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복지가 일자리다

[월요논단]복지가 일자리다
  • 입력 : 2014. 10.20(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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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 지방정부 할 것 없이 정책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것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 문제다. 우리는 제조업을 통한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우리가 오랫동안 선진국이라 불렀던 나라들의 국민소득과 어깨를 겨룰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나라에 살고 있다. 하지만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개발도상국가와 경쟁하기 어려워진 제조업 분야가 늘어나고 국가간 기술격차가 줄어들면서 일자리 창출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가 서비스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내수 경기 진작이다. 이러한 성장 전략의 대표적 사례가 미국인데, 제조업을 과감하게 후발 주자에게 넘기고 금융, 의료, 교육을 매개로 거시 경제를 운영하고 있다. 의료만 해도 나라 전체가 1년에 의료비로 쓰는 돈이 전체 GDP의 17%를 넘는다. GDP 대비 몇%라는 표현은 현실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제 우리가 지불하는 의료비와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한해 130조원 정도를 의료비로 더 쓰는 정도의 규모고, 제주도 1% 원리를 적용해보면 1조3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이 정도의 돈을 쓰면서 우리라면 제조업이나 자영업에 종사할 사람들 중 상당수가 의료와 관련된 의료서비스 제공과 관련된 일자리 외에도 의료와 관련된 보험 교육 행정 등에 종사하면서 먹고 살고 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진 않을 듯 싶다.

제조업에 기반한 수출에 주력업종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는 우리 형편에서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보유하고서 글로벌한 수준에서 금융을 좌지우지하는 미국을 따라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미 비대해진 사교육 시장 탓에 교육 분야도 일자리 창출 여력이 별로 없다. 그렇다면 남는 게 의료와 복지분야다. 우선 보건복지 서비스와 관련해서 어느 정도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지 가늠해보기 위해서 OECD국가들의 현황을 살펴보면 인구 1000명당 보건의료와 복지서비스에 종사하는 인구수가 미국 61.82명(2012년), 영국 60.23명(2012년), 캐나다 61.01명(2012년), 호주 60.9명(2012년), 일본 48.7명(2009년), 이스라엘 41.6명(2012년), 멕시코 12.94명(2013년), 터키 8.34명(2009년)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2014년 7월 현재 보건복지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인력이 176만1000명으로 인구 1000명당 35.2명 수준이고 제주는 2013년 기준 보건의료업에 9000명, 복지업에 1만1000명이 종사하고 있어 인구 1000명당 35.3명 수준이다. 일본 수준으로 보건복지 일자리가 늘어난다면 전국적으로 65만개, 제주도는 7800개 정도고,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수준이라면 제주도에 1만5000개, 전국적으로는 125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보건복지 분야는 이미 가장 빠르게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는 업종이다. 앞으로도 인구 고령화와 사회경제적 양극화에 따른 보건복지 서비스 요구도가 높아지고 있어서 보건복지 일자리에 대한 수요는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복지 확대에 대한 첨예한 갈등과 대립으로 인해서 보건복지 분야의 일자리 창출 전망이 그리 녹녹지만은 않다. 누군가는 비용을 부담해야 되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소위 '무상'으로 대변되는 현금급여 확대에 대한 이념적 거부감과 대립이 고조되면서 복지 확충과 이를 기반으로 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복지를 측은지심에 기반한 구제사업 정도가 아니라 현대적 의미의 상부상조를 가능케 하는, 그래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유망산업이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박형근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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