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의 共存]3.노루(3)포획 어떻게 이뤄질까

[인간과 자연의 共存]3.노루(3)포획 어떻게 이뤄질까
노루 개체수 줄이는 조례안은 통과됐지만 논란 예고
  • 입력 : 2013. 03.11(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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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그물총 이용한 포획방법 현실성 떨어져
포획 노루 이주시킬 친환경 공간 턱없이 부족
200m 이하지역 서식 3188마리 이주대책 난망

한라산의 상징인 노루가 유해동물로 지정됐다.

그동안 제주 야생 노루를 유해동물로 지정해 잡을 수 있도록 한 방안을 두고 찬반 의견이 분분했으나, 제주자치도의회는 지난달 28일 노루를 3년간 포획을 허용하는 제주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 조례안을 만들어 통과시켰다. 환경단체, 동물애호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루의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농작물 피해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는 농민들의 주장을 적극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부터 제주지역에서 노루는 개체수 조절을 위해 3년간 한시적으로 유해동물로 지정되고 포획이 가능하게 된다.

하지만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노루의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포획도구를 이용, 사살이 아닌 생포로 조례안을 가결하면서 앞으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노루포획 및 방법=조례에는 노루를 포획하고자 하는 사람은 제주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포획은 도지사가 정하는 도구만을 사용해야 하며 포획하되 생명의 존엄성을 해하지 아니하도록 정하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이에 따라 마취총과 그물총을 이용해 노루를 잡을 수 있도록 하고 포획한 노루는 일정 지역으로 이동시킬 예정이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올무는 사용을 금지하고 마취총이나 그물총으로 포획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면서"7월 조례시행을 앞두고 여러가지 시범 사업을 해보고 나서 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내 수렵전문가들은 이같은 포획방법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까치 등 유해조수 퇴치 업무를 맡고 있는 고혁수(45 한림읍)씨는 "마취총은 400만원이 넘는 고가인데다 1발을 쏘는데 4만7500원이 소요되는 반면 명중률은 절반에 그쳐, 비용이 만만치 않고 마취총에 맞은 노루가 숲속으로 들어가 쓰러질 경우 찾기도 힘들고 만약 찾더라도 노루를 한두명이 이동을 시키는 것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제주 야생 노루를 유해동물로 지정해 잡을 수 있도록 한 방안을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지난달 28일 노루를 3년간 포획을 허용하는 제주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 조례안을 만들어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유해동물로 지정된 노루를 오는 7월부터 포획할 수 있지만, 포획방법을 두고 또다시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포획한 노루를 이주할 공간조차 여의치 않은 상태이다. 사진=한라일보 DB



▶노루포획후 이동 장소=노루를 포획한 후 이주시킬 수 있는 공간 확보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07년 8월 개원한 제주시 봉개동 거친오름의 기슭에 자리잡은 제주시 노루생태관찰원은 총면적 50만m²로 이곳에는 노루 20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현재 도내 야생노루 개체 수는 1만7756마리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적정 개체 수는 3300마리로 추산되고 있다. 노루의 적정 개체수는 선진국을 기준으로 할 경우 1㎢당 2~3마리이지만 제주도 1㎢당 25마리다.

이에 따라 현재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는 해발 0~200m 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노루 3188마리를 포획하고 전부 이주 시키기 위해서는 16개의 노루생태관찰원이 필요하지만, 사실상 이같은 공간확보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제주대학교 오홍식 교수팀이 제주자치도 중산간 지역(200~600m)에 서식하고 있는 노루개체수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11년 5월부터 12월까지 고도별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밀도가 높은 지역은 해발 501~600m 지역으로 3504마리가 관찰됐다. 이어 401~500m 지역 4244마리, 301~400m 지역 4442마리이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조례가 시행되더라도 총으로 노루를 잡아서 먹을 수 없다. 세계환경수도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제주에서 노루를 사살할 수 있도록 할 경우 환경수도 조성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노루를 포획하고 농작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루생태관찰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

제주시 봉개동 거친오름 일대 50㏊ 면적의 노루생태관찰원은 지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90억9000만원을 들여 노루전시관, 상시관찰원, 생태체험학습장 등을 조성했다.

지난 2010년 환경부지정 생물자원보전기관으로 지정·운영되고 있다. 노루생태관찰원이 있는 거친오름 일대 노루 61마리와 상시관찰원내 순치된 노루 30마리 등 총 200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 2007년 8월 3일 개장된 이래 이용객들이 꾸준히 증가, 지난해 9만2000여명이 방문했다. 최근에는 숲유치원 학습장으로도 각광 받고 있다.

제주시 노루생태관찰원은 오는 13일부터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체험기회를 주기 위해 노루는 친구다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제주시 노루생태관찰원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노루와 교감을 쌓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생태체험프로그램은 노루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배우면서 제주노루와의 친밀감을 키우는 노루 만들기 및 노루 먹이주기, 나무로 동물 얼굴 만들기, 나무 팽이 만들기, 딱따구리 만들기 등 다양하게 진행된다.

노루생태관찰원은 오는 13일부터 주 3회(수, 목, 금요일) 생태체험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노루생태관찰원 홈페이지(http://roedeer.jejusi.go.kr)를 통해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또한 노루생태관찰원은 오는 5월부터 입장료와 체험료를 징수한다. 입장료 성인 1000원, 성인 단체 1인당 800원, 청소년 600원, 청소년 단체 1인당 500원이다. 체험료는 노루 만들기 1개당 3000원, 노루 먹이주기는 1회당 1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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