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역사에서 가장 많은 동일 연고지 팀이함께 포스트시즌 무대에 나서는 '서울의 가을'이 열릴 채비를 하고 있다.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여 온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14∼15일각각 '추격자' 롯데와 SK를 따돌림으로써 4강 판도가 굳어지는 분위기다.
두산은 롯데와의 사직 2연전에서 1승1패를 거뒀고 넥센은 문학에서 SK에 2연승을 거둬 추격을 뿌리쳤다.
4위 넥센과 5위 SK의 승차가 6게임으로 벌어졌고 롯데는 반 경기 더 뒤져 있어 기적이 벌어지지 않는 한 남은 15∼16경기에서 이를 뒤집기는 어려워졌다.
삼성에 1.5경기 차이로 앞서 선두를 달리는 LG 트윈스까지 서울을 연고지로 둔 세 팀이 모두 가을잔치 티켓을 반쯤 거머쥔 것이다.
이대로 4강이 확정된다면 사상 처음으로 서울에서 세 팀이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게 된다.
창단 후 첫 가을 야구를 노리는 넥센이 2008년 서울 목동구장에 둥지를 틀기 전까지도 서울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유일하게 두 팀이 연고지를 나눠 쓰는 '빅 마켓'이었다.
하지만 '서울의 가을'이 열린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LG와 두산이 함께 포스트시즌에 나선 것은 1993년과 1995년, 1998년, 2000년 등네 차례뿐이다.
1993년과 1998년에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두 팀이 맞붙어 모두 LG가 승리했고, 1995년에는 LG가 플레이오프에서 롯데에 지는 바람에 정규리그 1위 두산과의 맞대결은벌어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 동반 진출한 2000년에는 정규시즌이 양대리그로 열려 두산이 드림리그 2위, LG가 매직리그 1위를 차지해 포스트시즌 첫 판에 맞붙어 두산이 승리했다.
이후 두 팀의 처지가 엇갈리면서 서울 시리즈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올 시즌 급격히 판도가 바뀌면서 요원해 보이던 '서울의 가을'이 눈앞에 다가왔다.
10년간 가을 무대를 구경하지 못한 LG는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 아래 신·구 조화를 이루면서 페넌트레이스 1위를 넘보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만년 하위에 머물던 넥센도 화끈한 타력에 염경엽 감독의 지략이 더해져 첫 포스트시즌을 노리는 돌풍의 팀으로 떠올랐다.
서울 세 팀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하는 두산 역시 기복을 보이면서도 강한 타선을 중심으로 뚝심을 드러내며 제 실력을 보이는 중이다.
이제 관심은 한 치라도 높은 자리에서 가을을 맞으려는 세 팀의 순위 다툼으로 모인다.
4∼5위가 6경기 차이로 벌어진 데 비해 1∼4위는 3.5경기 차이에 불과해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어떻게든 뒤바뀔 수 있다.
막판 스퍼트의 결과에 따라 대진이 달라져 포스트시즌에서 잠실구장 1·3루 더그아웃을 바꿔 쓰며 치르는 '더그아웃 시리즈'가 벌어질지, 잠실과 목동을 오가며 치르는 '지하철 시리즈'가 벌어질지 판가름날 전망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