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35)이도2동 '군산 소문난 해물칼국수'

[당찬 맛집을 찾아서](35)이도2동 '군산 소문난 해물칼국수'
쫄깃 담백 바지락칼국수 '후루룩' 이맛이야!
  • 입력 : 2012. 08.31(금) 00:00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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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바지락과 멸치, 양파, 다시마, 무, 꽃게 등 신선한 재료로 국물맛을 낸 바지락칼국수. /사진=강경민기자

열무김치·고추장 넣은 보리밥은 덤
아침마다 직접 담근 배추김치 '아삭'


칼국수, 비가 내리는 날이면 생각나는 음식이다. 아침 저녁으론 바람결이 제법 선선해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 바지락칼국수 하나로 입소문이 난 음식점을 수소문해 찾아나섰다. 마침 식당을 방문한 날도 비가 내렸다.

제주시 이도2동 동부경찰서 후문 인근의 '군산 소문난 해물 칼국수'. 양복열(57)씨가 아들 김기봉씨와 6년 전부터 꾸려온 식당은 개업 당시부터 '바지락 칼국수'를 주메뉴로 손님들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바지락칼국수를 주문하면 밥상에는 적당량의 보리밥과 국물 자작한 열무김치, 배추김치가 먼저 올라온다. 처음 식당을 찾은 이들은 '웬 보리밥인가?' 싶다.

양씨가 알려주는대로 보리밥에 양념장과 열무김치를 넣어 쓱쓱 비벼먹으면 출출한 배를 달래주는 것은 물론이고 애식가들의 구미를 자극하는 별미가 따로 없다. 기호에 따라 참기름을 한 방울 첨가해도 좋다.

"음식궁합까지 생각해 별미로 선보이게 됐다"는 보리밥과 열무는 철떡궁합이다. 섬유소가 풍부한 보리밥에 열무김치를 함께 먹으면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어 최고의 음식궁합을 이룬다. 어디 그 뿐이랴. 보릿고개를 겪어야 했던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에겐 보리밥이 힘겹던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음식이지만 지금은 되레 쌀밥을 밀어내고 건강식으로 탈바꿈했다.

시원하고 아삭한 열무김치와 보리밥으로 속이 제법 든든해지려던 차에 바지락을 듬뿍 얹은 바지락칼국수가 나온다. 칼국수에 열무김치와 배추김치 두 가지 반찬이 전부지만 소박하지만 정갈한 게 어머니가 차려주시는 밥상을 닮아 있다.

소박한 밥상이지만 모든 음식은 신선한 재료들을 날마다 공급받아 주인장의 정성과 손끝맛이 더해진다. 칼국수의 육수는 군산의 단골 거래처에서 매일 항공편으로 공급받는다는 활바지락과 멸치, 양파, 다시마, 무, 꽃게 등 신선한 재료들로 맛을 낸다고 했다. 또 칼국수를 끓일 때 넣는 북어, 건새우, 호박, 감자, 대파가 함께 어우러지며 더 담백하고 시원한 맛으로 거듭난다. 미리 삶아 준비한 바지락과 새우, 김가루는 맨 마지막에 고명으로 얹는다.

뽀얀 칼국수 국물부터 한 수저 떴다.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이 나는 게 일품이다. 양씨는 "전날 술을 마신 손님들이 칼국수 국물이 속풀이에 그만이라고 한다"고 했다. 보리밥에 바지락칼국수 국물까지 말끔히 들이키니 과식했나 싶다.

배추김치는 양씨가 매일 저녁 퇴근할 때 소금에 절여뒀다 아침마다 담근다. 직접 담근 황석어젓갈로 맛을 낸다는 김치는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열무김치는 일주일에 2~3차례 담가 일정기간 숙성시켜 손님상에 낸다. 직접 만들어쓰는 김치라 맛도 좋은데다 더욱 믿음이 간다.

이렇게 매일처럼 김치를 직접 담그고, 신선한 활바지락으로 맛을 낸 진한 국물이 담백해서 질리지 않는 맛. 시끌벅적하게 광고하지 않고도 점심시간이면 기다려서라도 빈자리를 찾아 바지락칼국수를 먹고 가려는 손님들로 북적이는 비결이다.

보리밥이 곁들여 나오는 바지락칼국수는 1인분에 6000원이다. 영업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매달 1일은 정기휴일이다. 문의 727-6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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