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여행을 떠나요

[생로병사]여행을 떠나요
  • 입력 : 2014. 07.11(금)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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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고 외친 광고 카피의 계절이다.

언제 떠날 것인가, 어디로 갈 것인가, 누구와 갈 것인가, 여행을 떠남으로 인해 가족과 직장 등 일상의 삶에 부작용은 없는가, 여행 경비는 충분히 마련할 수 있는가 등의 크고 작은 걱정들은 때론 여행을 포기하게 만든다. 여행을 나서고도 준비되지 못한 마음으로, 새로운 여행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벗어나고 싶었던 일상과 권태롭기가 마찬가지가 되곤 하며, 더 나아가 여행에서의 불편함은 일상으로 빨리 돌아오고 싶고 여행을 후회하게 만들기도 한다.

알랭 드 보통의 여행 에세이 '여행의 기술'에서는 여행에 관한 다양한 인간의 욕구를 조명한다. 혹자는 여행의 동기가 이국적인 풍경, 다른 문화,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고, 혹자는 일상의 답답함과 힘겨움에서 벗어나 자아를 만나는 여행을 떠난다.

서른 살 즈음, 처음 프랑스에 갔을 때 느꼈던 유럽의 모든 것이 나에게는 대단한 것으로 다가왔다. 일상 속에 철학이 녹아있는 나라에서 접한 서로 다름의 수용과 풍요로움, 그리고 자립적 삶과 여성평등은 이후 나의 삶의 희망이자 좌표로 작용하였다.

빈센트 반 고흐가 프랑스 남부에서 프로방스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고흐는 비로소 고흐가 되었고, 프로방스 역시 오늘날 우리의 가슴에 자리한 프로방스의 색채를 갖게 되었다. 새로운 자연과 환경을 만나며 진정한 자아를 발견한 여행객이 그려낸 그림 속 풍경들은 화폭을 넘어 지역의 특징이 되고, 그 지역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주었다.

여행은 우리가 반복해온 일상과 관습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새로운 관점을 통해 자성의 시간을 갖고, 발견하지 못했던 자아를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다. 여행에서 만나는 즐거움 중 하나가 아름답고 위대한 자연일 것이다. 도시생활의 조급하고 각박함으로 인해 뒤틀린 심성은 장구한 시간 속에서 형성되어 온 자연을 바라보며, 시간의 여유를 회복할 것이고, 상생의 풍경들 속에서 자신의 순수한 본성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여행은 우리 내면의 깊은 사색을 일깨우고, 마음의 평화와 순수를 가져온다.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지? 내가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중요한 걸 놓치고 바쁘게만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추할 수 있는 그런 삶의 여백과 여유로움, 그리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창의성, 열정을 가지려면 진정한 쉼을 위한 휴가나 휴식이 필요하다.

그릇은 비워야만 다시 채워진다고 하지 않은가? 내 안의 그릇도 완전히 비워져야만 다른 것, 내가 원하는 것을 담을 수가 있다. 올 여름, 가족, 친구, 동료들과 떨어져 홀가분하게 떠나봄은 어떠할는지요? <이정화 제주대학교병원 기획예산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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