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종량제 정착을 위해선 행정의 철저한 분리수거로 자원재활용률을 높이고, 시민의 성숙된 배출문화도 뒤따라야 한다. 사진은 제주시 이도2동 학사로 서쪽에 있는 클린하우스로, 왼쪽은 CCTV가 설치되기 전이고 오른쪽은 CCTV를 설치한 후의 달라진 모습이다. 문미숙기자
쓰레기 분리수거 통한 재활용 높이기 시급 음식물봉투 사용 곧 금지… RFID 확충해야 불법·무단투기 근절 성숙한 시민의식 절실
버리는 양만큼 처리비용을 부담하는 쓰레기종량제의 근본취지는 쓰레기 감량과 함께 재사용이 가능한 자원의 재활용을 높이고 매립이나 소각은 줄여 환경오염을 막는 데 있다.
제주에서는 1995년 쓰레기종량제가 실시됐고, 올해 1월부터는 음식물쓰레기종량제가 시행됐지만 생활속에 뿌리내리지 못한 채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쓰레기 광역수거체계 서둘러야=제주시 19개동의 생활쓰레기 수거·운반업무 광역화는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주민들이 애써 가연성과 불연성, 재활용품으로 분리해 클린하우스에 배출한 것을 일부지역에서는 혼합 수거해 분리 배출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혼합수거는 행정에서 선진 쓰레기분리배출시스템으로 자랑하는 클린하우스와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본지의 지적에 제주시는 최근 각 동별로 이뤄지던 쓰레기 수거를 권역별로 광역화해 통합관리하는 방안을 하반기중 수립해 재활용품과 소각용 쓰레기 수거를 이원화하겠다고 밝혔다.
▶음식물 쓰레기 계량장비 확충도 발등에 불=음식물쓰레기종량제는 가정에서 배출하는 쓰레기 무게를 자동측정해 수수료를 부과하는 무선인식 개별계량장비(RFID) 방식과 음식물 전용 비닐봉투에 담아 배출하는 2가지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RFID 장비 구축비용은 대당 200만원. 초기 투자비용이 크지만 정부 지원액은 설치비의 30%에 불과해 제주시는 애를 먹고 있다. 또 환경부에서 2005년 7월부터 음식물전용봉투 사용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어서 RFID 장비 확대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제주시의 경우 대단지 공동주택에만 RFID가 설치됐는데, 설치가구는 동지역 전체(12만8185가구)의 18.9%인 2만4206가구에 불과하다. 나머지 81.1%(10만3979가구)의 소규모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은 모두 전용봉투를 사용중이다.
제주시는 올해 1회 추가경정예산에서 2억원을 확보해 5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 클린하우스에 RFID장비 100대를 설치하고 2014년에 13억원, 2015년에는 38억원을 투입해 19개동에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읍면 클린하우스 1300곳에는 2016년 이후에나 RFID 설치가 가능한 상황이다.
▶성숙한 시민의식 절실=성숙된 시민의식은 쓰레기 감량과 쾌적한 클린하우스 환경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상가밀집지역인 제주시 이도2동 학사로 서쪽에 있는 클린하우스는 쓰레기 불법투기와 마구잡이식 배출이 잦아 지저분한 곳으로 꼽힌다. 급기야 이도2동주민센터는 지난 3월 이 곳 클린하우스 5곳에 1900만원을 들여 해상도가 높은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했다.
지난 16일 찾은 현장에선 CCTV 설치가 가져온 변화가 뚜렷했다. CCTV 설치가 클린하우스 불법투기를 막는데 큰 효과를 가져오면서 이도2동은 17일 취약지에 5곳을 추가 설치했다.
생활속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피할 수 없지만 분리배출을 잘 하면 발생량은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재활용이 가능한 비닐류 분리수거는 제주시에서 5년째 시범사업중이다.
또 회천쓰레기매립장은 2014년 말쯤 포화시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쓰레기매립장후보지 선정을 위한 입지선정위원회는 아직도 새 후보지를 선정하지 못해 자칫 쓰레기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세계환경수도 조성을 추진중인 제주자치도가 2020년까지 자원순환형 쓰레기 제로화 섬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 무색하기만 한 게 제주자치도가 처한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