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다 챙기려다 다 놓친다

[월요논단] 다 챙기려다 다 놓친다
  • 입력 : 2015. 06.01(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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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으로 달아나는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는 없다. 욕심 부리다가는 두 마리 다 놓친다. 감귤행정이나 감귤농가의 욕심도 마찬가지이다.

감귤행정의 눈에는 감귤농가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욕심을 부리는 것으로 보인다. 감귤농가의 눈에는 행정이 너무 간섭해서 잡을 토끼를 놓치게 한다고 느낀다. 지난 5월 14일 도에서 '감귤 구조 혁신' 방침을 발표하자마자 감귤농가가 즉각 반발했다. 누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욕심을 부렸는지는 되짚고 넘어가야 한다.

2000년대 초 감귤을 땅에 파묻었던 쓰라린 경험을 했다. 조수입도 3000억 원에 불과했다. 10년 넘게 간벌과 폐원 정책을 추진하면서 품질을 높이고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최근 몇 년간 감귤가격이 매년 1000억 원 가까이 증가했다. 2013년산 감귤은 9000억 원을 넘겼다.

자신감이 붙은 감귤농가는 작년에 1번과를 상품에 포함시켜달라고 요구했다. 1번과만 상품에 포함되면 감귤 조수입 1조원이라는 토끼를 다 잡은 것처럼 당당했다. 행정도 감귤농가의 요구에 따라 52㎜였던 상품과 기준을 49㎜로 확대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작년에는 극조생 감귤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가격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급기야 2014년산 노지감귤 조수입이 그 전해에 비해 33%나 하락했다. 한라봉 가격도 급감했다.

행정의 눈에는 이 상태를 그대로 유지했다가는 2000년대 초 같은 감귤 조수입 하락이 걱정되었을 것이다.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올해산 감귤가격이 또 다시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행정은 비상조치처럼 가공용 감귤의 수매지원 중단을 발표했다. 비상품과는 농가 스스로 자율 폐기하라는 얘기였다. 그러나 되짚어보면, 비상품 감귤 가공용 수매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정책의 빌미는 감귤농가가 제공했다. 감귤농가의 요구대로 상품규격이 52~ 70㎜에서 49~70㎜로 확대돼 감귤 유통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상품용 중에서 결점과를 가공용으로 수매한다는 대책을 세웠을 것이다.

자율 폐기는 적절하지 않은 용어다. 좋은 상품을 만들기 위한 당연한 생산과정이다. 사과나 배나 복숭아는 꽃이 피면 솎아내기 시작한다. 열매가 달리면 다시 두 세 차례 열매를 솎아낸다. 봉지를 씌우는 시기가 되면 다시 비상품과를 솎아내면서 생산량의 30~40%를 제거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배는 700g짜리 상품을 만들어낸다. 감귤처럼 꽃이 피면 모두 수확해 시장에 내놓으려는 욕심을 갖지 않는다.

작년까지는 감귤정책을 바꿀 이유가 없었다. 계속 감귤가격이 상승세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2010년부터 지원했던 가공용 감귤의 도비 지원을 한 번에 중단하는 것은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감귤정책도 감귤농가보다 한 두 발자국 앞서 가야지 너무 앞서가면 현실과 맞지 않고 오히려 불법을 저지르는 상인들의 배만 불려줄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1번과가 상품으로 포함되면서 유통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상품과 중에서 가공용으로 수매한다는 정책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상품용 중에서 가공용으로 수매하는 감귤에 대해서는 예전처럼 도비에서 지원해주는 보완책도 마련해야 한다. 정책이든 감귤농가든 모두 챙기려다가 모두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화살은 과녁을 정확하게 겨누지 않으면 100% 빗나간다. 감귤정책이든 감귤농가든 고품질이라는 과녁을 정확하게 겨냥하고 활시위를 당겨야 한다. 소비자는 고품질에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현해남 제주대학교 생명자원과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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