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65)제주시 용담2동 '김희선 제주몸국'

[당찬 맛집을 찾아서](65)제주시 용담2동 '김희선 제주몸국'
제주전통음식 '몸국' 관광객과 입맞추다
  • 입력 : 2014. 01.10(금)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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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국

뜨끈한 국물 들이키면 추위 저만치
고사리 육개장도 담백한 맛이 그만

제주시 용연구름다리 바로 서쪽에 있는 '김희선 제주몸국'(대표 김희선). 서 넛이 앉을 수 있는 탁자 5개가 전부인 작고 소박한 식당이다. 하지만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 사이에선 제법 입소문이 난 곳이다.

제주 전통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몸국이다. 하지만 돼지뼈를 푹 삶아낸 물에 해초인 모자반(제주어로 몸)을 넣어 걸쭉하게 끓여내는 몸국은 특유의 냄새로 다른지방 사람들은 조금은 낯설어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그런 식당에 여행객들이 몰리는 비결이 뭘까?

▲'김희선 제주몸국'에서는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이 부담없이 제주 전통음식인 몸국을 맛볼 수 있도록 살코기를 빼고 육수와 모자반만으로 칼칼하고 담백한 맛을 선보이고 있다. 강경민기자

김 대표가 친정엄마랑 5년 전 처음 몸국을 선보일 때는 제주전통방식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올레길을 찾는 여행객들이 주요 손님이다 보니 돼지뼈를 푹 삶아 살코기까지 발라내서 끓여낸 몸국이 입에 맞지 않는다는 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손님들의 취향을 일일이 물어보면서 살코기를 걸려내 칼칼하면서도 깔끔한 국물맛의 몸국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제주산 돼지뼈의 핏물을 빼고 8~10시간정도 푹 고아내는데, 잡내를 잡고 기름기 제거를 위해 청양고추와 구아바잎을 함께 넣는 게 맛을 내는 비결이다. 그렇게 만든 육수에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등을 넣어 만든 양념장을 풀어내면 몸국을 만들 육수가 완성된다. 몸국에 넣을 모자반은 추자도산을 1년간 사용할만큼을 구입해뒀다 매일 물에 불려서 쓴다.

주문을 받으면 준비한 육수를 뚝배기에 적당량 덜어 끓이면서 준비한 밀가루반죽을 손으로 얇게 떼어넣고, 모자반을 넣어 한소큼 끓인 후 대파를 얹어내면 완성이다.

▲고사리 육개장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물을 먼저 한 수저 떴다. 청양고추의 칼칼함과 톡톡 터지면서 씹히는 모자반의 식감이 깔끔하다. 취재 도중 만난 몸국을 처음 먹어봤다는 한 여행객은 "몸국에서 바다 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돼지뼈를 고아 걸러낸 살코기는 고사리 육개장에 넣는다. 고사리육개장은 몸국에 사용하는 육수를 써 손질해둔 고사리를 넉넉하게 넣어 만드는데 몸국만큼 인기가 있다.

손님의 대부분이 관광객이라는 식당은 맛도 그만이지만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몸국과 고사리 육개장은 가격이 각각 5000원으로, 5년 전 가격 그대로다. "지난해 돌아가신 친정엄마가 제주에선 예로부터 몸국이 잔치 등 큰 일 때 함께 나눠먹던 음식이니 가격이 부담없어야 한다. 손님들이 배불리 먹으면 그게 버는 거다"고 했다는 김 대표. 그녀는 밥과 몸국은 손님이 더 원하는대로 무료로 양껏 내준다. "손님들이 국물 하나도 남김없이 싹 비워낼 때가 제일 기분좋다"고 했다.

어디 그 뿐이랴. 동생인 영희, 미행씨 등 세 자매의 상냥함이 사람을 절로 기분좋게 한다. "어서 오세요"에서 시작해 "입맛에는 맞으셨느냐?" "즐거운 제주여행 되시라"는 인사까지 손님에 대한 진한 애정이 묻어난다.

몸국과 고사리 육개장은 택배로 제주는 물론 전국 어디서든 받아볼 수 있다. 2인분 분량의 포장용 한 그릇에 6000원으로, 4그릇 단위로 주문 가능하다. 택배비는 별도다. 영업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매주 일요일은 쉰다. 문의 745-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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