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6)내 몸속에 돌이 있다?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6)내 몸속에 돌이 있다?
소화 안되고, 배가 아프지만 등도 뻐근한데 혹시…
  • 입력 : 2015. 02.13(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해 젊은층에서 담석증 유병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담석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식이나 무리한 다이어트를 피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야채, 과일 등의 신선 식품을 섭취하면서 꾸준한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담석

담석 환자 중 15배 정도 담낭암 발생 빈도 증가
복통 지속시 복부초음파·CT로 담석여부 확인
젊은 여성 무리한 다이어트 원인 유병률 높아

김민정 제주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쓸개에 돌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꼭 수술해야 하나요, 쓸개에 돌이 있다고 했는데 돌만 꺼낼 수는 없나요, 꼭 쓸개를 다 떼어 내야 하나요, 쓸개 빠진 사람이 되어도 문제가 없나요?". 담석증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들이다.

옛 말에 심지가 없는 사람을 빗대 '쓸개 빠진 사람'이라 불렀다. 은연 중에 쓸개라고 불리는 담낭을 꽤 중요한 장기로 인식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담석증이나 담낭 용종으로 병원을 찾았는데 돌이나 혹만 제거하는 줄 알고 갔다가 담낭을 완전히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담낭 (쓸개)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 (쓸개즙)을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식사를 하게 되면 담낭이 수축하면서 저장됐던 담즙을 십이지장으로 짜 보내 소화를 돕는 기능을 하는 장기이다. 따라서 담낭을 제거한다 해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주머니가 없어지는 것일 뿐, 담즙은 간에서 계속 생성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석증(K80)'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07~2012년) 담석증 질환의 진료인원은 2007년 8만8315명에서 2012년 12만5364명으로 연평균 7.3%씩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도 연평균 6.4% 늘었다.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연평균 증가율은 남성 7.7%, 여성 연평균 6.9%로 남성이 더 높았다. 제주대학교병원 외과 김민정 교수의 도움으로 담석증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 담석증은 꼭 수술해야 하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술해야 한다. 증상이 없는 담석의 경우에는 대부분 지켜보는 것이 교과서적으로는 원칙으로 돼 있으나 통계적으로 보면 1년에 약 3% 가량은 증상이 생겨 담낭염으로 진행된 상태에서 응급 수술을 하게 된다. 그리고 담낭암의 경우 담석과의 연관성이 높아 담석이 있는 환자에서 15배 정도 담낭암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석이 담낭벽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일으키는 만성적인 염증이 담낭벽을 변성시켜 결국 암을 유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담석에 의한 증상이 있다는 것은 담석이 담낭벽을 자극해 염증이 반복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를 지닌 담낭은 적절한 시기에 계획적으로 수술할 것을 전문의들은 추천하고 있다.

또 복통이나 속쓰림이 발생하는 경우 흔히들 내시경부터 시행하고 무조건적으로 위나 대장 등의 위장관 검사를 위주로 진행하면서 담낭의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채 증상은 지속되고, 원인은 찾지 못하면서 병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 복통이 지속되는데 내시경이나 다른 복부 검사에 특이 소견이 없을 때에는 반드시 복부 초음파나 컴퓨터 단층 촬영(CT) 등으로 담석 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하고 있다.

# 담석에 의한 증상

소화가 잘 안되고, 특히 기름기 많은 음식을 먹은 경우에는 가슴이 답답하다. 심할 경우에는 자다가도 깰 정도의 복부 불편감 및 복통이 지속된다.

배가 주로 아프지만 등이 뻐근한 경우도 있으며, 심한 경우 통증으로 인해 응급실에 실려오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없이 우연히 담석이 발견된 경우에는 만에 하나 담낭암이 동반된다 하더라도 조기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무증상의 담석 및 담낭 용종이라고 신경 쓰지 않을 것이 아니라 반드시 전문의의 조언과 정기검진을 통해 적절한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담낭암을 미연에 방지하면서 치료를 쉽게 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합병증도 줄일 수 있다.

# 다이어트와 담석증

담석증은 주로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병했지만 최근 젊은 여성들에게서도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무리한 다이어트와 연관성이 높다. 담석증은 주로 콜레스테롤 같은 담즙 구성 성분 중 일부분이 담낭 안에서 돌처럼 굳어지는 질환이다. 5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고연령층의 질환으로 알려져 왔으며 남성과 여성의 유병률은 비슷하다. 그러나 20대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과도한 다이어트가 주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하고 있다가 식사를 하게 되면 소화 작용을 위해 담즙을 일시적으로 짜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데 다이어트를 위해 오랜 시간 식이 섭취를 하지 않게 되면 담낭이 수축할 일이 없어지게 되고, 그로 인해 담즙이 담낭 안에 오래 고여있다 보니 담석이 잘 생기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담석증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도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담석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식이나 무리한 다이어트를 피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야채, 과일 등의 신선 식품을 먹으면서 꾸준한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복강경 담낭 절제술

과거 개복 수술이 주를 이루던 때에는 증상이 없는 담석증의 경우 지켜보는 것이 원칙이었다. 개복 수술 자체의 위험성이나 환자에게 가해지는 부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인 부분이 컸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담낭 절제 수술의 표준은 '복강경 담낭절제술'이다. 복강경 수술의 발달로 작은 흉터(구멍) 몇 개로 수술이 가능하며, 개복 수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입원기간이 줄어들어 대부분의 환자에서 2~3일 이내에 퇴원이 가능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담낭암 발생 위험이 높은 나라여서 담석이나 담낭 용종이 발견된 경우 간과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572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