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코, 코, 코
  • 입력 : 2013. 02.22(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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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얼굴에서 그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부위가 바로 코이다. 마음의 창이라 불리는 눈은 얼굴의 분위기를 좌우하지만, 코는 얼굴의 정중앙에 위치해 이마, 턱, 그리고 양쪽 광대뼈와 자연스런 조화를 이뤄 전체적인 얼굴 형태와 입체감을 형성해준다. 코의 이러한 외적인 면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심리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선천적 혹은 사고로 바깥 코의 변형이 초래되면 사회 생활에서 자신감을 잃게 된다. 이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사람이 생을 마감할 때 숨을 거두었다고 하는 말처럼 살아있다는 존재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며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것은 바로 코로 숨을 쉰다는 사실이다.

코로 숨을 안쉬는 걸 얼마나 참을 수 있을 까 실험해 보면 사람의 숨참기 한계는 약 20분 이내까지 가능하다고 하는데 보통 사람은 1~2분도 견디기 힘들지만 해녀들은 평균 4~5분을 거뜬히 숨을 참고 물 속에서 일을 한다고 한다.

우리는 하루에 코를 통해 약 20리터의 공기를 흡입하는데 코를 통해 들여 마신 공기 속의 산소는 폐에서 혈관으로 흡수돼 우리 몸의 여러 세포에서 에너지를 생성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한편 산소 공급이 불충분한 경우에는 뇌심혈관계에 과중한 부담을 야기해 다양한 병적 증상을 유발하는 빌미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소화장애, 정신건강장애, 불면증, 어지러움증, 신경증 등 우리 몸에 원인 모를 적신호를 발생시켜 일상 생활에 심각한 불편감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런데 들여 마신 공기가 청정하지 않고 여러 가지 화학자극물질(자동차 매연가스, 담배연기 등)이나 알레르기 유발 환경물질이 포함될 경우에는 코의 건강을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로 인해 코 속의 살이 붓고 비대해지고 코 속 동굴의 입구가 막히면서 농이 생기고 냄새도 잘 못 맡고 얼굴 동통과 코막힘이 초래된다.

또한 하나의 숨길, 하나의 질환이라는 가설로서 코 질환과 폐 질환이 발병 장소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같은 숨길 점막에서 발생하는 만성 염증반응이라고 생각해 위쪽 코 질환을 먼저 잘 치료해야 아래쪽 폐질환이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는 코로 숨을 잘 쉬어야 뇌 및 신체 성장에 탈이 안 생기고, 귀로 통하는 관이 잘 열려 중이염도 예방하고, 비정상적인 얼굴 변형도 조기에 막을 수 있게 된다.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코 안의 불편한 증상으로 힘들어하고 근본적이면서도 예방적인 치료를 요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매일 한 번 쯤은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면서도 코의 기능적 중요성은 간과하고 눈과 피부, 그리고 외관에만 주로 관심을 갖는 것이 보통인데 우리 몸에서 코의 소중함을 깨닫고 오늘 하루도 편히 살아 숨쉴 수 있게 해주는 코의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정홍 제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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