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 PO)에서 2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린 두산 베어스가 홈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3∼4차전에서 어떤 반격 카드를 선보일지 주목된다.
두산은 1∼2차전에서 포스트시즌 진출 단골팀답지 않게 주루사, 실책, 폭투를 쏟아내며 거푸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해 큰 치명타를 맞았다.
11일 오후 6시 열리는 3차전에서 두산은 그대로 무릎을 꿇느냐,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느냐 절체절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
두 경기에서 나타난 두산의 문제점은 타격 부진과 집중력 부족으로 요약된다.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은 교타자 김현수가 8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것을 비롯해 3번 민병헌·5번 홍성흔(이상 6타수 1안타) 등 중심 타선이 동반 부진에 빠진 것이 2연패에 직결됐다.
정규리그와는 차원이 다른 큰 경기이긴 하나 올 시즌 내내 호쾌한 타격으로 팀 타율(0.289)과 팀 득점(699점)에서 1위를 질주한 터라 타선 침체가 뼈아프게 다가온다.
넥센이 4번 타자 박병호의 존재감만으로 결정적인 점수를 뽑아 끝내기의 발판을마련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1차전 첫 타석에서 가운데 펜스 뒤 백스크린을 정통으로 맞히는 솔로포를 터뜨리고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첫 홈런을 신고한 박병호는 두 경기에서 5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상대의 거르기 전략으로 볼넷을 고른 뒤 빠른 발을 이용해 3득점을 올리고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2차전에서는 가만히 방망이를 든 채 홍상삼에게서 폭투 2개를 얻어내는 등 타석에 선 자체로 상대 배터리를 크게 압박했다.
두산은 어깨가 강하지 않은 넥센 포수 허도환을 괴롭히고자 발 빠른 타자들을 중용해 1∼2차전 타순을 짰다.
그러나 중심에서 좀처럼 불이 붙지 않아 '시너지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2차전 패배 직후 김현수의 부진에 대해 심리적인 불편함 때문이라고 진단한 뒤 타순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넥센과 두산 모두 상대 선발 투수를 일찍 무너뜨려 불펜을 공략하겠다고 초점을맞춘 이상 두산은 3차전에서 기동력보다 상대 선발 투수를 초반에 깨뜨릴 장타력 위주로 타순을 재배치할 가능성도 있다.
잃어버린 집중력을 빨리 되찾는 것도 두산의 숙제다.
넥센의 한 관계자는 준 PO 1∼2차전을 쓸어 담은 원동력으로 정규 시즌 막판 5연전을 꼽았다.
그는 "10월 1일부터 5일까지 창원과 인천, 광주, 대전을 오가며 강행군을 펼쳤으나 매 경기 포스트시즌 경기라 여기고 집중력을 키워온 것이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서서히 집중력을 높인 결과 창단 이후 처음으로 밟은 가을 잔치에서 흔들리지 않고 평소와 비슷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반해 띄엄띄엄 잔여 경기를 마치고 준 PO를 치르는 두산은 일정상 선수들의 체력 안배에서 큰 도움을 받았으나 경기 리듬을 타지 못해 특유의 응집력을 발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0년 준 PO에서 롯데에 두 경기를 먼저 내준 뒤 나머지 3경기를 내리 따내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낸 두산이 이번에도 기적을 일으킬지 운명의 3차전에 모든 것이 달렸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