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은 ‘분리배출’… 행정은 ‘혼합수거’

시민은 ‘분리배출’… 행정은 ‘혼합수거’
[생활현안 도전]2.쓰레기줄이기-⑧이상한 재활용품 수거체계
  • 입력 : 2013. 05.01(수)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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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가 시민들이 분리 배출한 재활용품을 한꺼번에 수거하면서 재활용 분리배출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사진은 휴일 시민들이 클린하우스에 무분별하게 내다버린 재활용품. 문미숙기자

일부 지역에선 가연성과 혼합수거하기도
"재활용 전용차로 통합수거체계로 바꿔야"

제주도민들의 일상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선진 쓰레기 배출시스템인 '클린하우스(Clean House)'에 종류별로 분리 배출하면 차량이 수거 처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이 애써 가연성, 불연성, 재활용품 등으로 구분해 배출한 쓰레기를 행정에서는 혼합 수거하는 경우가 적잖아 분리 배출의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혼합 수거로 분리배출 취지 퇴색=30일 제주시에 따르면 전국 최초의 생활쓰레기 선진배출시스템인 클린하우스는 2006년 삼도1동에 처음 설치하기 시작해 2012년까지 모든 읍면동으로 확대됐다. 설치비 153억원을 들여 동 지역에 1155개소, 읍·면에 1038개소 등 총 2193개소가 설치됐다.

클린하우스에는 가연성, 불연성과 재활용품도 캔·고철·플라스틱류, 유리병류, 종이류 전용수거함이 각각 설치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철저한 분리배출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이 애써 분리배출한 쓰레기 수거체계는 계속되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후진국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주시의 현재 쓰레기 수거방식은 26개 읍면동별로 2~4대씩 배치된 59대의 수거차량이 흰색종량제봉투에 담긴 가연성 쓰레기를 1차로 수거해 회천동 쓰레기소각장으로 운반한 후 2차로 재활용품을 한꺼번에 수거하는 방식이다. 재활용품만 수거하는 전용차량은 1대도 없다.

차량으로 수거한 재활용품은 회천동 재활용품 선별시설에서 자동선별라인과 23명의 인력을 투입해 8종류로 분류한다.

하지만 이같은 수거·선별 체계라면 시민들이 종이류나 캔·고철류 등을 굳이 따로 클린하우스에 배출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이들 재활용품은 압축차량을 이용해 한꺼번에 수거하면서 병류가 깨지거나 스티로폼은 잘게 부서져 재활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쓰레기 발생량이 적은 일부 동에서는 가연성 쓰레기를 수거한 차량에 여유공간이 생길 경우 가연성과 재활용품을 혼합 수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수거한 쓰레기는 회천동 북부소각장으로 향하는데, 현재 소각장에 반입되는 쓰레기가 하루 처리용량인 131t을 넘어서면서 하루평균 48t이 다시 매립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쓰레기 총 매립용량이 188만톤으로, 당초 2016년까지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매립장의 포화시점은 2014년으로 2년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휴일엔 재활용 수거함 넘치기 일쑤=제주시 회천동 재활용 선별시설이 가동하지 않는 휴일엔 클린하우스에 배출된 재활용품도 수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때문에 클린하우스 곳곳에선 종이상자류 등이 넘쳐나는 광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올들어 3월말까지 제주시 회천동 재활용 처리시설에 반입된 재활용품은 하루평균 16.9t. 지난해 같은기간 9.5t에 비하면 증가 추세다. 월요일 반입량은 21.3t으로 평일보다 4.4t이 많다.

제주시는 인터넷쇼핑 등이 늘면서 택배용 종이상자 배출량이 늘어나고 있는데, 상자를 펴지 않고 배출하거나 종이상자 안에 다른 재활용품을 담아 내놓으면서 수거통이 넘쳐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민들은 행정에서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강조하는만큼 수거도 전용차량을 이용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시민은 "재활용품의 경우 동별 수거가 아닌 통합수거체계로 가야 재활용품의 분리 배출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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