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은 진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여러 매체와 경로를 통해 좋은 병원을 선택하려 한다. 의료에 대한 정보, 전문성과 관련된 진료의 질적인 수준을 좋은 병원의 기준이라 생각하며 병원을 선택한다.
하지만 이용하는 병원에서 기대이상의 서비스를 받았다고 느끼거나 진료과정 중에 좋은 경험이 축적될 때 환자는 만족하고 좋은 병원이라 결론을 짓는다. 따라서 병원은 환자와의 관계를 통해 환자의 건강증진 뿐만 아니라 적절한 서비스 제공을 통해 환자들의 만족도를 증대시키고, 병원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좋은 병원에 대한 평가는 전문가 혹은 언론 등 특정인의 평가에 의한 것이 아닌 환자들의 경험과 만족에 따라 평가될 때, 공공의료기관의 목표인 지역사회 건강증진이라는 사회가치를 구현하는 것이다.
제주대학교병원은 매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및 국민체감도 조사'를 받고 있다. 신축병원으로 이전한 해의 고객만족도는 국립대학병원 중에서 상위권에 들었으나, 해를 거듭하면서 중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이전초기 병원시설 및 환경과 같은 하드웨어적인 만족도가 이제는 환자 중심의 시스템에 대한 요구와 의료에 대한 질적인 평가로 이동하면서 도민들이 보다 실질적인 서비스관련 요구를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고객만족은 병원경영 개선의 중심지표인 만큼 병원당국은 당연히 "어떻게 하면 고객만족을 높일 수 있을까" 고민을 하며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된다. 연초에 세우는 사업계획도 대부분 고객만족을 더 향상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며 세워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과 합리적 사고를 무력하게 만드는 경우와 자주 부딪치게 된다. 가장 잦은 사례로는 음주 상태의 내원객, 소아응급환자 진료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들의 경우 의학적 접근보다 음주 내원객 자신 혹은 자신의 아이만의 특별 진료를 요구한다. 다음으로 외래진료에서 예약진료와 무관하게 때론 이르게, 때론 늦게 내원하여 자기중심의 진료순서를 요구하면서 다른 환자들의 진료를 방해하는 사례이다. 입원진료에서는 입원 순서에 따라 병실이 배정됨에도 불구하고 자신만 먼저 다인실에 입원시켜 달라는 난감한 상황이 거의 매일 발생한다. 이러한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 경우 고객들은 불만수준을 넘어 담당 직원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하고 있다.
병원직원들은 강도 높은 업무량을 수행하며 고객만족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교육받고 있다. 심지어 불합리한 환자불만이 폭언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개인의 감정보다는 환자의 감정을 더 존중하도록 교육받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친절 서비스 제공을 요구받는다. 그러나 위의 사례들과 같이 불합리한 요구와 폭력적 상황 속에서 병원직원들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가 진심을 담고 있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게다가 폭력적 상황을 겪은 직원이 최선의 전문성을 담아 업무를 수행하는 것 역시 힘들 것이다.
의료기관의 서비스는 병원직원과 환자들의 유기적이고 협력적인 관계 속에 이루어진다. 우리사회가 병원 직원들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예약진료를 준수한다면 직원들의 업무만족을 통한 환자 만족이 보장되는 '환자를 위한 무한 친절 병원'에 한 걸음 더 빨리 다가설 것이다. <이정화 제주대학교병원기획예산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