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 싶다](105)성산·오조 지질트레일

[그곳에 가고 싶다](105)성산·오조 지질트레일
이야기 품은 제주의 해양문화
  • 입력 : 2015. 04.24(금)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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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해녀의 집 인근에서 성산·오조 지질트레일 길열림 행사가 열린다.

26일 성산·오조 지질트레일 개통
화산과 바다, 사람을 만나는 길
일제 동굴진지 등 볼거리 풍성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지질공원인 성산일출봉은 전 세계적으로도 '수성화산 연구의 교과서'라 불리는 명소다. 192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썰물 때면 드러나는 모래톱길을 따라 걸어갈 수 있는 섬이었지만 지금은 제주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바로 이곳에 제주 해양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지질트레일 길이 마련됐다.

제주관광공사는 오는 26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해녀의 집 인근에서 성산·오조 지질트레일 길열림 행사를 진행한다. '화산, 바다와 사람을 만나 해양문화를 품은 이야기 길'이라는 명칭을 붙인 성산·오조 지질트레일은 수월봉과 산방산·용머리해안, 김녕·월정 지질트레일에 이어 네 번째 개통되는 지질트레일 코스다. 이 코스는 성산일출봉을 시작으로 성산리와 오조리 양 방향으로 걸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성산일출봉 등반을 포함하면 8.3㎞(성산일출봉 트레킹 1.2㎞ 포함)의 코스로 3시간 30분에서 4시간 이내에 걸으면서 수려한 경관을 만나게 된다.

코스는 성산일출봉 주차장-일제 동굴진지 유적지-터진목/4·3 유적지-철새도지 해설포인트-용천수 지대-교각 입구-오조리사무소-족지물-식산봉-성산 뷰포인트-성산·오조 갑문-로터리(성산 옛 세관터·카페코지 카페 앞)-성산포 수협-테우리동산 입구-우도 뷰포인트-이생진시비-오정개-성산일출봉 주차장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일제동굴진지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 일본군이 연합군과 최후의 일전을 준비하기 위해 만든 자살특공기지다. 총 길이가 514m인 이곳은 제주도 내 특공기지 중 가장 길며, 일출봉 해안에는 모두 18곳의 동굴진지가 발견됐다.

연륙공사로 인해 이어지면서 바다가 드넓은 내수면이 된 터진목은 4·3사건 당시 주민들이 집단 학살당한 비극의 역사가 서려 있다. 내수면 습지인 철새도래지에서는 갈매기류와 오리류, 백로류, 아비류, 논병아리류, 가마우지류, 도요물떼새류와 저어새, 큰고니, 큰기러기, 물수리, 매, 황조롱이 같은 희귀철새를 만나볼 수 있다.

염습지에서만 자라는 희귀식물인 황근의 국내 최대 규모 자생 군락지인 식산봉에는 흥미로운 전설도 깃들어 있다. 오정개는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동물골격화석이 산출된 곳으로 화산 분출 당시 새와 사슴의 흔적을 보여준다.

26일 개최되는 성산·오조 지질트레일 길열림 행사에서는 지질관광상품 연계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지질마을의 자연환경, 역사, 문화 등 지질자원의 특성을 체험할 수 있는 지질체험프로그램으로 해저지질 스쿠버 다이빙과 해녀문화인 불턱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지질마을에서 생산된 특산물 및 소규모 가공식품을 브랜드화해 선보이는 1차, 1.5차 가공식품인 지오팜으로 현지에서 채취하고 가공한 해초맛가루 주먹밥을 선보인다. 지질명소의 특성을 활용해 만든 로컬푸드인 지오푸드로는 하모리층 화산탄 쿠키와 서귀포층 패류화석 마들렌 베이커리 세트를 소개한다. 지질트레일 코스 스탬프 투어, 해녀문화공연, 반달장(프리마켓) 등 다양한 부대프로그램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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