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88)제주시 도남동 삼바리회센터

[당찬 맛집을 찾아서](88)제주시 도남동 삼바리회센터
  • 입력 : 2015. 02.06(금)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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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어는 목살, 가슴살, 등살, 뱃살, 배꼽살, 사잇살 등 부위별 맛이 달라 겨울철 미식가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강희만기자

겨울철 최고 별미 대방어의 화려한 변신
부위별 식감이 다른 10kg 이상만 고집
소금간 머리구이·튀김·매운탕 밥도둑
30년 활어유통으로 키운 노하우 발휘

겨울철 제주 최고의 별미는 방어회다. 차디찬 겨울바다를 헤치며 탱글하게 물오른 살점이 입안 가득 바다의 향을 선사한다.

방어는 겨울이 아니면 좀처럼 맛보기 힘든 어종이다. 제철을 맞은 방어가 미식가들의 입맛을 유혹한다. 특히 대방어는 맛으로 보나 식감으로 보나 난류성 어종인 고가의 참치와 견줘도 뒤쳐짐이 없다. 싱싱한 활어를 갓잡아 내놓다보니 최고급 어종인 다금바리, 북바리가 부러울 바가 아니다.

3년전 대방어만을 고집하는 맛집이 제주시 도심에 둥지를 틀었다. 30년간 활어 유통업으로 잔뼈가 굵은 오태진 사장(59)이 제주시 도남동 주택가에 '삼바리회센타'의 이름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처음 연 식당이지만 주인장의 유통을 하며 키운 눈살이 좋은 횟감을 고르는데 탁월하다.

삼바리회센터의 주인장 오태진·양성열 부부.

제주시 어촌마을인 북촌 출신은 오 사장은 방어회에 대한 철학이 남다르다.

"4~5kg이상이면 대방어라 치지만 부위별로 식감이 다른 여러가지의 맛을 볼 수 있는 10kg 이상의 것만 쓰려고 고집하죠. 맛을 보면 작은 것들은 푸석한 맛이 있는데 반해 크면 클수록 육질의 풍미가 더해지죠. 회를 떠보면 신선한 방어회일수록 무지개빛이 제대로 납니다."

오 사장의 고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유통업을 겸하다보니 제철에 어느 곳에 어떤 고기가 나오는지 '빠삭'하다.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매일 도내 전역을 돌며 대방어를 받아다가 김녕에 임대한 수족관에 보관하면서 손님상에 내놓고 있다. 이러한 열정에 손맛까지 더해지니 단골도 많다.

오후 4시 문을 열자마자 지인들과 횟집을 찾은 배종현(61)씨는 "삼바리라는 상호도 특이하지만 주인장이 정성껏 썰어주는 회맛은 가히 일품"이라며 "자연산만을 고집하니 믿고 먹을 수 있고, 대방어의 참맛은 회에 자리젓갈과 김을 함께 곁들여 싸먹으면 최고"라고 말하며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일주일이면 보통 3~4번 찾을 정도로 대방어의 맛에 푹 빠져 있다.

대방어를 먹는 방법도 천차만별이다. 초장이나 막장에 찍어 먹는 사람, 고추냉이 간장에 찍어 먹는 사람, 묵은지에 싸서 먹는 사람, 함께 나오는 자리젓갈이나 게우젓갈에 찍어 먹는 사람 등등. 여기에 하나 더 사잇살이라 부르는 붉은 살은 육회처럼 기름장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다. 목살, 가슴살, 등살, 뱃살, 배꼽살, 사잇살 등 부위별 맛이 다르다보니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회에 앞서 나오는 부요리도 푸짐하다. 담당은 오 사장의 부인 양성열(54)씨. 식당을 연 장본인이다. 그 뿐인가. 아들 오민호(30)씨와 예비 며느리 양세미(27)씨도 식당일을 거들고 있다. 가족이 함께 하다보니 가족애도 돈독해진단다.

"부요리 재료도 되도록 제철, 그리고 제주산을 고집하죠. 소라와 홍해삼을 비롯해 문어 등 신선한 재료를 찾아 손님상에 내놓으려 하죠. 굴과 과메기 등은 타지역에서 불러서 내놓지만 자리젓갈이며 게우젓 등도 제주의 것이 손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에 충분합니다. 지리나 매운탕도 최소 3시간이상 푹 고아 하얀 국물을 내 사용하다보니 보약이나 다름없죠."

가족 모두가 정성을 다해 손님맞이에 나서다보니 저녁이면 단골들로 북적인다. 입소문이 벌써 서울까지 퍼져 아름아름 관광객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선어회를 이용한 방어튀김과 대방어 머리구이도 일미다.

삼바리회센타에 오면 사계절 입맛이 즐겁다. 방어철이 끝나면 도다리에 이어 봄부터 제주 자연산 벵에돔을 비롯한 여름에 솔치와 돌돔까지 이어진다. 그 뿐인가. 가을이면 배에서 직접 공수한 북바리를 맛볼 수 있다. 고가이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덜 받고 있다. 대방어나 모듬회 1인 코스 2만5000원, 참돔 1kg 8만원(3~4인 기준), 벵에돔 1kg 10만원(3인 기준). 제주시 도남로7길 35. 064)758-8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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