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양리포트 4부:제주바당 조간대를 가다(42)](21)연재를 마치며

[제주해양리포트 4부:제주바당 조간대를 가다(42)](21)연재를 마치며
육상개발·기후변화로 변하는 제주해안 관찰 지표 제시
  • 입력 : 2012. 12.31(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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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 후 뭍으로 돌아오는 우도해녀

조간대 중요성·조간대 보호의 인식전환 새 계기
해양생태해설사 교육·학생 환경교육지침서 활용

늦은봄 꽃바람이'살랑살랑' 불었던 제주해안에도 하얀눈이 내렸다.

지난 4월 시작한 제주바다조간대 탐사가 지난 30일로 9개월간의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제주해안은 다양한 모습으로 탐사대를 맞이했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해조류 녹기 시작한 5월 제주바다 조간대는 해조류의 풍성함을 보여주었고 여름철은 해양생물들이 활기가 넘쳐났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쌀쌀했지만, 뭉게구름이 걸린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진 가을바다는 제주의 전형적인 가을정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눈이 내린 겨울조간대는 은잉어와 민꽃게 등 해양생물들이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 주었다.

5월의 봄비가 조간대 암반을 흥건히 적셔 탐사중 미끄러져 넘어지고도 하고 여름철 소나기로 조간대 바위틈에서 비를 피하기도 했다. 태양이 작열하는 무더운 여름날 너울성 파도로 바다속이 탁해지면서 만족할 만한 수중촬영의 성과물을 건지지 못하고 돌아오기도 다반사였다. 이에 따라 수중탐사팀은 개인휴가를 이용한 보강촬영을 통해 바다속의 생태계를 찍기도 했다.

제주전역에 눈보라가 몰아치고 올겨울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던 지난 9일 서귀포시 천제연 하구에 위치한 무태장어 이동통로인 중문포구 수중탐사는 잊지 못할 기억을 만들어 냈다. 여름철에 이동하는 무태장어들의 모습은 촬영하지 못했지만 영하의 강추위에도 폐목과 토사로 오염된 겨울바다의 수중생태환경을 생생하게 촬영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 이날 육상탐사대원들은 바다위에서 눈이 내리는 중문해안의 비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강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1시간동안 배를 타고 높은 파도와 강풍에 맞서기도 했다.

조하대 수중탐사를 위한 스쿠버다이빙을 허락하지 않는 해녀들을 설득하기도 수차례 반복했다. 일부 스쿠버다이버들이 바다속 감상에 만족하지 않고 간혹 해산물을 채취해가는 일이 벌어지지 때문이었다.

이같은 노력으로 제주시 동귀리를 시작으로 구엄·중엄·신엄·귀덕1·2리·금능·금등·두모·신창·고산·신촌·조천· 김녕·행원·하도·종달·시흥·성산·고성·신양·우도·표선·가마·남원·중문·사계· 대정읍 신도2리 조간대까지 제주해안 조간대 30여곳의 모습을 상생하게 기록할 수 있었다.

▶탐사결과=이번 탐사는 지난 2011년 6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동안 실시한 '제주연안 마을어장생태환경' 탐사에 이은 두번째 해양탐사였다. 지난해 지구온난화에 의한 해수온도 상승과 각종 개발에 따른 도내 마을어장의 해양생태계 변화를 집중 탐사해 보도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한 본보는 올해 도내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제주해안 조간대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기 위해 탐사에 나섰다.

탐사 결과 제주연안 해안선을 따라 형성돼 있는 조간대에는 옛부터 톳, 돌김 등의 유용 해조류의 식생이 발달돼 있었으나 연안매립과 육상오염원 유입, 갯녹음 현상으로 식생이 파괴돼 생산량도 감소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조간대에 분포해 있는 원담, 염전, 불턱, 연대, 환해장성 등 다양한 해양문화유산들은 척박한 환경에 적응해 살아온 선조들의 삶을 잘 보여주고 있었으나 일부 유산들은 오히려 복원후 가치를 상실해 가고 있었다. 특히 군 제대후 40여년동안 금능조간대 원담을 관리해 오고 있는 이방익 할아버지(79)의 노력은 해양문화유산의 중요성과 보존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양식장 배출수는 조간대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었다. 행정당국에서 그동안 수질기준에 맞춰 배출수를 방류하고 있기 때문에 해양오염에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강조해 왔지만 탐사결과 해양생태계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을 확인됐다.

하천정비로 인해 매년 여름철 집중호우시 다량의 빗물과 토사가 한꺼번에 바다로 유입되면서 조간대와 조하대는 해조류와 해양생물들이 살수 없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었다.

제주해안을 중심으로 마을형성을 유도했던 용천수는 유량이 풍부한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활용가치를 상실하고 있었고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제주해안선을 따라가며 돌을 쌓아 올려 만든 환해장성도 무관심으로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었다.

제주 조간대가 한반도를 비롯해 시베리아 일대에서 번식을 끝낸 도요류, 물떼새류, 갈매기류, 백로류들이 겨울을 보내기 위해 따뜻한 남쪽나라로 이동하다가 쉬어가는 중간기착지로 이용되고 있는 모습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도내 조간대 마다 특성있는 지질구조는 제주도 탄생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지난 9개월동안 12명의 탐사대원들이 발품을 팔아 만든 '2012년 제주해안조간대'의 기록은 앞으로 변하는 제주해안의 과거와 미래를 볼 수 있는 소중한 지표가 될 것이다.

하민철 자문위원(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은 "제주해안조간대 탐사는 도민들에게 마을조간대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조간대 보호에 대한 인식전환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 조간대 기록은 앞으로 지질공원, 해안올렛길, 해양생태관광자원 활용방안을 수립하는 기초자료와 해양생태해설사교육과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환경교육지침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시영·고대로·강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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