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매체를 관통하는 뜨거운 감자는 단연, 18대 대통령 선거 당시의 '국정원 선거개입'사건일 것이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이 사건에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며 분노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 속에서 가장 치열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는 우리, 바로 대학생들이다.
지금 전국의 많은 학교의 총학생회, 동아리 연합회, 교지편집위원회 그리고 심지어 단과대학 학생회까지 이 사건의 문제점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의견을 모아 '시국선언', '성명서' 등 다양한 형태로 대학에, 지역사회에, 그리고 한국 사회에 알려내고 있다. 제주대학교 총학생회 또한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어떤 분들은 여기서 의문점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왜 학생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사회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인가 하고 말이다. 대학생 중에서도 이런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이런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다. 왜 관심을 가지지 말아야 하냐고 말이다.
지금의 대학생들은 취업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부단히 노력하며 대학생활을 해나간다. 놀라운 사실은 대학생활의 낭만을 꿈꿔야 할 새내기(신입생)들까지 도서관에서 밤낮으로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고 있다. 그런 학생들에게는 사회 문제를 바라보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쩌면 소모적인 일이고, 쓸데없는 일로 비춰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수십, 수백만명의 취업준비생들이 통과해야 할 문은 너무나 좁고, 그 문을 통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함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바로 취업문을 더 넓히는 것이다. 케이크가 작다면 먹을 수 있는 사람은 소수지만, 큰 케이크라면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이 취업문을 넓히는 것은 대학생, 청년 스스로가 해야 한다는 점이며, 스스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지 않으면 사회의 그 누구도 이 문제를 해결해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의지와 노력만이 우리가 원하는 무언가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같은 사회적인 문제 또한 마찬가지다. 사회정의가 구현된 사회에서 살고 싶고, 올바른 민주주의 체제에서 살고 싶다면, 정의롭지 못하고 비민주적인 행위에 대해서 당연히 분노하고 잘못됐다고 소리내어야 한다. 학생사회와 지역사회 또한 그러해야 한다. 이것은 대의를 위해서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한 노력이기 때문이다. 6월항쟁으로 이뤄낸 민주주의의 수호라는 대의도 중요하지만 거짓되고 범법을 저지르는 사회를 싫어하는 나의 가치를 위해서 말이다. 내가 살아가고 싶은 사회, 내가 꿈꾸는 세상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 그리고 사회의 구성원들은 이런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고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름이다. 대학생들은 각자의 방학계획을 세울 것이고, 직장인들은 저마다의 피서계획을 세운다. 개인의 삶을 위한 노력과 유희를 마음껏 표출하는 계절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그 삶에 투자하는 시간의 일부를 공공의 가치와 개인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시간들이 되기를 함께 기원해본다.
<전호광 제주대학교 수의학과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