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유산 제주城을 살리자(21·끝)/제5부-제주성의 미래는?](3)에필로그

[천년의 유산 제주城을 살리자(21·끝)/제5부-제주성의 미래는?](3)에필로그
  • 입력 : 2014. 10.08(수) 00:00
  • 이윤형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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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제주성 동치성을 허물고 성곽 위에 들어선 제주기상청 일대. 강희만기자

2023년까지 제주성 발굴·복원·정비 단계적 추진
3단계로 나눠 530억원 투입 예정
성문·성곽·건물 등 정비 복원키로

제주시가 제주성 보존 관리 및 활용계획 수립에 나선 것은 더 이상 훼손 및 멸실실태를 방치할 수 없다는 현실인식에 따른 것이다. 다른 지자체의 경우 몇 년 전부터 체계적으로 정비·보존을 통해 미래유산으로 활용방안을 적극 구상해나가는 점도 제주성 마스터플랜 수립에 나선 배경이다.

제주성은 일제에 의해 성문이 사라지고, 성곽도 대부분 허물어져 오늘날은 성의 골격이 거의 해체된 상태이다. 그동안 제주특별자치도가 '탐라' 문화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하고 정체성을 내세워 왔지만 정작 탐라 이래 천년의 역사문화가 응축된 제주성은 무관심속에 방치돼왔다.

제주성 정비·복원은 이러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토지매입과 발굴 및 복원 등 단계별로 추진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사업 방향은 현재 남아있는 성곽의 보존과 정비 및 원형복원을 통한 제주전통경관의 복원을 목표로 하면서 침체된 원도심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비 방향은 성곽과 문루의 복원만이 아니라 성내 주요 경관지와 건축물의 복원 등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으로 설정됐다.

정비복원 사업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 3단계로 나눠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토지매입과 발굴조사를 통한 고증 후 정비복원 및 활용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10년간 투입되는 총 사업비는 530억 원 규모다.

이 기간 동안 일제에 의해 멸실돼버린 제주성 서문과 남문 등 문루와 옹성, 성곽 잔존구간 및 주요 건물지 등에 대한 정비 복원을 완료하는 것으로 했다.

지난해 소재가 파악돼 제주목관아에 임시 보관중인 공신정 주춧돌.

2017년까지 예정인 1단계에서는 제주기상청 일대에 대한 토지매입과 제이각(청풍대) 복원 및 발굴조사 등이 이뤄진다. 2018~2020년까지 2단계에서는 남문지를 중심으로 한 토지 매입과 발굴, 복원이 추진되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단계에서는 동문지 일대에 대한 토지매입과 발굴조사 및 정비복원을 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공신정과 중인문 결승정을 비롯한 주요 건물과 잔존 성곽에 대한 정비복원도 중요한 사업이다. 제주성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도지사 직속으로 가칭 제주성 보존정비 및 복원사업 추진단 설치도 제안됐다. 제주성 총서 발간과 3D측량실측 및 동영상 제작, 제주성 답사 상시프로그램 개발 등도 과제로 제시됐다. <끝>

천년의 유산 제주성 살리기 시동

본보 지난해부터 집중보도
일제 제주성 허문지 올해 100년
복원·정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공신정 터·탐라광장 등 이슈화

제주성은 탐라시대 이래 1천년을 이어온 천년의 유산이다.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제주성은 동문·서문·남문과 주요 건물지 등이 온전히 살아있었다.

하지만 1914년 일제가 제주성 서문과 동문을 허물고 건물과 성벽을 파괴하면서 천년의 유산 제주성은 해체되는 운명을 맞는다. 일제 강점기 이후에도 제주성은 개발과 도시화에 밀려 훼손·멸실이 가속화되는 등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민간은 물론이고 공공기관에서조차 제주성의 중요성은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1971년 제주도기념물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제주성 종합보고서조차 없는 실정이다. 성곽 실태와 축조상태 등을 규명하기 위한 발굴조사 등도 이뤄지지 않았다. 제주도가 탐라문화광장을 추진하면서 제주성 간성과 중인문 등에 대한 발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공신정 터에는 제주기상청 신축 이전계획이 추진되기도 했다.

본보가 지난 해에 이어 올해 집중적으로 다룬 '천년의 유산 제주성을 살리자'는 이처럼 위기에 처한 제주성의 중요성을 알리고 정비·복원사업의 필요성과 방향을 제시하자는 의도였다. 올해는 일제가 제주성 서문과 동문을 허문지 100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서 더 이상 늦기 전에 정비 복원사업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왔다.

제주성 남문 동치성. 강희만기자

본보의 집중 보도가 이어지면서 제주성 정비 복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결국 공신정 터에 추진할 계획이던 청사 신축이전 계획을 변경했다.

제주기상청은 지난 2월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정태근 제주시 부시장등과 협의를 갖고 청사 건립계획을 변경 공신정 터를 보존키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 제주 학술문화단체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공신정 터 기상청 신축 이전 문제는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결국 제주기상청은 부지 위치를 변경하고 설계도 당초 3층 규모에서 2층 규모로 축소 공신정 터는 나중에 복원을 위해 보존키로 했다.

또한 제주기상청사가 신축되면 제주성 동치성 위에 자리한 현 청사 건물은 철거되고 결승정도 복원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잡혔다. 일제에 의해 훼철된 제주의 대표적인 인문역사경관을 복원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행방을 몰랐던 공신정 주춧돌도 취재팀에 의해 소재가 파악됐다. 공신정 주춧돌은 나중에 건물복원을 위해 현재 제주목관아로 옮겨져 보관중에 있다. 하지만 제주성 서문과 제주기상청 일대에 공신정 주춧돌이 화분으로 쓰이는 등 방치되고 있어서 이에 대한 이전작업도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제주도가 추진하는 탐라문화광장과 관련 중인문 터에 대한 발굴도 필수적이다. 제주도는 당초 발굴조사 없이 공사를 강행하려다 본보 보도로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후 건물 철거 후 발굴에 들어가기로 방침을 정했다.

제주시는 올해 제주성 남성 동치성에 대한 정비에 이어 내년부터는 제주성 서문지 등에 대한 토지매입과 함께 정비 복원을 위한 발굴이 예정돼 있는 등 천년의 유산 제주성 살리기 프로젝트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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