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44)제주시 삼도1동 '성미식당'

[당찬 맛집을 찾아서](44)제주시 삼도1동 '성미식당'
고등어가 풍덩~ 해장국 속으로 들어왔네!
  • 입력 : 2013. 01.25(금)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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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식당의 고등어해장국은 고등어 내장만 빼고 푹 삶아서 살은 물론 뼈까지 갈아서 쓴다. 강경민기자

영양가득한 고등어살·뼈로 낸 진한맛
담백하고 시원하면서도 뒷맛은 개운

우리네 밥상에 자주 오르는 영양만점 고등어는 참 친밀한 생선이다. 고등어를 떠올리니 '어머니와 고등어'란 노래가 문득 떠오른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열어본 냉장고 한귀퉁이에서 소금에 절여놓은 고등어를 발견하곤 내일 아침은 어머니가 구워주시는 고등어구이를 먹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노래한 가사가 소박하고 정겹다.

고등어는 주로 회로 먹거나 소금을 뿌려 구워먹는다. 어디 이 뿐이랴? 큼지막하게 썬 무를 넣어서 조림을 만들거나 잘 익은 김치를 넣어 김치찜으로도 만들어 먹는데 그야말로 밥도둑이다.

제주시 삼도1동에 있는 '성미식당'(대표 정막래·57)은 고등어를 재료로 만든 별미로 입소문이 난 곳이다. 전날 술 한 잔으로 고생한 속을 시원하게 풀려는 손님들이 아침 일찍부터 찾는다는 메뉴는 '고등어 해장국'이다. 조금은 생소한 이 메뉴는 정씨가 풍부한 영양덩어리인 고등어와 배추를 넣어끓이는 고등어국을 좀 색다르고 맛나게 변신시킬 방법을 생각하다 개발해냈다고 했다.

삶은 고등어살을 발라내고, 뼈까지 갈아넣어 만든다는 고등어 해장국은 육수를 만드는 작업부터 손이 제법 많이 간다. 내장을 제거한 고등어를 팔팔 끓는 물에 넣어 30분쯤 끓여 뼈맛까지 우려낸 후 고등어살은 발라내고, 뼈는 믹서에 갈아낸 육수에 된장, 고춧가루, 마늘, 생강, 후추로 간을 한다. 그런데 육수 만들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국물맛을 내기 위해 콩나물국을 끓여 그 국물을 고등어육수와 반반씩 섞어서 쓴다"고 했다.

매일 아침마다 정씨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해장국맛을 결정하는 육수 준비다. 손님이 주문하면 뚝배기에 육수와 삶은 콩나물, 배추 우거지를 넣고 한소큼 끓이다 대파와 들깨가루를 얹어 끓여내면 고등어 해장국이 완성된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등어 해장국의 국물 위쪽에는 고등어에 많이 함유된 지방이 떠올라 윤기가 자르르 돈다. 얼큰한 국물맛을 원하면 잘게 썬 청양고추를 넣거나 입맛에 따라 산초가루를 뿌려먹기도 한다.

고등어 한 마리의 영양이 통째로 담겼다는 국물부터 한 수저 떴다.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제대로다. 비리지 않을까 여겼던 걱정이 뜨끈뜨끈한 국물 한 수저에 저만치 달아난다.

정씨는 "손님들이 처음엔 고등어로 끓인 국이라면 왠지 비리지 않을까 여기는데, 한 번 맛보고는 그 맛에 반해 다음번엔 다른 손님을 데리고 온다. 여자 손님이 더 많고, 관광객들도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다"고 했다.

"특유의 비린맛을 없앤 비법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건 나만의 비밀"이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대신 "담백하면서도 진한 해장국맛을 내기 위해 남편의 고향인 추자도산 삼치를 고등어처럼 삶아서 함께 넣고 있다"고 말한다.

부드러운 고등어살이 느껴지는 해장국을 맛나게 먹고 있을즈음 정씨가 밥을 국물에 말아 먹어보라고 권한다. 많은 손님들이 그렇게 국물까지 싹 비워낸다며.

등푸른 생선의 대표주자격인 고등어는 불포화지방산으로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인 DHA와 EPA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영양적 가치가 높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맛에다 영양까지 겸비한 고등어 해장국은 1인분에 6000원.

영업은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매주 둘째, 넷째 화요일은 쉰다. 751-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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