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튀는 논술학교](8)2013 JDC 전국 중·고등학생 논술대회<br>-고교 인문·사회 입상작

[톡톡튀는 논술학교](8)2013 JDC 전국 중·고등학생 논술대회<br>-고교 인문·사회 입상작
가치 창출 능력 따른 정보격차 불평등 구조 생산
  • 입력 : 2013. 07.30(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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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에서 열린 '어르신 휴대폰 활용 능력 경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지하철, 날씨, 음악 등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게임 중독은 가상 공동체 부작용 고려하지 못한 결과
전자민주주의 부정적 측면 극복 개인 성찰 등 따라야

[금상 수상작]조채훈 제주제일고 3

<논제1> 제시문 (가), (나)는 정보화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가)는 낙관론이고, (나)는 비판론이다. 이 두 제시문의 입장 차이는 다음과 같이 세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다.

첫째는 빈부격차이다. (가)는 빈부격차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에 대한 근거로 정보화의 높은 가치 창출성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에 (나)는 이에 대해 부정적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기술 발전으로 인한 실업과 소수에게만 한정된 자본 거래를 제시하고 있다.

둘째는 민주주의 발전 여부이다. (가)는 정보화의 접근성과 시공간적 초월성으로 인해 민주주의의 발전을 전망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나)는 정보화로 인한 권력 집중으로 민주주의가 위협될 것이라 전망한다.

셋째는 사회 통합 여부이다. (가)는 정보화의 상호작용성이 이를 증진시킬 것이라 전망한다. 반면에 (나)는 정보화가 개인 간의 소외를 일으켜 사회 통합이 저해될 것이라 전망한다.

<논제 2> 제시문 (다)는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다양한 사회적 요인이 결함되어 정보 격차를 발생시킨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 한정되어 학력, 직업, 소득 수준이 크게 작용한다고 말하고 있다.

제시문 (라) 또한 맥락을 같이하는 사회 문제로 게임 중독을 언급하고 있다. 단순한 게임 중독이 청소년들이 현실에서 괴리감을 갖게 하고 청소년 범죄의 원인이 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앞에 두 제시문에 제시된 문제는 정보화로 인해 새롭게 발생된 문제들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가)의 낙관론이 가지는 한계를 입증할 수 있다. 먼저 (다)의 정보 격차는 정보 수집에 있어 각 개인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못한 경우이다. 사회 구성원들은 각자 사회적 지위에 따라 필요한 정보도 다를뿐더러 이용 방식도 판이하다. 이에 따라 같은 정보라도 개인에 따라 잠재적 가치가 다르고 이 정보를 획기적으로 또는 능숙하게 다루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차이는 불가피하다. 이러한 가치 창출 능력의 차이에 따른 정보 격차는 경제적, 사회적 입지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불평등 구조가 생산될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라)의 게임 중독은 가상 공동체의 부작용을 고려하지 못한 결과이다. 정보화로 인해 가상 공간에서의 상호 작용이 증대되더라도 이러한 공간에 과도하게 몰입하게 된다면 현실 세계에 대해 흥미를 잃게 되며 게임 중독과 같은 정신 의존도가 높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논제 3> 정보 기술의 발전에 따른 사례로 제시문 (마)와 (바)에서 제시하는 개념은 전자민주주의와 클라우드이다. 전자민주주의는 정보통신 기술을 통해 가상공간에서 국민들이 정치를 참여하는 방식이다. 클라우드는 가상공간에 정보를 저장시킨 다음 전자 장치로 필요할 때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이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들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는 반면 부정적인 측면 또한 존재한다. 먼저 긍정적 측면은 낙관론의 입장과 공통된 맥락을 갖는다. 손쉬운 정보 수집으로 인해 정치라는 분야에서 모두가 동등한 지위를 형성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많은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로써 국민들의 정치 참여 유도가 가능하게 된다. 반면에 부정적인 경과는 비관론으로 설명될 수 있다. 정보를 제공하는 좀더 우월한 위치에 존재하는 권력자는 정보의 왜곡이 가능하며 이는 독재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모든 구성원들을 만족시켜줄 합당한 기준 제시가 힘들고, 선거 과정의 왜곡과 같은 비민주성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와 같은 부정적 결과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의식 개혁과 사회적 제도의 마련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개인적 측면에서는, 능동적이고 성찰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선거 과정에서 단순한 선거 참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거 과정에서의 왜곡은 없었는지 자신의 의견이 정확히 반영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보는 태도가 요구된다. 또한 정치 분야에서 습득한 정보에 대해 그 출처를 파악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이에 따른 합당한 사회 제도가 구현되어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 정보를 제시하는 기관은 최대한 중립적이면서 객관적인 한정된 기관으로 정하게 되면 한 개인에 의한 정보 왜곡과 독재를 막는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각 개인이 자신의 상황에 구애 받지 않고 정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준 또한 마련되어야 한다.

[심사평/백운주 중문고등학교]제시문 해석. 분석 능력 돋보여

JDC 전국중고등학생 논술대회가 매 년 계속되면서 전국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이 논술 대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회의 취지에 걸맞게 객관적이고 공평하게 대회를 운영하고, 창의적이고 심도 있는 논술문을 출제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신뢰를 얻으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2013 JDC 논술대회의 출제 방향과 우수 학생의 작품을 보면서 논술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이번 인문사회 논술문은 최근 논술고사의 취지에 따라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반영하여 출제하였다. 제시문은 고교 사회문화 교과서, 세계일보의 '전자민주주의의 명암', 한국대학신문의 '청소년 게임중독, 알고 보니 청소년폭력의 주범', SBS CNBC '클라우드, 해커들의 성지 될 것인가, IT 금자탑 될 것인가'에서 발췌·수정하였다.

위와 같은 제시문을 바탕으로<논제 1>은 정보화를 바라보는 관점과 관련하여 제시문 (가), (나)를 긍정적·부정적으로 비교·분석하고, <논제 2>는 제시문 (다), (라)에 나타난 사회적 문제를 중심으로 (가)의 관점이 지닌 한계를 비판하며, <논제 3>은 제시문 (마), (바)에서 소개된 정보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긍정적ㆍ부정적 결과를 (가), (나)의 관점에서 분석하여 제시하고, 특히, 부정적 결과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가)와 (나)의 글은 각각 정보화가 가져올 결과를 낙관적,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글이다. 정보화가 생산력 증대, 사회통합, 민주주의에 미치는 긍정적·부정적 측면을 제시하고 있다.

(가)에서는 정보화가 경제적 이익의 공평한 분배, 수평적 인간관계의 확산 등을 가능케 하여,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다) 글은 통계 자료를 통해 기존 산업 사회에서 형성된 불평등 구조가 정보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오히려 더욱 심화됨을 보여주고 있다. (라)는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중독과 학교 폭력의 상관성을 보더라도 정보화가 만들어 내는 새로운 가상 공동체가 긍정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주장을 신뢰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글이다. 따라서 정보화의 결과가 (가)의 주장처럼 긍정적인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마)의 전자 투표와 (바)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가)에서 말하는 정보화의 장밋빛 미래가 실제로 구현되고 있음을 어느 정도 방증한다. 그러나 (마), (바)에서 부정 선거에 취약성을 보이는 전자 투표와 집중된 정보가 해킹을 통해 정보가 대량 유출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경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처럼, 긍정적 결과와 함께 부작용을 낳고 있는 정보ㆍ통신 기술이 인간의 삶에 진정 이로운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려면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 문제를 발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보화 주체의 도덕ㆍ윤리적 의식 정립과 기술적 발전과 제도적 장치가 유기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인문사회 답안 중에서 제주제일고등학교 조채훈 학생의 글은 전체적으로 제시문을 해석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이 돋보이며, 주어진 조건을 잘 지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제제기와 대상에 대한 비판 의식 그리고 정보화의 관점을 바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에서 지성인다운 면모를 읽을 수 있다. 마지막 논제에서 인간과 기술과의 관계를 언급하여 인간과 기술과 제도를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다양하고 심층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훈련이 병행된다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등학교 논술은 공감할 수 있는 사회 문제를 논제가 요구하는 조건에 따라 분석하고 해결하려는 과정을 논리적으로 서술할 것을 요구한다. 평소에 사회 현상에 대한 관심과 해결 의지가 있어야 하며 좋은 글을 쓸 수가 있다.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데는 고등학교 교과서· 언론· 서적 등이 가장 좋고, 글의 논리적 전개를 익히는 데는 수능 언어영역 비문학 지문만큼 좋은 것이 없다. 좋은 논술문은 다양하고 심층적인 해결 방안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논리적으로 진술한 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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