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에 들어있는 주요한 당은 sucrose(사탕수수, 사탕무), glucose(옥수수 시럽), fructose(고과당 옥수수 시럽, high fructose corn syrup) 등이다.
지난 4월에는 유난히도 벚나무가 바꿔 입는 옷 매무새가 정갈함을 느꼈다. 우리 민족의 색이기도 한 하얀 모시적삼을 입고 뽐내더니 며칠 사이에 흰색 바탕에 연한 푸른빛이 감도는 옷감으로 치장한 벚나무는 눈이 시리도록 고왔다.
여기에 천진난만한 꼬마가 솜사탕을 들고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무대에 등장한다. 솜뭉치를 입에 넣을 때 부드러운 맛은 푸른 하늘을 수놓은 구름을 어루만지는 기분일 것이다. 그래서 이것은 젊은 연인과 어린이들에게 인기 상품이다.
하얀 설탕을 가열된 구멍에 넣는다. 이 구멍은 계속 회전하는 드럼과 연결되어 있는데 드럼으로 나오면 외부 공기와 만나 곧장 실이 되고 아저씨는 기술적으로 이 실을 막대기에 감는다. 왜 백설탕 자체로는 실을 뽑을 수 없고 이에 가열이 필요할까?
설탕(sucrose, 자당)은 단당류에 상응하는 α-D-glucose(글루코스, 포도당) 부분과 β-D-fructose (프럭토스, 과당) 부분이 결합된 이당류(disaccharide)이다. 이 화합물은 분자 무게가 낮은 저분자여서 섬유 혹은 플라스틱처럼 기계적 강도를 가질 수가 없다.
설탕은 많은 식물에 들어있지만 사탕무(질량으로 20 %)와 사탕수수(질량으로 15 %)가 가장 흔한 원천이다. 설탕을 가수분해하면 글루코스와 프럭토스 분자가 생성된다. 글루코스와 프럭토스의 1:1 혼합물은 흔히 전화당(invert sugar)라 불리며 식품 첨가물로 자주 사용된다.
글루코스는 인체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혈액에 존재하기 때문에 영양소로 중요하며 이를 혈당(blood sugar)이라고도 칭한다. 우리가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인체는 그것들을 세포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글루코스로 변환시킨다.
설탕을 90~120℃로 가열하면 설탕 분자 사이에서 탈수되면서 중합되어 분자량이 높은 고분자로 된다. 이 고분자는 기계적 강도를 지닐 수 있게 되어 실로 뽑을 수 있는 것이다(방사 가능). 이를 위해 아저씨는 드럼을 회전시킨다. 또한 방사된 실은 감으면 늘어난다(연신 가능).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솜사탕은 더 부드러워진다.
여기서 재미있는 결과를 고찰할 수 있다. 설탕에 의한 고분자 사슬의 길이가 너무 길어지면 기계적 성능은 좋아지지만 점도가 늘어나 실로 뽑기 어렵고 설탕의 단맛이 대폭 감소한다. 단맛이 없는 솜사탕은 제구실을 할 수 없다.
노련한 기술자인 아저씨는 백설탕 주입구의 온도와 가열시간을 조절해 사슬의 길이를 적절한 범위로 맞추는 것이다. 즉 아저씨는 사슬의 길이를 올리고당류(oligosaccharide, 단당류가 3~10개 정도 결합해 만들어진 당류) 수준으로 유지한다.
또 꿀이나 흑설탕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약간씩 들어있지만 백설탕은 정제 및 표백과정 중 당질을 제외한 성분이 제거됐으므로 에너지만 발할 수 있는 단순당이다. 채소와 과일의 액즙, 특히 꿀에 많이 존재하는 과당은 당 가운데 단맛이 가장 강하며 잘 결정화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