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루저
  • 입력 : 2013. 07.02(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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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무한 경쟁 사회. 대학생이 되어서도 지나친 경쟁을 유발하는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대학에 가면 무언가 달라지겠지 생각했던 막연한 믿음 역시 깨져버린 지 오래. 하늘에 별 따기 격인 취업난과 불투명한 미래 속에서 수많은 대학생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을 밟고 올라서지 않고서는 생존하기 힘든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돈 걱정 또한 여전히 큰 시름으로 남아있다. 가히 살인적인 등록금 인상률과 하루하루 벅찬 생활비. 늘어가는 건 빚뿐이라는 기사도 심심찮게 보이고 있다. 첫걸음부터 쉽지 않은 사회. 도전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걱정이 대학생의 특권이 되어버린 듯하다. 그리고 사회의 엄중한 잣대로 우리가 얼마나 걱정에 잘 대처했는지 평가되고 만다.

성공이냐 실패냐, 그들은 선택할 수 없는 기로에 놓여있다.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성공할 확률은 바늘구멍이나 다름없는 현실이다. 사회의 좁은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흔히 말하는 '루저'가 된다. 패배자란 의미 자체도 부정적이지만 기피해야 할 대상, 낙오자라고 단념 지어버리는 사회의 시선 또한 곱지 않다. 이 시대의 당당하지 못한 단어가 되어버린 것이다.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에서 많은 대학생들이 좌절을 겪고 있다. 공모전, 경진대회 등 많은 것들을 꿈꾸지만 성공하는 건 쉽지 않다. 정작 세상이 가져다준 건 쓰디 쓴 패배일 것이다. 성공주의가 팽배한 사회적 분위기는 패자를 더 힘들게 만들고 바늘구멍을 통과하지 못한 우리는 어쩌면 저마다 '루저'란 비관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실패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모습은 어떨까. 많은 사람들은 남들만큼의 간판과 스펙을 쌓기 위해 자신의 실패를 뒤로하고 남들의 성공에 주목한다. 실패를 부끄러워하고 성공만 인정하는 사회와 사람들의 인식은 더욱 더 맹목적으로 성공을 쫓게 만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연 무엇이 달라졌는가.

미국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인 실리콘 밸리도 성공이 아니라 실패의 요람이라 불린다. 저명한 사람의 말을 인용하자면, 오로지 1퍼센트만 성공하고 99퍼센트는 실패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실리콘 밸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거듭하는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성공의 본질은 인고라는 그의 말은 무섭게 다가온다.

많은 기업들이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고집 있게 실패를 묻는 이유도 실패로부터 성공이 비롯되기 때문이다. 성공은 지금 상황을 만족하게 만들지만 실패는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발전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남들의 성공이 아니라 자신의 실패에 주목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험난한 사회를 헤쳐 나가는 방법이 아닐까.

승자를 위한 사회, 실패에 관대하지 않은 사회는 여전히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수많은 대학생들이 패배의식과 좌절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실패를 딛고 일어날 수 있다. 당신은 아직 지지 않았다. <오소진 제주대학교 전자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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