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국제학교 과실송금 허용 입법 철회되어야

[월요논단]국제학교 과실송금 허용 입법 철회되어야
  • 입력 : 2015. 03.30(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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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6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는 영어교육도시 내의 국제학교가 원래의 설립 동기였던 조기유학 수요 흡수, 유학수지 개선, 기러기 아빠 등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재학생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를 보니 그렇다는 것인데 당사자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일반화시킬 수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설립취지를 만족시키고 있다면 왜 이 정부는 학교회계의 잉여금을 영리법인회계로 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과실송금 허용 입법을 하려는지 더 큰 의문이 든다.

JDC에 의하면, 현행 국제학교 교육과정에 대해서도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최고라 한다. 이는 조사를 해보지 않아도 뻔한 결과이다. 본교의 교육과정을 그대로 적용한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일방적인 학습을 강요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학생중심의 수업을 한다는 점, 방과 후에 반강제적인 자율학습도 없다는 점, 시험과 평가 중심의 경쟁시스템도 덜하다는 점, 많은 클럽과 동아리 활동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점, 쾌적한 교실과 학교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 등 도저히 일반 학교에서 찾아볼 수 없는 장점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는 최고인데, 이 나라 정부만은 불만이란 것도 의문이다.

JDC의 발표대로 설립취지에 기여도가 높고, 교육과정 운영의 만족도가 최고라면 이를 잘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현행 제주특별자치법에 규정된 대로 국제학교의 학교회계 잉여금은 학교의 설립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어야 한다(제189조의 12 제3항). 그런데 왜 이 나라 정부는 기회 있을 때마다 이 조항을 개정하려고만 할까? 특히 국토해양부는 JDC의 발표에 매우 불만을 가진 듯하다. JDC의 발표가 있자마다 "제주국제학교는 영리법인임에도 불구하고 학교회계에서 법인회계로의 결산상 잉여금의 전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해외직접투자를 동반하는 우수 외국학교의 국내 유치에 장애"가 되고 있다면서, 제189조 12의 해당조항을 개정하겠다고 3월 10일부로 입법예고하였기 때문이다.

과실송금 허용 입법예고는 교육의 시장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그 출발이 제주의 국제학교일 뿐이다. 이미 국제학교들은 본교의 교육과정을 제공받는 대가로 연간 수십억 원의 로열티를 학교법인에 지불하고 있다. 교육프로그램을 빌려 쓰는 만큼 정당한 대가는 지불해야 하겠지만, 적자운영과 귀족학교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용인했던 것은 그것이 다른 게 아니라 교육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과실송금이 허용되면 사정은 달라질 것이다. 학교법인은 정상적인 교육과정보다는 돈이 되는 교육프로그램 운영에 더 관심을 둘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수업료가 급등하여 더욱 귀족학교화 되고, 제주사례는 다른 경제자유구역의 외국교육기관으로 급속하게 확대되어 교육과 학교의 시장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과실송금 허용이 공교육에 가져올 파장은 불을 보듯 뻔하기에 전교조 등 교육계와 시민단체들이 우려하고, 제주도교육청도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였다. 제주특별자치법에 규정된 국제학교의 설립목적은 '국민의 외국어 능력 향상과 국제화된 전문인력 양성'에 있다(제189조의 4). 입법 예고된 과실송금 허용은 국제학교의 설립동기 뿐만 아니라 이러한 설립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정부는 교육의 시장화를 조장하는 입법예고를 철회하고 공교육의 정상화에 매진해야 한다. 국제학교와 같은 만족도가 높은 교육과정을 일반 학교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과 제도를 개혁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마땅하다. <강봉수 제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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