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왕종두 '행복한 생명 그린대학' 학장

[제주愛 빠지다]왕종두 '행복한 생명 그린대학' 학장
제주에서 키워가는 녹색혁명의 꿈
  • 입력 : 2014. 11.07(금)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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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그린디자이너로 통하는 왕종두 '행복한 생명 그린대학' 학장. 제주에 정착한 뒤 제주도민들을 대상으로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그린디자인 운동을 펼치고 있다.

'가구는 과학' 유명 카피 광고 디자인
제주 정착후 '그린디자인' 실천·강의

1992년 '리우선언'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디자인 분야에서도 그린디자인 개념이 나타났다. 그린디자인은 산업혁명 이후 자연생태계를 파괴시켜온 제품에 친환경 디자인을 적용해 지구 환경을 지키자는 것이다.

왕종두 '행복한 생명 그린대학' 학장은 대한민국 1호 그린디자이너로 통한다. 서울시그린디자인 자문위원, 한국디자인진흥원 자문위원, 산업디자인평가원 심사위원, 국민대 제로원디자인센터 강의교수 등의 약력이 그의 정체성을 알려준다. 그린디자인 전도사인 그가 제주에서 '행복한 생명 그린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한 왕 학장은 광고기획사인 오리콤(1985~1994)과 금강기획(1994~1997)에서 광고디자이너로 활동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는 카피로 유명한 광고도 그의 작품이다. 이후 대학원에 진학해 그린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강의와 작품 활동을 병행하면서 그린디자인 운동을 펼치고 있다.

2011년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중고생용 디자인 교과서를 개발했다. 이 교과서에 왕 학장의 학위논문이자 그린디자인 작품인 '태양광십자가'가 소개됐다.

"어느 날 도심 속 수많은 십자가 풍경을 보게 됐죠. '참 많다. 저렇게 밤새 켜놓으면 전기세도 많이 들겠네.' 조사해봤더니 한달 전기료가 수십만원대였어요. 고민 끝에 아이디어를 얻게 됐죠. '태양전지와 십자가를 융합해 낮에는 빛을 축전지에 모으고 저녁에 돌려 쓰면 되겠네!'"

당장 스케치를 시작한 그는 3점의 작품을 완성해 전시를 시작하고, 특허도 받았다. 작품은 각각 평창 필립보생태마을과 서울 명일동 성당, 충북 음성군 감곡면 마을광장에 설치됐다. 하루 종일 화석에너지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던 교회가 환경보전에 앞장설 수 있게 된 셈이다. 태양광십자가는 그린디자인의 의미와 역할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후 대학과 전국을 다니며 그린에너지를 전도하던 그는 3년 전 제주에 정착했다. 아내의 고향 제주는 지키고 보존하고 회복시키기 위한 그린에너지를 실천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태평양을 바라보는 제주는 생태에너지로 충만해 지구촌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 같았죠. 그린디자인을 실천하고 소통하면서 나누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제주에 정착하게 됐습니다."

올해 5월 10주 과정으로 처음 시작한 '행복한 생명 그린대학'은 현재 3기째 운영되고 있다. 월요일에는 도내 4개 대학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하고, 금요일에는 공무원·교사·농부·직장인 등의 수강생들이 찾아온다.

"강의를 처음 받는 학생들은 깜짝 놀라곤 하죠. 철제 옷걸이의 형태를 변화시켜 책이나 노트북 받침을 만드는 행위들이 디자인을 통해 생활과 관념, 관습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이죠."

그린대학은 관에서 보조금을 받으면 정체성이 무너진다는 이유로 부부가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제도권 교육에서는 접할 수 없는 그린디자인은 이렇게 생활 속에서 실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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