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수선화, 넘치지 않는 자기사랑

[생로병사]수선화, 넘치지 않는 자기사랑
  • 입력 : 2013. 03.15(금)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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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길가의 수선화가 입술을 벌리며 꽃망울을 터트린다. 세익스피어가 비너스의 유방보다도 향기가 좋다고 한 남산제비꽃도 일품이지만 이맘 때쯤의 수선화를 더 좋아한다. 강원도 사람들이 여행 와서 제일 질투한다는 늦은 겨울과 초봄 사이 제주 푸른 밭의 싱싱함과 함께 길옆에 작은 키로 몰려있는 수선화는 누가 보아도 참 청아한 풍경이다. 스스로를 가치 있는 존재라고 여기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건강한 자기애이다. 자신을 소중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자신의 몸에 대하여 잘 알고 간직하려하는 것이다.

유방암이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좋은 것은 유방암 자체의 생물학적 특성에서 비롯된다. 더불어 유방검진 활성화가 맞춤형 치료방법의 진화와 함께 하기 때문이다. 몸 안에 꼭꼭 웅크리고 숨어 있는 다른 장기와 달리 자식을 위해 그리고 또 다른 이유로 매혹적인 유방은 외부에 드러나 있다. 그래서 스스로가 감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기이다. 자가 검진은 쉽게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고, 자신의 유방에 익숙해지다 보면 아주 작은 변화도 본인은 바로 느낄 수 있다.

30세 이상 여성은 매달 정기적인 유방 자가 검진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매달 적금 들 듯이 엑스레이가 아닌 자신의 손끝으로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유방은 자궁과 마찬가지로 난소에서 배란이 일어나면 임신가능성에 대비하여 아기를 위한 여성 호르몬에 반응한다. 자궁내막은 태아의 정착을 위해 쿠션처럼 두터워지고 유방은 젖을 만들 준비로 젖선이 발달하게 되어 부어오른 느낌이 된다. 임신이 안 된 경우 두터워진 자궁내막이 필요 없게 되어 떨어져 나오는 것이 정상적인 생리이듯 유방도 이제는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첫 모습을 찾아 가고 이후 한 달마다 반복이 된다. 그래서 생리 후 3일에서 7일 사이가 유방이 부드러워져 검진 시기로 제일 좋다. 또한 항상 같은 조건에서 같은 상태의 유방을 비교하게 되어 유리하다.

평소 자기 유방의 윤곽에 관심을 기울여 화장할 때 얼굴을 관찰하고 느끼듯 유방 본래 모습을 기억하도록 한다. 작은 솔방울이나 구슬 같은 것이 만져지는지 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만의 유방 변화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양측을 비교해야 하나 아나운서 입술이 양측 똑같이 움직이지 않듯 모두가 꼭 대칭이지는 않다. 처음 시작하는 경우 한 달 동안 매일 검진하여 유방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크기와 모양, 촉감이 개인마다 다양하고 한 개인에서도 일생동안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스스로 만질 수 있는 남성의 고환암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자가검진은 상대와 같이 참여하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다.

조기암 초기인 2㎝, 1기 이내를 스스로가 손끝 하나로 발견해 낼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은 건강한 유방을 확인하며 평안함을 얻게 된다. 어떤 증상이나 평소와 다른 이상이 느껴지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적극적인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내 몸을 통해 나 자신의 삶을 써 나가듯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잘 추스르는 것이 가족과 주위를 도와주는 길이기도 하다. <이창현 제주대학교병원 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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