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부터 대학가와 시민사회계, 노동계를 휩쓸었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중앙대에서는 청소 노동자들이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붙였으나 대학본부가 게시를 불허했다. 대자보 열풍이 국지전에 돌입한 것이다.
청소노동자의 자보는 해당대학 일부 학생들로부터 지지선언을 받았다. 반면에 해당대학의 본부와 총학생회는 이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학본부는 관련 자보의 학내 자보 불허입장을 보였다.
특히 중앙대 대학본부는 대학 홈페이지에서 대학 구성원들에게 "면학분위기 조성과 깨끗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마련된 내규에 따라 '무단'으로 게시된 자보를 철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대학본부의 게재불허 방침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의 지지시위, 시민사회계의 연대방문 등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대학인들의 자유로운 표현을 막는 작태는 중앙대 등 일부 사학의 문제만이 아니다. 제주의 거점국립대학인 제주대에서도 대학인들의 자유로운 정치적 표현을 막는 학칙이 존재한다.
'제주대학교 학칙' 제4장 '학생 생활'에 관한 규정 제1절 제79조에는 '학생활동의 사전 승인'에 관한 규정이 명시돼 있다. 특히 79조 제1항에는 "학생회·학생단체 또는 학생이 다음에 열거하는 행위를 하고자 할 경우에는 사전에 총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승인 대상에는 ▷교내 광고인쇄물의 첨부 또는 배부 ▷외부인사의 학내 초청 ▷간행물의 편집과 배포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제81조(학생활동의 제한)'에는 "학생은 수업·연구 등 학교의 기본 기능수행을 방해하는 개인 또는 집단행위와 교육 목적에 위배되는 활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이같은 비민주 학칙은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국정감사,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등을 통해 개정될 것을 요구받았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요지부동이다. 대학본부는 납득할 수 없는 근거로 대학인들의 표현할 자유를 무시하고 있다. 본부는 "대학 내 상행위 등을 막고 대학 내 최소한의 질서 유지를 위해서는 필요한 조항"이라며 "실제로 해당 학칙을 근거로 학생들의 활동을 막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학생회의 성명발표 제지, '안녕들 하십니까'자보 게재 불허설 등이 들려오고 있다. 대학본부는 이같은 의혹을 일축하고 있다. 의혹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대학생들이 여러 활동을 하는데 비민주 학칙을 의식하고 이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은 자명하다.
유신정권 학도호국단에 의해 마련된 이같은 비민주학칙은 철폐되어야 한다. 대학의 '자유로운 학풍'은 필수요소이다. 언론출판, 집회결사, 양심의 자유. 대한민국 헌법은 명백히 "모든 권력의 출발점인 국민에게 '자유'가 있다"고 천명했다. 이같은 대학의 학칙은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가.
어찌보면 이는 대학의 '사소한' 학칙문제이다. 하지만 대학생들이 이러한 학칙을 당연시 받아들이고 사회에 진출하면 시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일쯤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대학인들과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 함께 비민주적 학칙개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동참을 제안한다. <김명지 제주대 정치외교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