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3H](23)인터벤션 영상의학

[제주건강보고서 3H](23)인터벤션 영상의학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치료하는 첨단의학
  • 입력 : 2013. 06.07(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인터벤션 영상의학은 영상의학과 의사가 수행하는 질병의 진단을 뛰어넘어 치료의 단계까지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치료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인터벤션 클리닉에서 인터벤션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내·외과 넘나드는 치료법 정착
수술 비해 안전·효과 확실 장점

41세 남자 K씨는 술을 많이 마시고 잠든 다음날 아침 심한 구토증과 함께 여러 차례에 걸쳐 약 1ℓ의 피를 토하고 어지러워져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결과 식도와 위의 경계부위가 찢어져 다량의 출혈이 있는 '말로리-와이스 증후군(Mallory-Weiss syndrome)으로 진단됐다. 내시경적 지혈술이 시도됐으나 많은 양의 혈액이 내시경 시야를 가리고 환자의 구역질이 심해 완전한 지혈치료가 어려웠다. 환자는 계속된 토혈 때문에 혈압이 떨어지고 정신이 혼미해질 만큼 상태가 악화돼 수혈치료로 부족한 혈액을 보충하면서 보다 안전한 다른 지혈치료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환자는 외과적인 수술 치료를 받을 수 있으나 응급수술은 그 자체로 전신마취와 수술에 따른 위험이 높고, 수술의 스트레스를 견디기 힘든 문제가 있었다. 이런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이 인터벤션 치료의 일종인 동맥 색전술이다. 제주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김승형 교수의 도움으로 인터벤션 영상의학 분야에 대해 들여다 본다.

동맥 색전술은 영상의학과의 인터벤션 전문의가 혈관조영실에서 시행한다. 혈관촬영기라는 특수 검사장비에 환자를 눕힌 후 카테터와 조영제로 출혈을 일으킨 동맥을 알아내고, 미세 카테터를 통해 출혈 동맥에 색전물질을 주입해 지혈하는 혈관내 치료법이다. 앞에서 소개한 환자의 출혈부위는 식도와 위의 경계부위여서 이 부위에 혈액을 공급하는 왼위동맥에 가느다란 카테터를 삽입하고 조영제를 주입해 찢어져 출혈이 되고 있는 동맥분지를 혈관촬영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 눈으로 확인 가능한 출혈 동맥분지까지 미세 카테터를 삽입하고 혈류의 흐름을 차단하는 색전물질을 주입해 빠르고 정확하게 완전한 지혈치료를 시행할 수 있었다.

인터벤션 영상의학적 치료는 앞의 경우에서 보는 것처럼 환자의 병을 고칠 때 내과적인 치료로는 부족하고 외과적인 수술은 과도하거나 불가능한 경우에 최신 영상장비를 이용해 환자의 몸 속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카테터 등의 의료기구로 최소 침습적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 및 치료할 수 있는 첨단 치료법이다.

영상의학과는 과거에 X-ray를 주로 이용해 진단을 했기 때문에 '진단방사선학과'라고 불렸다. 그러나 현재는 초음파, CT, MRI 등의 첨단 영상의학 장비의 발전으로 현대의학의 질병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영상의학과'로 개명됐다. 이와 때를 같이해 과거에 중재적 방사선과학이라고 불렸던 진단방사선학과의 최소침습적 치료법이 2005년 '인터벤션 영상의학'으로 개명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인터벤션 영상의학은 영상의학과 의사가 수행하는 질병의 진단을 뛰어넘어 치료의 단계까지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치료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 인터벤션 치료는 기존 수술에 대비해 첫째, 칼을 이용한 개복술이나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국소마취로만 시술하기 때문에 더 안전하고 전신마취의 위험부담이 없다. 둘째, 몸에 2~3㎜ 굵기의 가느다란 관이 들어갈 정도의 아주 작은 구멍만을 뚫기 때문에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고, 고통 또한 수술보다 훨씬 적다. 셋째, 첨단 영상장비를 통해 사람의 몸 속 구석구석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서 질병을 치료하기 때문에 정확하며 효과도 확실한 장점이 있다. 넷째, 수술에 비해 회복과 퇴원이 빨라 조기에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현재 50여 가지가 넘는 질병을 치료하는 인터벤션 영상의학적 치료법은 종양 인터벤션 분야, 혈관 인터벤션 분야, 비혈관소화기 인터벤션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암치료 등의 종양을 다루는 종양 인터벤션에는 간암에 대한 간동맥 화학색전술과 고주파 열치료술, 자궁근종 색전술, 갑상선 종양의 고주파 열치료술, 다양한 종양에 대한 경피적 조직검사법 등이 있다.

혈관 질환을 다루는 혈관 인터벤션에는 대동맥류나 대동맥 박리에 대한 인조혈관 피복 스텐트 설치술, 동맥경화에 의한 혈관 협착이나 폐쇄에 대한 경피적 혈관 성형술, 생명을 위협하는 동맥 출혈에 대한 혈관내 지혈술, 간경변 환자의 위장관 출혈에 대한 지혈술, 동맥이나 정맥 속의 혈전 제거술, 대정맥 필터 설치술, 혈액투석을 위한 동정맥루의 재개통술, 하지정맥류의 치료, 중심정맥관 삽입술 등이 있다.

비혈관소화기 인터벤션에는 암이나 염증으로 인해 발생한 식도, 위장관 또는 대장의 협착에 대한 풍선확장술이나 스텐트 설치술을 비롯해 간의 담관폐쇄에 의해 생긴 황달에 대한 담즙배액술, 급성당남염에 대한 담낭배액술, 농양의 경피적 배액술,흉수나 복수의 배액술, 신루형성술 등과 같은 각종 카테터 삽입술과 다양한 물혹에 대한 경화치료법 등이 있다.

인터벤션 영상의학적 치료가 매우 다양한 치료를 담당하고 있고, 인체의 손상과 고통을 최소화하는 최소침습적 치료인 동시에 수술적 치료에 버금가는 치료 성적을 보이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병원 내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제주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인터벤션 클리닉에서는 2012년도에 2000여명의 환자에 대해 4200여건의 인터벤션 치료가 시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도 1000여명의 환자에 대해 2100여건의 인터벤션 치료를 시행한 것과 비교할 때 4년 만에 두배로 증가한 수치다.

종합병원에서 인터벤션 전문의는 영상의학적 전문지식과 첨단 인터벤션 치료술을 모두 숙지하고 다른 임상 전문의들과의 협진을 통해 환자에게 올바른 진단과 최선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한편 직접 인터벤션 치료를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81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