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82)서귀포시 강정동 '올레요커피'

[당찬 맛집을 찾아서](82)서귀포시 강정동 '올레요커피'
  • 입력 : 2014. 10.10(금)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간판 이름 그대로 커피숍이기도 한 '올레요커피'는 전복해물라면과 얼큰고기라면, 흑돼지 돈가스를 선보여 인근을 지나는 올레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주인장 민경춘씨가 인기몰이중인 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최태경기자

올레꾼들 발길 끊이지 않는 사랑방 같은 곳
커피와 차는 기본·밥과 토스트 무료
전복해물라면·고기라면 인기몰이 중
모든 레시피 인터넷 통해 공유 눈길

올레꾼들을 생각하는 한 부부의 배려와 올레꾼들의 관심이 탄생시킨 서귀포시 강정동의 '올레요커피(Olleyo Coffee)'(대표 민경춘·47). 간판 이름 그대로 커피숍이기도 하지만 이 곳이 유명한 이유는 전복해물라면과 얼큰 고기라면, 흑돼지 돈가스로 올레꾼과 주민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올레 7코스에 위치한 올레요커피. 위로 뻗은 직사각형의 건물과 컬러풀한 외관이 영락없이 간이커피숍 같았지만, 가게 안쪽의 식당과 2층의 테라스까지 올레꾼들이 호기심을 갖고 꼭 한번은 들러야 할 곳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게의 탄생 배경이 궁금해졌다.

"6년전쯤이네요. 남편이 건축일을 하는데, 올레꾼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만든다는 거예요. 샤워실도 함께 해서요. 우리 땅에 간단하게 건물을 짓겠다는 생각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화장실만 짓지 말고 커피나 음료도 간단히 즐길 수 있도록 하자고 아이디어를 냈죠."

흑돼지오븐돈가스(위)와 주인장이 직접 만들어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수제 레몬에이드(아래).

돈을 벌려고 시작한 일이 아니었다. 올레꾼들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값싸게 즐길 수 있는 음료라도 만들어 보자고 시작한 일이었다. 임대료가 별도로 들지 않아서일까. 음료가 다른 가게보다 저렴한 편에 속했다.

올레길을 찾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올레요커피를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올레길의 '사랑방' 같은 존재가 됐다. 배가 고픈 올레꾼들을 위해 컵라면을 준비했더니 직접 끓인 라면을 메뉴로 한번 만들어보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다. 고민끝에 식음료 분야에서 오랜 기간 갈고 닦은 주인장의 실력을 발휘할 때가 왔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전복해물라면과 오겹살을 가미한 얼큰고기라면, 흑돼지 오븐 돈가스다.

집에서 일반적으로 끓여먹던 라면 자체에 무엇인가 제주의 맛과 주인장과 올레꾼들의 아이디어를 접목시켰다. 전복울 많이 사용하기에 가격경쟁력이 없어 하나만 들어가는 대신 꽃게와 홍합을 넣었다. 거기에 라면 스프의 짠맛을 중화시키고 느끼한 맛도 잡기 위해 숙주나물과 대파를 더했다. 국물맛이 시원함 그 자체였다. 술을 마신 뒤 피곤한 몸을 풀어주기에 제격이었다.

"해장에 아주 좋죠. 라면 스프는 반으로 줄이는 대신에 새우를 갈아 새우젓과 청양고추를 넣어 다대기를 직접 만들었어요. 전복해물라면을 먹기 위해 아침부터 가게를 찾는 올레꾼들도 많아요. 인터넷으로 보고 직접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고요."

전복해물라면과 형제격인 오겹살 얼큰고기라면은 비슷한 레시피에 주 재료만 제주산 오겹살로 바꿨다. 전복해물라면의 시원함과는 다른 담백함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특히 올레요커피의 흑돼지 오븐 돈가스는 비주얼 자체로 군침을 돌게 만들었다. 돈가스 자체는 도내 업체에서 납품받는 것으로 이미 국내 소비자와 일본 소비자들에게도 검증을 거친 제품이다. 흑돼지로 만든 돈가스를 오븐에 구웠기에 식감이 남다르다.

야채 샐러드는 드레싱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참깨 간장드레싱의 경우 친정 어머니가 직접 수확한 참깨를 사용했다. 밥 위에 장식된 오징어젓갈은 주인장이 직접 만든 것으로, 양파와 생강, 마늘, 청양고추가 듬뿍 들어가 젓갈만 따로 구입하려는 소님들도 많단다. 지금은 200그램에 만원씩 판매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식사에 따른 밥과 토스트 등은 모두 무료로 제공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올레요커피의 특징 중의 하나는 지금까지 소개한 메뉴들의 레시피가 운영중이 인터넷 카페(cafe.daum.net/ollaeyo)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것. 자기가 만들었다고 해서 '비법'이라며 꽁꽁 숨겨놓기 보다 올레요커피를 알고 있는 모든 이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시는 분들은 밥을 엄청 많이 드세요. 우리집에서는 밥이 무제한으로 제공되죠. 어떤 분들은 밥을 많이 먹으면 화나지 않느냐고 하시는데, 정 반대죠. 저희 올레요커피에 많은 이들이 찾아와서 맛있게 음식을 드시고 쉬다 가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서귀포시 월드컵경기장에서 바다방향으로 내려오면 4거리가 나오는데 강정 방향으로 바로 방향을 틀면 올레요커피를 만날 수 있다. 전복해물라면과 얼큰고기라면은 보통 7000원, 특 1만원. 흑돼지 오븐돈가스 1만원이다.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영업하며, 연중 무휴다.

문의 732-1122.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168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