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될 것만 같던 무더위의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가을이 찾아 왔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올해, 한라산에 지난해보다 27일 정도 조금 늦게 가을 서리가 내렸다고 한다. 조금은 늦었을지 모르는 제주의 가을이 우리에게 찾아온 것이다.
가을이면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쓸쓸한 외로움이 느껴질 때가 있다. 마음을 달래는 여행을 가장 많이 떠나는 계절 또한 가을이다. 그래서 가을 여행에 치유 받는다는 의미의 뜻으로 요즘 유행어인 '힐링(healing)'을 덧붙여 '힐링(healing) 가을 여행'이 될 수 있는 제주도 가을 여행을 소개하려고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여름 바다를 생각하며 제주도를 찾지만, 제주도의 가을도 여름 여행 못지않게 또 다른 매력을 풍기며 사람들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
산체에 비해 대형의 화구를 가진 특이한 형태이자 마르형 화구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희귀성 분화구 '산굼부리'. 보기 드문 분화구 식물원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가을이라는 이름과 잘 어울리는 제주도 가을 여행에 최고의 장소라고 한다. 최고의 장소라고 불리는 이유는 바로 억새 때문이다. 억새는 가을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인데 억새의 물결이라고 불릴 만큼 '산굼부리'에서는 가을을 찬란히 나타내고 있다.
'산굼부리'의 억새를 보면 찰랑거리는 물결 같은 흐름이 있다. 파랗기만 한 파도의 물결과는 다른 옅은 갈색의 억새 물결. 사뭇 진지하면서도 마음을 사르르 녹게 해주는 느낌이 들며 억새 사이로 불어오는 가을바람은 쓸쓸했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이 꼭 '힐링'을 해주는 것 같다.
또 '산굼부리'는 억새뿐만이 아닌 가을의 전경을 느낄 수 있는 낙엽들이 찬란하게 펼쳐져 있다. 푸르기만 한 색감에서 빨갛고 노란 색감으로 달라진 가을의 전경을 한눈으로 볼 수 있게 펼쳐져 있으며 그 앞에는 억새의 물결이 찰랑이는 이곳이 바로 가을의 '힐링' 장소인 셈이다. 억새의 물결과 널따란 분화구에 가을의 전경, 그리고 보기 드문 분화구 식물원이라고 불릴 만큼의 여러 가지 생태계를 보고 있으면 가을의 느낌은 물론 오감을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오감 체험이야말로 제주도 가을 여행의 매력이자 힐링의 장소로 제격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한 해의 가을이 되면, 솔솔 불어오는 가을바람과 함께 울긋불긋 피어나는 낙엽의 향연을 바라보면서 한가로이 걷는 것이 가을 여행의 매력이다. 혼자 혹은 누군가와 함께 걸으며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자연에 몸을 맡기는 것이 훌륭한 여행의 선택이 아닐까.
그동안 제주도의 푸른색만이 지니고 있던 여름 여행에서 벗어나서 이번 여행만큼은 제주도의 갈색 물결이 흐르는 신기한 분화구가 드넓게 펼쳐진 가을의 '산굼부리'를 찾아 마음을 비우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힐링 가을 여행' 을 떠나 보았으면 한다.
<강유나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