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36)인화동 '와봅서 식당'-동태조림

[당찬 맛집을 찾아서](36)인화동 '와봅서 식당'-동태조림
불에 조려질수록 진한 국물 밴 살점에 반 한그릇 뚝~딱
  • 입력 : 2012. 09.21(금)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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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서민음식의 식재료 동태. 제주시 인화동에 위치한 와봅서식당은 동태를 주재료로 동태조림을 하는 전문식당이다. 최고급 재료를 사용해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만드는 동태조림은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음식이다. /사진=강경민기자

주재료는 최고급·각종 야채 자급자족하는 착한가게
맛 입소문 타며 미식가가 꼭 들러야 할 곳 자리매김

주택과 상가가 밀집해 있는 시내 한복판에 위치했지만 언뜻 허름하다. 식당안으로 들어가보니 20평 남짓한 공간에 여러개의 탁자가 놓여져 있을 뿐이다. 전형적인 골목식당의 모습을 하고 있다. 식당 이름은 '와봅서식당', 그야말로 제주적이다.

식당 여주인이 내놓은 음식은 참으로 맛난다. 그래서일까, 식당은 허름해보여도 손님들은 골프를 즐기러 제주를 찾은 다른지방 최상위계층도 수두룩하다. 오로지 맛이 만들어낸 경쟁력이다.

와봅서식당의 주메뉴는 동태조림. 동태라는 어종이 워낙 서민적이라 전문식당이 많을듯 하지만 실상은 손에 꼽을정도다.

"어렸을때부터 음식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나중에 커서 음식장사를 하고 싶었다. 또 메뉴는 제가 가장 좋아하고 또 맛있게 만들수 있는 동태로 정했다"는 주인장(임미경·44)에게서 식당 모습만큼 소박함이 묻어난다.

와봅서식당이 내놓는 동태조림 맛의 비결은 생각외로 아주 단순하다. 식탁에 설치된 불판위에 올려놓은채로 먹을수 있도록 한 것이다. 조림특성상 국물이 조려지면서 진한 맛을 더해낼수 있도록 했다. 또 주재료로 사용되는 동태는 살점이 많고 알이 배어있는 몸통이다.

재료는 최고급으로 그리고 가장 큰 걸로 사용하고 있고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아 본래 동태의 맛을 최대한 살려냈다. 4년째 동태전문점으로, 맛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단골도 확보했다. 저녁시간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손님몰이를 하고 있다.

재료는 최고급을 쓰지만 가격은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다. 3~4명은 족히 먹을만한 양이지만 2만원이다. 1인분으로 나오는 각종 찌개류는 6000원이다. 그나마 지금의 가격도 올린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같은 가격은 임씨가 자신의 텃밭에서 각종 야채를 심어 가꾸는 등 동태를 제외한 대부분의 재료를 자급자족하는터라 가능했다. 맛있지만 적당한 가격 때문에 제주시로부터 착한가게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관광객들이 입소문을 듣고 찾아 맛을 본뒤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면서 미식가들사이에서는 '제주에 가면 꼭 찾아야 하는 음식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음식점에도 이름을 올렸다.

▲주인장 임미경씨가 만들어 내는 동태조림 음식맛에 입소문이 타면서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맛집으로까지 발전했다.

"동태조림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요. 잘 씻어낸 동태에 간장과 물엿을 넣어 조려내다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소주를 조금 넣지요. 이후 고춧가루를 넣어 조려내다 마지막에 대파와 양파 무 등을 올리면 끝이다"고 임씨는 말한다. 조리법은 짧고 단순하지만 그 맛은 정말 일품이다. 젓가락으로 들어올려지는 동태의 살점이 입안에서 살살녹는다. 적당히 매운맛과 단맛이 조화를 이뤄내 밥 한그릇이 싹뚝 비워진다. 조림의 맛이 더욱 짙어질 쯤이면 이미 밥 한그릇을 다먹었다는게 아쉬워진다. 주메뉴를 비롯해 각종 반찬에 조미료가 첨가되지 않아 숟가락을 놓을때까지 입안이 텁텁하지 않아 뒷맛이 깔끔하다.

도내 유명 대형식당을 마다한채 한걸음에 달려가는 관광객이 많은 곳. "좋아하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는 주인장 임씨의 자신감이 와봅서식당의 최고 경쟁력이다. 둘째, 넷째 일요일은 휴무일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문의 702-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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