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24)'당신의 사람들' 우종훈씨

[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24)'당신의 사람들' 우종훈씨
행복 노래하는 '거리의 음악가'
  • 입력 : 2013. 07.11(목)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음악공연단체 당신의 사람들은 사회복지시설에서 찾아가는 음악회를 여는 등 재능 나눔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가 우종훈씨.

2006년부터 거리공연으로 재능 나눔
사회복지시설서 찾아가는 음악회도

그는 '거리의 음악가'다. 시간이 날 때마다 통기타를 벗 삼아 길거리로 나선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7년 전부터 쭉 해오는 일이다. 자신의 노래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그저 즐겁고 행복하단다. 음악공연단체 '당신의 사람들'을 이끄는 우종훈(52) 씨의 이야기다.

"몇 해 전쯤인가. 불현듯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저의 재능을 그냥 두면 안 되겠다고요. 돈 한 푼 안 들이고 얻은 재주를 나누지 않으면 그것만큼 큰 죄가 없을 것 같았어요. 그때부터 악기를 들고 거리에 섰습니다."

제주시립합창단의 창단멤버였던 우 씨는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공짜로 얻었다"고 표현했다. 부모에게 감성적인 부분을 물려받은 재주이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더욱 사람들과 나눌 방법을 고민했다고 한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노래로 사람들에게 즐길거리를 마련해주는 것. 2006년부터 해온 거리공연은 그만의 나눔 방식인 셈이다.

우 씨는 "처음 거리공연을 할 때는 제주시 중앙로 지하상가를 찾아 혼자 악기를 설치하고 노래를 불렀다"며 "사람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며 재능을 나누는 기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홀로 시작한 공연이지만 당신의 사람들은 해마다 모습을 달리해갔다. 음악을 전공한 두 딸과 사위와 함께 가족 중창 록밴드를 구성해 공연을 하기도 했고 음악을 하는 후배들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여러 차례 모습을 바꾸면서도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찾아가는 음악회'를 여는 일은 꾸준히 해왔다.

현재 당신의 사람들은 우 씨 외에 기타와 타악기를 맡는 멤버 2명으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수많은 변화 속에서도 공연을 멈추지 않는 것은 음악의 힘을 믿는 까닭이다.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고 기적을 만드는 것. 우씨에게 음악은 그런 존재다. "마음이 닫혀있는 사람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을 하나되게 하는 것도 음악"이라고 그는 말한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단다. "한 요양원에서 공연을 할 때였어요. 공연이 끝난 뒤에 요양사분이 놀라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전신마비 중증장애인인줄만 알았던 분이 제 노래에 맞춰 손가락을 움직였다는 거예요. 음악이 일으킨 생활 속 기적이나 다름 없죠."

우 씨는 가장 오랜 세월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도내 곳곳에서 거리공연을 자주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꺼내놓았다. 길에서 공연을 하면서 재능 나눔의 기쁨을 알았고, 자신만의 삶의 색깔을 찾을 수 있었다는 우 씨다운 대답이었다.

"앞으로도 공연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며 힘을 나눠주고 싶습니다. 거리 곳곳에서 공연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좀 더 밝은 거리, 밝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80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