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28)돌발성 난청

[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28)돌발성 난청
한쪽 귀 먹먹하거나 "윙~"하는 소리 들렸다면…
  • 입력 : 2012. 08.17(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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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성 난청 증상이 나타나면 가능한 빨리 검사를 해야 하며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빠른 시일 내에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사진은 귀의 중이강 내로 약물을 주사하는 모습. /사진=제주대학병원 제공

바이러스 감염 의한 신경염 등 원인
청력 손실 빨라·조기발견 치료 중요
발병 1주일내 치료 70%는 청력 회복

▲김세형 교수

아침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한쪽 귀가 먹먹하면서 청력이 떨어지거나 또는 "윙"하는 소리가 들렸다면 조심해야 한다. "그냥 둬도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무심코 넘겼다가는 청력을 아예 잃을 수도 있다. 돌발성 난청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돌발성 난청은 확실한 원인이 없이 수시간 또는 2~3일 이내에 갑자기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간혹 이명(귀울림)이나 어지러움을 동반하기도 한다. 청각 손실의 정도는 경도에서 완전 손실까지 다양하며 대부분 한쪽 귀에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김세형 교수의 자문을 통해 돌발성 난청에 대해 알아본다.

▶원인

보통 난청이라고 하면 대부분이 심한 소음에 노출돼 생기는 질환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소음에 노출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어느날 갑자기 청력을 잃는 무서운 질환이 있다. 병명 그대로 돌발성 난청이다. 최근 MP3와 이어폰 사용 및 잦은 휴대전화의 사용, 그리고 갖가지 현대 사회의 소음은 과거에는 없던 소음성 난청이라는 질환을 유발시켰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런 소음성 난청 못지않게 현대인들에게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돌발성 난청이다.

외부에서 나는 소리는 고막에 전달되고 이후 달팽이관에 있는 유모세포가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한다. 그런데 이 유모세포에 이상이 생겼거나 뇌로 전달되는 신경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돌발성 난청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고, 치료에 대한 반응이나 예후가 다양한 만큼 원인은 다인성(multifactorial)일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의들의 견해다. 가장 흔한 원인으로 추정되는 것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신경염이 생겼거나, 혹은 혈관질환으로 인해 달팽이관으로 가는 혈관이 막혔을 경우다.

동맥경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같은 성인병도 돌발성 난청의 발병률을 높일 수 있는데, 귀로 연결되는 미세혈관에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몬디니(Mondini) 이형성이나 전정도수관확장 등의 선천적 해부학적 이상이 발견될 수도 있다. 그 외에 와우막 파열, 자가면역질환, 청신경 종양 및 기타 원인 등이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종양이나 두부외상 등이 원인으로 밝혀진다. 종양으로는 청신경종양이 가장 많으며 청신경종양의 10% 정도에서 돌발성 난청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간혹 두부외상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유모세포를 손상시키거나 내이출혈을 일으켜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

▶증상 및 진단

보통은 갑작스럽게 청력 손실이 진행된다. 육체적, 정신적 긴장상태에서 자주 발생한다. 환자의 약 1/3은 아침에 깨어나서 한쪽 귀의 청력손실을 발견한다. 또 증상이 발생하고 며칠 후가 지나서야 저음이나 고음 영역에서 국소적인 청력 손실이 느껴져 다른 사람의 말을 감지할 때 왜곡이 생겨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이명이나 이충만감을 호소하기도 하고, 약 20~60%에서 현기증이 동반되지만 증상은 심하지 않고 보통 수 일내에 소실된다.

돌발성 난청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예후에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빠른 진단이 중요하다. 증상이 나타난 후 경과된 시간과 최근의 정신적인 스트레스, 육체적인 피로 누적, 감기증상과 같은 동반 증상 등이 중요한 정보가 되고 최근 복용한 약제에 대한 확인도 필수적이다. 난청의 위험인자를 알기 위한 과거의 병력 청취도 필요하다. 청력검사는 기본이고 뇌간유발반응 검사와 이음향방사 검사는 진단에 도움을 준다. 돌발성 난청 환자의 1~2%가 내이도 혹은 소뇌교각의 종양이 원인이므로 경우에 따라 MRI 검사가 필요하다. 종양이 있는 경우라도 스테로이드에 반응하거나 난청이 자연 치유된 보고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 종양의 진단 시 스테로이드에 대한 반응 여부로 종양의 유무를 추측할 수는 없다. 그 외에 혈액응고 검사, 매독혈청 반응검사, 갑상선 기능검사, 혈당검사, 혈중지질검사 등이 필요하다.

▶치료

대부분의 병원에서 돌발성 난청 환자들에게 입원치료를 권하고 있다. 조용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난청치료가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유일하게 그 치료효과가 입증된 고용량 스테로이드 제제의 복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돌발성 난청이 발생했을 때 초기에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이다. 바이러스와 혈류장애는 시간이 지날수록 청각신경을 완전히 마비시켜 청력손실까지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돌발성 난청은 초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치료효과도 달라진다. 보고에 따르면 발병 1주일 이내에 병원을 찾은 사람은 70%가 정상적인 청력으로 회복하는 반면 1주에서 2주내 병원을 찾은 환자는 치료율이 50%, 2주를 넘겨 찾아온 환자는 치료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지게 된다. 돌발성 난청이 응급질환으로 간주되는 것도 이때문이다. 따라서 돌발성 난청 증상이 나타나면 가능한 빨리 검사를 해야 하며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빠른 시일 내에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돌발성 난청은 이비인후과 특히 이과적 응급상황으로 여겨지며 먼저 세밀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불명의 돌발성 난청에 대한 치료에는 항염증제, 혈액순환개선제, 혈관확장제, 항바이러스제, 이뇨제 등이 사용된다. 치료에는 크게 세 단계가 있다. 첫 번째 단계로는 약물 치료요법이 있고, 두 번째 단계로는 약물이 효과가 없을 때 직접 귀의 중이강 내로 약물주사 투여요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 외에 세 번째 단계로 그 외에 다른 동반되는 증상들을 청각 및 전정 재활치료를 통해서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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