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br>(35)소리 없이 다가오는 담낭암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br>(35)소리 없이 다가오는 담낭암
초기 증상 없어 진단기술 발달에도 진단 힘들어
  • 입력 : 2015. 09.11(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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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 수개월전부터 시작된 우상복부 통증으로 내원한 86세 여자 환자. CT (좌측)와 PET-CT (우측)에서 5㎝ 이상의 담낭 종괴와 다발성 간전이, 림프절전이가 관찰되는 진행성 담낭암으로 진단됐다. 사진 아래, 비특이적인 복통으로 병원을 찾은 64세 여자 환자. CT에서 담낭에 2.5㎝ 크기의 종양이 관찰돼 담낭 절제술로 종양을 치료했다. 사진=제주대학병원 제공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우상복부 통증 호소
고위험군 환자 조기에 담낭절제술 받아야
복부 팽만감·소화장애 만성적이면 진료를


담낭(쓸개)은 간 바로 밑에 붙어 있는 주머니 모양의 장기로, 간에서 생산된 담즙을 농축시켜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담낭에 발생하는 종양은 대부분 악성이 많으며, 증상이 비특이적이고 경미해 조기진단이 어렵고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단계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복부초음파 검사가 보편화 되면서 무증상의 담석이나 담낭용종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더욱 많아지고 있는데, 이런 양성 질환이 담낭암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 때문에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정승욱 교수의 도움을 받아 담낭암에 대해 알아본다.

# 정의와 종류

담낭암은 담낭에서 생기는 암세포로 이뤄진 종괴를 일컫는다. 담낭 세포에서 발생하는 선암종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일반적으로 담낭암이라고 하면 선암종을 말한다. 그 외에 미분화암, 편평상피세포암, 선극세포종 등이 있고, 드물게 유암종, 림프종, 간질종양, 과립세포종, 악성 흑색종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담낭의 위치와 담낭암 발생 모식도 사진=국립암센터 제공

# 담낭암의 위험인자

담석은 담낭 점막에 대한 만성적인 자극과 염증을 발생시키고 이로 인해 상피세포의 이형성을 초래해 담낭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담낭 결석이 있는 사람은 담낭암 발생 위험이 5~10배 정도 높고, 담석 치료를 위한 담낭절제술 시행이 증가하면서 담낭암 발생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담낭절제술에 따른 합병증, 치사율을 고려하면 무증상의 담낭 담석 환자에서 담낭암의 발병을 걱정해 예방적 담낭절제술을 시행하지는 않는다.

오랜 만성담낭염의 결과로 발생되는 석회화 담낭 또는 도자기 담낭과 췌담관합류이상은 담낭암의 위험인자이다. 또 담낭용종 중에서 선종은 크기가 악성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10㎜ 이상에서는 예방적 담낭절제술이 권장된다. 이외에 만성적인 장티푸스 보균 상태, 감염, 약물, 위 수술 병력, 높은 체질량지수, 발암물질 등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또는 인종적 요인 등이 위험인자로 거론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발암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다.

# 증상

담낭암을 시사하는 전형적인 임상증상이 없기 때문에 다른 담낭 질환과 감별하기 어렵고 특히 초기에는 비특이적 증상만 나타나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식욕부진, 체중감소, 구역 등의 비특이적 증상과 우상복부 통증, 황달, 발열, 오한 등의 담낭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지속적이거나 혹은 반복적인 우상복부 통증과 같은 담낭염의 양상으로 발현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는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에 흔하다. 우상복부 복통은 급작스런 쥐어짜는 듯한 통증보다는 지속적으로 광범위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 진단

담낭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다른 담낭질환들과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진단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진단이 매우 힘들다. 담관폐쇄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혈액검사상 특이 소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행된 암인 경우 빈혈과 간수치 상승, 빌리루빈의 경한 상승이 관찰되며, 담도를 침범한 경우에는 고빌리루빈혈증이 나타난다.

영상 검사 중 복부초음파검사가 가장 간편한 비침습적 진단방법으로 종양의 크기, 형태학적 특정과 주위 조직으로의 침윤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전산화단층촬영(CT)은 종양의 침범범위, 간 침범범위, 종양의 절제 가능성, 림프절종대, 간전이, 혈관침범 등 절제가능성을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자기공명영상(MRI)은 담낭암의 국소 침범을 평가하는데 매우 유용하며 혈관 침윤과 같은 부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내시경초음파는 현재 이용 가능한 진단방법 중에서 정확도가 가장 높은 편이다. 담낭용종을 감별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담낭암의 병기를 판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이나 경피담관조영술은 담관 폐쇄 소견 및 이로 인한 폐쇄성 황달이 있는 경우에 시행할 수 있으며 조직검사 및 내시경적 치료를 동시에 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치료

수술적 절제가 담낭암의 유일한 완치법이지만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많지 않다. 암세포가 담낭의 점막이나 근육층 내에 국한된 경우 담낭절제술로 충분하다. 암세포가 담낭 장막하 결체조직까지 침윤한 경우나 간으로 직접 침윤 또는 주위 림프절로 전이된 경우 등의 진행암은 침범한 간 부위와 림프절을 포함한 확대담낭절제술을 시행한다. 하지만 암이 진행해 담관 주위로 많이 침윤했거나 전이가 된 경우는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하다. 절제가 불가능한 진행된 담낭암 환자는 황달을 해결한 후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을 시행해 볼 수 있으나 반응이 다양하고 아직 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총간담관이나 총담관의 폐쇄로 황달이 생긴 환자에서는 내시경 또는 경피적 스텐트 삽입술을 고려하고 불가능한 경우에는 경피담관 배액술을 시행해야 한다.

# 예방법

담낭암을 예방하기 위한 수칙이나 권고되는 검진 기준은 없다. 알려진 위험 요인을 확인하고 전암성 병변이 확인되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또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 암이 발생한 경우에는 일찍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부 팽만감, 소화장애 같은 증상이 만성적으로 나타날 때는 병원 진료를 통해 소화기계 어느 부분의 이상인지를 감별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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