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국가도 은혜를 갚아야 한다

[월요논단]국가도 은혜를 갚아야 한다
  • 입력 : 2013. 07.22(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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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여러 의미 있는 행사를 지켜보는 마음이 착잡하다. 캐나다 허쉬 형제의 참전(參戰) 이야기도 그랬다. 형의 전사, 전쟁에서 살아남고도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동생, 그리고 형 옆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에 따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형제가 나란히 묻히는 과정을 담은 KBS의 '61년만의 해후'는 가슴을 적셨다.

그동안 6·25전쟁은 후세들이 기억 못하는 잊혀진 전쟁으로 여겨져 왔고, 수정주의자들은 더러운 전쟁으로 자리매김하려고 온갖 억지를 부렸다. 전쟁발발 원인과 관련하여 자연발생적 내전설, 남침유도설 등 허무맹랑한 선전선동은 결국 구(舊) 소련의 비밀외교문서가 햇빛을 보게 되면서 거짓으로 판명된 지 오래다. 때문에 6·25전쟁은 대한민국의 핵심적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을 물리친 승리한 전쟁이요, 오늘의 대한민국을 존립케 한 값진 전쟁이요, 살아있는 교훈이다.

대한민국은 2차 대전 종전 이후 세계에서 독립한 140여개 국가 중 경제를 번영시키고 민주주의를 성숙시킨 유일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 60$ 내외의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G20 회원국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국제연합군의 지원으로 나라를 지탱하던 나라에서 14개국에 1400여명의 국제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나라로 성장 발전했다.

여기까지 오는 데는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들의 피와 땀이 깊게 배어 있다. 국가에 대한 정성과 가족에 대한 희생은 진했다. 근검절약과 한 번 '잘 살아 보자'는 굳은 결의와 끊임없는 실천이 기적을 가능하게 했다.

앞선 세대(世代)의 힘든 노력 외에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다른 요인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6·25전쟁의 승리다. 새로 태어난 대한민국의 운명이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있을 때, 우리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어찌해 볼 수 없는 불가항력(不可抗力)일 때, UN의 결의에 의해 16개 회원국이 전투부대를 파병해 주었다. 많은 나라에서 의료진과 보급품도 보내 주었다.

그들은 대한민국이 지구촌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몰랐다. 백성들이 어떤 모양새를 하고 어떤 언어를 쓰며 어떤 역사를 갖고 있는지는 더욱 몰랐다. 오직 한 가지, 공산주의 침략을 막아 인류가 추구하는 공동의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신념이 있었을 뿐이었다. 우리 국군과 함께 싸웠던 200만 명의 병사들 가운데 미군 3만 6000여명을 포함 UN군 4만여 명이 이 땅에 목숨을 바쳤다. 참전국가 젊은이들의 고귀한 희생에 고개 숙여 감사할 따름이다.

6·25전쟁 승리와 함께 정전 이후 '평화 60년'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현대사(現代史)임에 틀림이 없다. 이제 국가가 나서서 이 은혜를 갚아야 할 때가 되었다. 다양한 방식으로 국제사회에 빚을 되돌려 주어야 한다. 저개발 국가에 대한 경제지원도 더 많이 해야 한다. 국제평화유지군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각종 국제기구에 대한 분담금도 국력에 맞게 높여야 한다. 6·25전쟁 전사자 가족과 참전 용사 모두를 초청하는 일도 이들이 더 늙기 전에 끝마쳐야 한다.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위한 당신들의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았음을 현장에서 확인시켜 드리기 위해서다. 그리고 감사하다는 마음을 꼭 전하기 위해서다.

이 길을 가는데 국민들의 힘찬 응원과 솔선 동참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이 길이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높이는 길이고, 대한민국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만드는 길이며, 나아가 지구촌의 진정한 이웃으로 더불어 대한민국을 잘 살게 하는 길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문대영 제주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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