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법적 세상에서의 반성

이분법적 세상에서의 반성
  • 입력 : 2013. 09.10(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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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3' 아나킨 스카이워커와 그를 구하려는 (혹은 제거하려는) 오비완 케노비

아나킨: 내 제국을 위해 살 거야. 당신을 죽이고 싶지 않아. 오비완.

오비완: 네 제국? 난 공화국과 민주주의에 온몸을 바쳤어!

아나킨: 내 편이 아니라면, 내 적일 뿐.

오비완: 시스다운 이분법이로군.

장면 2. 영화 '바람의 검심' 히무라 켄신과 세타 소지로의 대화

소지로: "당신이 이겼군요. 역시 옳은 것은 당신이었어."

켄신: "내가 이겼으니 내가 옳다는 것 역시 약육강식의 논리지. 같은 의미야."

위 두 영화의 장면은 사람의 이분법적 사고의 오류에 대해 시사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태가 점점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언론에선 두 가지 구도에서 이 사태를 보고 있는 듯하다. '이번 계기로 종북(從北) 세력을 일망타진해야 한다'는 입장과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을 타개하기 위한 여론몰이'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뉴스를 보는 많은 사람들은 이 사태에 대해 '이석기가 종북(從北)인가, 아닌가'에 대해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위 '조중동'으로 불리는 보수매체와, '민중의 소리', '오마이뉴스' 등 진보적 성향의 언론에서 이 사태에 대해 판이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태가 종국에는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번 사태를 다르게 바라보는 두 세력의 치열한 싸움 뒤에 보일 것이다.

조중동 등 보수 언론은 이석기 의원 등 민족해방노선(NL)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다. 지난 3일 동아일보 사설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이날 해당 신문은 '이석기 사건은 '종북의 씨앗'까지 정리해야 끝난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종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집권 정당인 조선노동당과 그 지도자인 김일성, 김정일 등의 외교 방침을 추종하는 경향을 일컫는다.

필자는 통합진보당 지지자가 아니다. 하지만 현 시국에서 통합진보당을 향한 종북 논란은 문제가 있다. 사상이 다르다고 해당 집단을 싸잡아 비판하는 것은 잘못됐다. 물론 이석기 의원 측이 반민족, 반국가적 행위를 벌였다면 처벌받아야 마땅하다.

필자 주위 친구들은 좌빨, 수꼴 등의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있다. 웃으면서 말이다. 예를 들면 "통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넌 좌빨이다", "현 정부를 지지하는 너는 수꼴이다" 등이다. 물론 농담이겠지만 기성세대의 어리석은 사고방식이 언론을 통해 청년들의 생각을 오염시키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이 사태 외에도 우리의 '이분법 폭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강정 해군기지 건설 문제, 4·3문제 등 모든 사회현안이 그렇다.

우리는 '좋은 친구 아니면 나쁜 친구, 내 편 아니면 적'인 생각 속에 살고 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이분법적으로 보고 있는 건 아닐까.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와 입장이 다른 사람도 이해하려 노력했는지 반성하며 아침을 시작한다. <김명지 제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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