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꼴까닭'의 매력은 주 메뉴인 옻오리 요리의 맛 못지 않게 인근에 시원한 물이 흐르는 솜반천이 있어 운치가 더해진다.
솜반천 분위기 옻오리 요리 운치 더해몸에 좋은 황칠·능이버섯 등 약재 육수찹쌀 누룽지나 면사리는 무료로 제공
무더위가 본격 시작되는 7월이다. 다음주면 어느덧 초복(13일)이다. 이를 신호탄으로 중복(23일), 말복(8월 12일)으로 이어지는 '삼복 시즌'이 펼쳐진다.
매년 복날이면 삼계탕, 보신탕 등 보양식을 파는 식당들은 손님들로 붐빈다. 올해 삼복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고기를 잘 먹지 못했던 예전에 비해 영양과다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는 보양식이 몸보신 음식이 아니라 단순한 고열량 음식일지 모르지만, 복날 '이열치열' 땀을 뻘뻘 흘리며 먹는 그 날의 맛을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서귀포시 서귀동에 위치한 '오리꼴까닭(대표 김창범·장순화)'은 시원한 솜반천의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옻을 이용한 오리·토종닭 백숙, 돔베고기를 먹을 수 있는 보양식 전문점이다.
장순화 대표는 "소정방폭포에서 3년간 계절음식점을 하다가 지난 4월 이곳에 문을 열게됐다"며 "오리와 닭이 전부 들어가는 이름을 생각하다 보니 이런 이름을 짓게 됐다"고 독특한 가게이름의 배경을 설명했다.
주인장 장순화씨가 보양식 옻오리 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피부염을 일으키는 옻을 사용해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이곳에서는 옻독이 몸에 오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옻의 좋은 성분을 유지하면서 피부 발진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독소는 제거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옻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냉방병이 자주 걸리는 등 몸이 찬 사람이 먹으면 몸의 기능을 균형 있게 만들어 주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1시간 가량 조리된 옻오리.
주인장의 추천을 받아 '옻 오리'를 맛보기로 했다. 옻은 물론 황칠나무, 업나무, 구찌뽕, 능이버섯 등 몸에 좋은 각종 약재가 들어가 더위에 지친 몸을 달래주기에 그만이다.
이 곳의 오리는 직접 계약한 농장에서 공수해 오는 것으로, 주인장이 직접 내장 속의 기름을 제거하는 등 손질을 거쳐 조리한다. 옻오리의 조리시간이 1시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전화로 예약을 하면 바로 맛 볼 수 있다.
예약한 덕분에 바로 옻 오리를 먹을 수 있었다. 약재로 우려낸 맑은 국물 속에는 잘 익은 오리 한 마리 들어있고 능이버섯, 황칠순, 부추 등 건강에 좋은 재료도 넉넉하다. 고소한 향이 먹기 전부터 미각을 깨우기 시작하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반찬이 나오기 전에 먼저 국물을 한 수저 떠서 입으로 가져갔다. 고기기름이 떠있어서 느끼할 것 같았지만 막상 먹어보니 담백하고 입에 착착 감기는 감칠맛이 일품이다.
김치, 양파지, 마늘지, 명이나물 등 반찬이 나오자 곧바로 오리고기와 김치를 곁들여 먹었다. 잘 익은 오리의 부드럽고 쫀득한 식감과 김치가 만나면서 환상의 궁합이 입안에서 펼쳐졌다. 세련된 맛은 아니지만 제주도 말로 표현하면 배지근한(적당히 기름지고 감칠맛이 나는) 맛이 느껴졌다. 오리고기를 다 먹었다면 무료로 찹쌀 누룽지나 면 사리를 선택해 육수와 함께 먹을 수 있다.
가격은 옻 오리·닭 5만원, 돔베고기 5만원, 능이버섯 오리·닭 6만원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다. 찾아가는 길.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 332-3(일주동로 8737), 전화 064-732-0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