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0년 이상 청소년 사회교육을 담당해 왔다. 사회교육이란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중 가정교육을 제외한 모든 비정규 교육을 일컫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주로 청소년 단체나 사회단체 중심으로 캠프, 수련활동, 환경교육 등등의 이름으로 행해져 왔다.
20년 이상 해왔지만 점점 더 힘이 든다는 것을 새삼 절감하고 있다. 교육 자체가 힘들다기보다는 수요창출이 어렵다는 것이 솔직한 진단일 것이다. 얼마 전 청소년 단체 관계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 역시 필자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요즘은 청소년 단체 대원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이다.
사회교육은 학교교육과 달리 의무적인 것이 아니어서 사실 받지 않더라도 불이익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청소년 사회교육의 중요성이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학교교육에서 충족시킬 수 없는 다양한 것들을 사회교육을 통하여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라의 화랑들은 나라 안의 풍광 좋은 곳을 찾아다니며 무술을 연마하고 풍류정신과 호연지기를 길렀다고 한다. 자연 속에서 심신을 단련하고 나라에 대한 충성심과 임전무퇴의 기상을 길렀을 것이다. 요즘으로 말한다면 훌륭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을 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기풍이 있었기에 당시 삼국 중 가장 약체였던 신라가 통일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런 사회교육이 점점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져가는 것은 입시위주 교육이라는 한국 특유의 교육풍토 때문일 것이다. 초등학교까지는 학부형들이 이런저런 다양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시킨다. 그것이 중학교에만 가면 딱 끊어진다. 본격적으로 입시교육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는 것이다. 필자가 관여하고 있는 환경교육의 경우 연간 실적의 90% 이상이 유치원 및 초등학생이라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청소년 시기는 감수성이 가장 예민한 인격형성기라고 한다. 이때의 영향이 평생을 좌우한다고 한다. 담임 선생님의 우연한 칭찬 한마디가 청소년의 진로를 결정하고 세계적인 인물로 성장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청소년기는 꿈꾸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꿈꾸는 시기에는 어떤 강박관념도 없어야 한다. 마음껏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행복지수가 OECD 국가 중 최하위라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청소년이 불행한 나라는 그만큼 미래도 어둡지 않을까 싶어 걱정이 된다.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자유학기제라는 것을 도입할 모양이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하는데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교육제도가 바뀌는 것이 여간 곤혹스럽지 않지만 선입견을 버리고 살펴보면 긍정적인 면이 있어 보인다.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과정 중 6개월을 일반교과가 아닌, 자기가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자는 취지이다. 이를테면 직업과 관련하여 기술을 배울 수도 있고 예체능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도 있다. 사회교육기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아직은 시범학교를 선정하여 운영하는 연구 단계이지만 일반화될 때 획일적인 입시교육을 다소나마 완화시켜 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조심스럽게 해본다. 물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주입식 입시교육의 대안으로 제시되었던 논술이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입시 부담을 안겨준 것처럼 말이다.
청소년들에게 마음껏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청소년이 행복할 때 우리나라의 미래도 그만큼 밝지 않을까 한다.
<권재효 지속가능환경교육센터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