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당신이 잠든 사이

[생로병사]당신이 잠든 사이
  • 입력 : 2013. 11.01(금)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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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주사라 불리는 '프로포폴'은 국내외 연예인들과 관련돼 한동안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약제였다. 이 약제는 수면마취제로 마취효과는 탁월하지만 의존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됐다. 주로 짧은 시간 시행되는 간단한 수술이나 시술(내시경 검사)때 사용된다.

이른바 수면 마취라 하기도 한 이런 과정은 사용되는 약제에 대한 반응이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소량을 사용하더라도 호흡이 억제되는 경우가 있어 위험도는 전신마취와 비슷하다. 미국마취과학회에서는 수면마취 담당 의사는 시술을 하지 않아야 하며, 독립적으로 환자의 상태(호흡·맥박·혈압 등)를 감시해야 한다고 정해놓고 있다.

우리나라도 많은 사람들이 불안감 등으로 수면마취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 보건의료원 보고서에 따르면 수술실을 운영하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10곳 중 4곳이 마취과 전문의 없이 수술하는 걸로 나타났다. 또한 2008년부터 의료 사고시 사망의 경우 80% 이상이 마취전문의의 도움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을 하다가 발생했다고 보고됐다.

대부분의 마취제는 순환과 호흡을 억제할 수 있다. 따라서 약물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갖춘 의사가 환자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현행 의료법상 300병상 이하 병원에서는 마취과 전문의 상주가 필수사항이 아니고 또한 의사면허증을 소지한 의료인은 누구나 마취를 할 수 있다는 제도로 인해 중소병원급에서 마취과 전문의가 없는 경우도 있다.

마취는 환자의 수술을 위한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 이외에도 호흡, 혈액순환조절, 수분, 혈액, 전해질 공급 등의 구급의료 및 중환자 치료, 통증관리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다양하다. 과거에야 이광수 소설에 등장하는 외과의사와 간호사가 이이터에 적신 거즈로 입을 막아 마취를 하던 시절이었지만 요즘은 수많은 과학적인 감시 체크 시스템들로 마취가 이루어진다. 이제 수술실에는 이중 삼중의 전자감시 장치가 환자를 불의의 사고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마취과의사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들은 여러 심각한 질환으로 마취가 위험할 것으로 예상됐던 환자들이 안전하게 마치고 나갈 때이다. 삼도동 시절보다 중증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많아져 힘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좋은 감시장치들이 들어와서 국내외 어느 병원보다 뒤질지 않게 마취를 할 수 있게 되어 뿌듯하다.

많은 환자들이 수술의는 기억하지만 마취과 의사를 기억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당신이 잠든 사이에도 마취과 의사의 눈과 손, 발은 당신의 안전을 위해 달려간다.

<최윤숙 제주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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