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도에서 특별자치도 5단계 제도개선 과제의 하나로 '환경자산보전협력금' 부과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생물권보전지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 달성과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등으로 제주의 자연환경이 세계적인 환경자산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보전관리와 활용방안이 미흡하기 때문에, 제주도를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일정한 돈을 지불하게 해서 지방재정 확충과 환경자산 보전을 위한 기금으로 활용토록 하는 계획이다.
쉽게 말해 '입도세'를 받겠다는 것인데, 일반적인 도민여론은 그리 나쁘지 않다. 지난 2006년 특별자치도 추진 당시, 지방재정확충을 위한 신규 세원으로 제안 된 적이 있으며, 몇몇 오피니언 리더들의 칼럼에서도 관련 주장을 확인할 수 있다. 필자 또한 지난 1월 4일 본 칼럼을 통해 '지역청년기본소득'의 재원마련 방안으로 주장했었다. 다만, 제주도민들이 직접적인 부담주체가 아니므로, 우호적인 여론은 도내에서만 그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관광비용 증가를 우려하는 도내 관광업계 뿐 아니라, 실제 돈을 지불해야 할 육지 사람들의 반발이 심한 상태다.
때문에 제주도가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국내 여론 수렴과 더불어 정부와 국회를 설득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정당한 논리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단계적인 접근을 해볼 필요가 있다. 외부인의 관광행위로 인해 제주 섬에 가해지는 환경부하량을 완화하고, 훼손되는 자연환경을 복원하기 위한 비용은 필요하며, '원인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관광행위를 통해 이익을 얻는 관광객 및 관광업계가 '환경자산보전협력금'을 지불하는 것은 타당하다.
그런데 부과징수한 기금을 환경자산보전이 아닌 다른 곳에 사용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기금을 관리하고 운영할 전담조직 신설이 필요하다. 한 가지 제안을 한다면, 비영리민간재단 형식의 (가칭)'제주세계환경자산보전재단'을 만들어 이 기금을 이용해 환경자산에 대한 조사연구, 사유지 매입과 자연해설가 고용 등 보전 및 활용을 담당토록 한다.
또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은 제주 섬 전체가 아닌 한라산 등 몇 개의 해당지역일 뿐이며, 7대 자연경관은 관광이벤트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제주 섬 전체에 대한 입장료를 받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때문에 기금의 징수는 유네스코 자연보호구역과 람사르 습지 등 세계적으로 인정한 환경자산지역에 대한 입장료 징수부터 시작하고, 나중에 지정 범위가 제주도 전체로 확대되고 난 후에 사실상의 입도세를 받는 단계적인 방식이 합리적이다. 대부분의 오름과 곶자왈, 하천, 해안가 등은 우수한 환경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곳들을 보전지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당시에도, 관련 보고서는 향후 제주도 전역으로 확대할 것을 권고한 적이 있다.
무엇보다도 특별법 개정에 앞서 2007년부터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돼 연간 100만 명이 오르는 한라산에 대해, 자연보호지역 중 국립공원보다 한 등급이 높은 '세계자연유산'으로서 입장료를 부활하는 것이 입도세 도입보다 손쉽고, 현재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김동주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