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미래 성장 전략의 핵심은 초등교육이고, 초등교육의 미래가 곧 대한민국의 미래다. 초등학교 때부터 창의성 인성은 물론이고 기초 기본교육을 철저히 다지면서 꿈과 끼를 키워주는 행복한 교육에 힘써야 한다.
35여 년 간 초등교육을 해온 사람으로 오늘날의 교육현실에 대한 단상을 피력하고자 하는데 문득 가슴에 와 닿는 시가 있다. 고은 시인의 '그 꽃'이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교장이 잘나가던 그 시대에 교장을 하지 못하고, 교사가 잘나가는 이 시대에 교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대가 바람직한 '학교풍토'라고 생각한다. 학교장의 리더십은 역시 서번트(servant) 리더십이 대세다. 교장의 역할은 의복과 같다고 생각한다. 더울 때, 추울 때, 가시밭길을 갈 때 보호해주는 방패막 역할을 한다. 그리고 교장은 관리자가 아닌 리더로서 부드러우면 좋겠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고 하지 않는가. 학교장으로서 교사들이 안타까울 때가 있다. 업무처리 또는 출장으로 교사와 학생들이 생이별할 때, 학교평가 같은 업무를 하느라 초과 근무할 때, 공휴일에 대회참가 학생 인솔이나 청소년단체 행사로 출장을 갈 때 등이다.
요즘 교사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과거에는 학급당 50명 이상도 가르치면서 교직생활을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수행했다. 지금은 학급당 학생 수는 옛날보다 많이 줄었지만 오히려 더 힘들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을 안 하고 생활면에서도 통제가 힘들다는 것이다.
첫째, 옛날에는 형제자매 수가 많아 가정에서 참을성도 기르고, 밥상머리 교육 등 인성교육이 가능했지만, 오늘날은 핵가족이고 부모가 맞벌이어서 방치되거나 너무 떠받들어 모시기 때문에 왕자병, 공주병에 걸려 교사의 지도가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종 인스턴트식품이니 패스트푸드 때문에 참을성이 없고 신경질이 많아지고, 체력은 떨어지고 비만은 심각하게 걱정할 정도다.
둘째,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됐는데 학생들에게 자칫 방종조례처럼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 우려스럽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에게 한 쪽 날개, 즉 권리의 날개만 달아준 셈이다. 한 쪽 날개만 갖고 날아다니는 새는 없다. 학생인권만큼 교권도 중요하다.
셋째, 일류대 출신의 사회적 대우, 취업에서의 비교우위와 관련된 입시교육 즉 학력지상주의로 초등학교 때부터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의존하기 때문에 교사의 지도력이 학생들에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교육이 선행학습과 반복학습을 시키기 때문이다.
넷째, 학부모들이 교사의 자존감을 흔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국가, 사회도 교사의 권위를 허물어 버리는 정책은 과감히 시정해야 한다. 국가, 사회, 학부모들로부터 교사들이 가장 존경을 받을 때라야 교육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다섯째, 교사들은 피곤하다. 교육외적인 잡무가 너무 많기 때문에 '업무 처리하다가 틈을 내어 수업을 한다'는 주객전도된 기막힌 현상도 일어나는 것이다. 하루빨리 교사들을 학생들에게 돌려주자. 학생들이 교사들의 주인이니까. 수업이 실종되어서는 안 된다.
이외에도 인터넷 중독, 게임중독, 학생폭력 등 교사들을 힘들게 하는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우리 교사들은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슬기롭게 극복하리라 믿는다. 왜냐하면 교사는 전문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절망적인 때일수록 교육은 희망으로 우리에게 다가와야 한다. 스승이 있어야 제자가 있기 때문이다. <김태수 장전초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