. 한 마디로 감귤농사가 미래 경쟁력에서 앞서려면 소비자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당도 싸움'에서 이기라는 얘기다.

김씨 부부의 농군으로서의 삶은 지난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농사에 대한 '선견지명'이 있었던 선친이 다른 농가들 대부분 보리농사를 짓던 시절 파와 당근을 재배했는가 하면 감귤농사도 인근 지역에선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

이같은 환경에 살던 김씨 부부는 버스로 오가며 표선면 세화리에서 지난 1980년대 파인애플과 금귤(낑깡)농사를 8년여간 지으며 한때 소득도 괜찮았다고 전한다..

김씨 부부는 이후 영농규모를 1만6500㎡까지 늘렸고, 주 작물을 감귤로 전환하면서 1990년대들어 임대한 땅까지 합쳐 3만3000㎡에 이르는 대농(大農)을 일구게 되었다. 품종별로는 시설하우스를 갖 춰 한라봉 청견 레드향·천혜향 비가림감귤 등 각 3300㎡씩 1만3200㎡에다 노지감귤 1만9800㎡이다. 이밖에 밭작물 6600㎡도 있다.

김씨 부부의 경우 총 영농규모가 3만9600㎡에 달하지만 부모한테서 물려받은 6600㎡를 제외하곤 스스로 벌어 늘려왔다는 점과 자녀 1남4녀 모두 대학졸업시키고, 취직 및 결혼도 거의 다 마치도록 뒷바라지 한 현실에서도 영농으로 인한 '성장세'가 놀라울 수 밖에 없다.

김씨는 FTA(자유무역협정)시대를 맞아 감귤산업의 어려움을 예상하는 지적들이 많지만 자신감을 갖고 고품질의 경쟁력만 갖추면 문제될 게 없다고 확신하는 입장이다. "지난 1993년 청견을 일찍 재배해 만장굴과 농협에 엄청 좋은 가격에 납품했다. 이후 우루과이라운도(UR)로 오렌지 수입했지만 2년 지나니 가격이 회복되었다. 바로 국내 소비자들 입맛은 자주 바뀐다는 얘기가 아니냐"며 소비자 기호에 맞출 것을 주문했다.

이어 김씨는 "현재 만감류 소비가 지역과 소비자층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젊은 사람들은 오렌지 수입을 걱정하지 말고 하우스시설에다 만감류 농사에 나서면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만감류는 소비층과 소비지역만 다른게 아니라 수확시기도 다르고 가격도 다른만큼 이 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김씨는 "향후 감귤농사는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을 당도싸움에 있다"며 "농사꾼이 돈만 벌겠다고 나서지 말고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는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그는 높은 당도의 한라봉을 얻기위해 한참 늦은 시기인 지난 21일에야 수확하고 있었다.

한편 고양순씨는 재작년부터 농가주부모임 도연합회장을 맡아 농가주부 복지증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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