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며]보여줘요 제발, 제주사회의 '코스모스'

[하루를 시작하며]보여줘요 제발, 제주사회의 '코스모스'
  • 입력 : 2014. 07.30(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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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를 뜻하는 계절꽃 코스모스가 시도 때도 없이 피는 건 이미 오래전 일이 되어 버렸다. 하늘하늘 웃고 있는 그 모습이 꼭 나를 반기는 것 같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집 마을 어귀에 멀쩡하게 생긴 사람 하나가 한 여름 땡볕을 맞으며 아무렇지 않게 겨울옷을 입고 지나다닌다. 밉상이 아니라서 '개성인가 보다'고 그냥 지나친다. 그런데 무언가 순서가 안 맞는다. 뒤늦게 정상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이런 '시절 모르는' 행동에 대해 제주의 옛날 어른들은 '중절 없다'고 말씀하셨다.

중절이란 '중(仲 또는 中)'과 '절(節)'을 이르는 말로 '오르고 내리는','밀고 끄는' 절(節)에, '오를 만큼 오르면 내려가려는, 내릴 만큼 내려가면 올라가려는, 가운데 힘'인 중(中, 仲)을 결합한 말이다. 즉 '들고 나는' 시절(時節)의 변화와 계절(季節)의 흐름(節氣), 땅의 변화(地脈, 山脈) 등, 이 모든 것을 주관하는 '우주의 변화'에 따른 '사람들의 파동치는 삶의 기준을 잡아주는 중심축으로서의 규칙'을 의미한다. 이는 제주인의 자연과 함께하는 삶 '에꼴로지 사상'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제주의 요즘 시절은 하 수상쩍다. 중절없는 것들이 판을 치며 난리다.

"요즘 아이들"은 '셀피'(selfie·스마트폰이나 웹 카메라 등으로 자신의 얼굴 사진을 촬영해 SNS에 올리는 행위)밖에 모르고 "요즘 어른들"은 '게임(한탕주의)'과 '영화 찍기(진정성 없는 태도로 모양만 멋져 보이는 삶의 태도)'가 한창이다. "요즘 사람들"은 인기가 많으면 더 띄워주고 인기가 없으면 '실력'과 '사람 됨됨이'를 살피지 않고 함부로 경시한다. 그들의 관심은 "인스타그램의 팔로워가 몇 명인가"에만 있다. 그들의 '인기 연예인'은 영웅, 왕, 지존, 곧 신이다. 그래서 '스타'는 위대한 신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마녀사냥' 당하기 일쑤다. 뿐만 아니다. 이런 문제사회의 중추적 역할(中)을 맡은 "요즘 정치인들"조차 "요즘 사람들"의 '표'를 몰기 위해 온갖 힘을 쓰는 '연예인'이지, 실로 민주를 위한 '공무수행'을 하지 않은 지 이미 오래다. '사회 정의'를 부르짖다가 칼자루를 거머쥐면 가장 먼저 불의를 행하고, '독재 타도'를 외쳐대다가 권력을 쥐는 순간에 독재를 사랑한다. "요즘 사회"는 나에게 득이 되면 좋은 일이고 해가 되면 나쁜 일이라고 판단한다. 그렇게 '요즘 사람들'은 폭풍치는 바다를 '제어장치 없이 막 가는 세월호'에 의지한 채 '보다 화려한 내일'을 꿈꾸며 갑판을 오르내릴 뿐이다.

"요즘"에는 '중'이 없기 때문에 '절'도 없다. "요즘"에는 살아서 펄떡펄떡 뛰는 심장이 없다. 그러므로 "요즘 사람들"은 정작 자신이 무얼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살아간다. 더불어 살고 있는 사회에 자신이 무얼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돈이 되지 않는' '국민교육헌장'과 '제주도의 노래'는 다 까먹어버리고 이제 더 이상 기억 속에 없다. '요즘 제주시장 파문'도 '반드시 해야 하는'을 알지 못하고 '덮고 넘어가는'이 더 시급했다. 그에 따라 대상의 허점을 물어뜯는 '요망진' 배역도 등장했다. 이렇게 "요즘 제주사회연속극"은 후덥지근한 장마철 '시나리오'만 난무할 뿐 '제주항로를 비춰주는 항구의 별'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제반의 상황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앞으로 제주사회는 '웅장한 정치가의 표현'뿐만 아니라 오래도록 "요즘 사람들"을 집중시킬 수 있을 만큼 스펙터클한 '창의적인 영화감독'의 출현과 그 '무늬만 칼라풀한 독재'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고춘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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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1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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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2014.07.30 (13:37:16)삭제
잘 읽었습니다. 오래 기억하겟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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