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올레길 조례보다 도로법 통한 대안 모색을

[월요논단]올레길 조례보다 도로법 통한 대안 모색을
  • 입력 : 2012. 12.24(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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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제주도의회는 체계적인 올레길 관리를 명분으로 관련조례의 제정을 서둘고 있다. 반면 (사)제주올레 등은 이에 "올레길은 행정이나 마을이 조성한 도보 여행길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관련조례 제정이 적절치 않음을 지적하면서 행정이 제주올레길 조성의 철학·의미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반론을 펴고 있다. 어떻든 누구든 자신의 정당성만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아전인수(我田引水)하고 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엄격히 말해서 제주올레길이 (사)제주올레의 주장처럼 자신들의 노력, 기업후원만으로 만들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한번 올레길을 걸어본 사람이라면 모든 코스가 주로 도지사가 관리청으로 된 도로법상 지방도(地方道)와 시도(市道)로 구성되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즉, 부분적으로는 자연발생적 생태도로라고 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올레길은 행정이 유지ㆍ관리하고, 도민 모두의 교통로로 제공되는 인공의 공공시설물로서 지방도로와 시도와 연계되어 있다. 물론 올레 길 조성의 철학과 의미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으나 올레길이 성공적인 관광자원임을 내세워 (사)제주올레가 이에 대한 법적 규율을 부정하거나 못마땅하게 보는 것은 사리에 전혀 맞지 않다. 왜냐하면 아무리 고귀하고 철학적이라 하더라도, 공적 용도로 제공되고 있는 공공물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법적 규율은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도의회나 도정이 도로법에 따라 진작 당연히 규제되어야 할 사항을 그대로 방치하다가 불미스런 사고 후에 이른바 '올레길 조례'안을 불쑥 도민사회에 지시하여 분란을 키우는 것 또한 온당치 않다. 특히 공개된 조례안 중 논란이 되고 있는 것으로는 올레길 등에 대한 정의 규정(안제2조), 도지사의 종합계획 수립규정(안제5조), 도지사소속 위원회 설치규정(안제7조), 관리체계 및 관리부서 설치 규정(안제9조), 비영리단체 등에의 위탁규정(안제11조)등을 들 수 있다.

 우선 올레길의 상당부분은 누구나 사용가능하도록 공공용도로 제공되고 있는 공적 도로와 연계되어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정적으로 이를 '자연생태적인 길'로 보는 것은 전혀 옳지 않다. 둘째로 도지사의 종합계획 수립규정은 도로법(제22조)상 도지사의 지방도와 시도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에 관한 규정에 비추어 무의미하다. 셋째로 관리체계 및 관리부서 설치 규정은 도로법(제20조)상 제주 지방도와 시도의 관리청은 도지사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관리권한 등은 자치도 내부에서 조정하기만 하면 될 것이다.

 특히 올레 길에 대한 비영리단체 등에 대한 위탁문제(조례안 제11조)는 도로법(제38조)상 점용허가 규정에 의하여 해결할 수 있다. 즉, 이 규정에 따라 (사)제주올레에게 일정한 내용의 도로사용권을 설정하는 이른바 '도지사의 지방도ㆍ시도의 점용허가(특허)처분'을 할 경우 (사)제주올레는 이들 도로들을 계속적이고 독점적으로 올레길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런 도로사용권을 부여하는 경우 이에 상응한 도로점용사용료를 불과할 수 있으나 도로법(제44조)은 공익목적의 비영리사업을 위하여 도로를 점용하여 사용하는 경우에는 도지사로 하여금 그 감면·조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생각건대 국내 관광객 중 상당수는 올레길 탐방객들이라는 점에서 행정은 (사)제주올레에 대하여 행정적 지원 또는 후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사)제주올레 또한 제주관광의 백미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에 도취되어서는 안 된다. 게다가 뜻이 좋은 사업임으로 모든 것을 민간에게 맡기라는 오만함을 보여서도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국법질서 하에서 그 정당성을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가장 바람직한 조치는 올레길 조례 제정을 서둘기 보다는 도로법 적용을 통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백승주 고려대지방자치법학연구회 회장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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