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제주의 바람·햇빛 수익을 도민에게 돌려준다

[기획] 제주의 바람·햇빛 수익을 도민에게 돌려준다
태양광·풍력 발전 수익, 투자 도민에게 직접 환원 제도 도입
회사채+REC 판매… 1000만원 투자 시 연 110~180만원 기대
에너지 민주주의 실현 목표… 2028년에 제도 기반 완성 예정
  • 입력 : 2026. 01.01(목) 17:00  수정 : 2026. 01. 01(목) 17:02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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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가 발전 사업자 중심으로 귀속됐던 재생에너지 발전 수익을 도민들에게 직접 돌려주는 '재생에너지 연금 제도'를 추진한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태양광과 풍력발전사업에 1000만원을 투자하면 연간 최대 18%, 180만원을 받을 수 있는 모델이 본격화된다. 재생에너지 전환의 선도 지역으로 평가받아 온 제주가 이제는 발전 성과를 도민의 삶으로 직접 환원하겠다는 선언이다.

제주도는 도민들에게 일정한 수익을 보장함으로써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고령화와 경제 양극화 문제를 완화하고 도민이 직접 에너지의 생산과 이용, 이익 배분의 과정에서 권리를 갖는 에너지 민주주의 실현을 목표로 사업을 설계하고 있다.



l 도민이 체감하는 재생에너지 혜택

'재생에너지 연금 제도'는 연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채권에 가깝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도민이 회사채 구입 형식으로 참여해 채권이자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 판매 수익을 통해 이익을 얻는 방식이다.

도민 1가구당 투자 한도는 1000만원으로 검토되고 있으며, 투자 시 연 5% 수준의 이자를 받는다. 여기에 발전사업자가 확보한 REC를 시장에 판매해 얻은 수익을 더해 연간 6~13%를 추가로 얹어주는 구조다. REC는 발전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공급했음을 증명하는 증서로 참여자가 많아지면 개인에게 돌아가는 몫은 줄어들 수 있다.

제주도의 주민투자세대수별 REC 가중치 수익 시나리오(설비용량 5000MW 기준)에 따르면 14만6000세대가 사업에 참여할 경우 13%의 최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으나 제주도 전체 가구인 31만세대가 참여할 경우 6%로 REC 수익이 줄어든다.

채권 이자와 REC 수익을 합산하면 도민이 1000만원을 투자할 경우 매년 110만~180만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연금 수령 기간은 풍력 발전소의 상업운전 기간인 20년 정도이다.

다만, 대규모 풍력 발전사업이 상업운전을 시작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본격적인 수익화는 2030년대 중반 이후로 예상된다.

원금 손실 가능성에 대해서 제주도는 국가공기업이나 정부에서도 고정가격입찰제를 통해 발전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대규모 사업의 회사채를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문 연구용역을 통해 투자 위험 요소를 분석하고, 도민이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l 사업자 중심에서 도민 참여 구조로

제주도는 사업 추진을 위해 앞으로 공공풍력·민간풍력·태양광사업 모두를 도민참여형 이익공유 모델로 통합해 운영한다.

제주도는 올해부터 관련 조례를 단계적으로 개정해 공공이 주도하는 풍력발전사업을 공모할 시 총사업비의 4% 이상의 주민참여비율을 명시하고, 지분·채권 등 사업에 대한 주민참여계획 제출을 의무화한다. 또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도민에게 돌아갈 수익 구조가 핵심 평가 기준이 된다.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에서도 인허가 시 주민참여계획 제출을 요구할 방침이다.

조례 개정에 발맞춰 도민 누구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가칭)도민 RE100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개별 발전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사업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 형태로 운영된다. 투자자 모집과 자금 운용은 전문기관이 맡아 위험을 분산하고 안정성을 높인다.

제주도는 2028년까지 모든 도민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l 개인 수익 넘어 도민 전체 혜택으로

현재도 해상풍력발전단지 인근 지역 주민이 발전사업에 참여하거나, 사업자가 일부 수익을 제주도에 납부해 풍력발전 이익 공유화 기금으로 조성하는 사례는 있다. 그러나 이는 특정 지역 주민에 한정되거나, 기금이 복지·에너지 자립 사업 등에 간접적으로 쓰이는 구조다.

이번 재생에너지 연금은 도민 누구나 바람과 햇빛에 직접 투자하고, 개인의 금융 수익으로 돌려받는 전국 최초의 구조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제주도는 개인 수익에만 머무르지 않고, 발전사업에서 발생한 개발이익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재투자해 복지·에너지 자립·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취약계층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풍력공유화 기금 등을 활용해 펀드 대출금의 이자를 보전하는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연금은 에너지 정책이자 동시에 경제·복지 정책"이라며 "도민의 자산인 바람과 햇빛이 도민의 삶을 지탱하는 연금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오소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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