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42)겨울철 응급질환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42)겨울철 응급질환
발생 후 허둥지둥 말고 대처법 알아두면 OK
  • 입력 : 2015. 11.06(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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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일산화탄소 중독이 종종 매스컴에 오르내린다. 올 3월말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한 제주시내 한 해변. 사진=한라일보 DB

동창·침수족 방치 시 근육 조직 손상
젖은 손발 닦아낸 후 따뜻하게 해줘야
무색·무취 일산화탄소 중독은 요주의

어느 덧 올 한해도 50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지만 아직 겨울을 느낄 수 없는 늦가을이다. 그러나 머지 않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겨울을 재촉하게 된다. 겨울철을 앞두고 미리미리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자. 춥다고 실내에서 생활하는 날이 많아진다. 하지만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야외활동에 나서는 이들이 예전보다 많이 증가하는 추세다.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각종 안전사고에 노출될 염려도 커지게 마련이다.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얼게 되면 눈과 접할 기회가 많아지는데 젖은 장갑과 양말 때문에 동상에 걸릴 수 있다. 또 제대로 갖춰 입지 않은 등산복장으로 저체온증의 위험도 상존하게 된다.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강경원 교수의 협조를 통해 알아두면 좋을 겨울철 응급질환과 그에 대한 대응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들면 추위에 장시간 노출돼 심혈관질환, 저체온증, 동상, 참호족, 침수족 등 한랭질환이 있게 마련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 전국 540개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이 참여한 '한파로 인한 한랭 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했고, 그 결과 한랭 질환자는 전년대비 37% 증가했으며 음주자 및 경제적 취약계층에서 저체온증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동창에 걸린 손과 발. 동창에 걸렸을 때 즉각적인 응급처치를 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심부조직에서의 손상이 생길 수 있다.

# 동창(chilblain)과 침수족(immersion foot)

산에서 조난을 당하지 않는 이상 동상이나 저체온증에 걸리는 경우는 일반 레저 활동에서 흔하지 않다. 대체로 그보다 경미한 한랭 질환인 침수족이나 동창이 대부분이다. 침수족(immersion foot)은 참호족(trench foot)이라고도 한다. 젖은 발이 저온 환경에서 오랫동안 노출되면 조직의 동결없이 발생하며 심부조직(몸 깊은 곳의 근육 조직)으로의 손상이 동반되는 경우는 드물다. 대개 부종, 가려움증, 통증을 동반할 수 있다. 다른 한랭 손상으로 동창(chilblain)이 있다. 이 역시 침수족과 마찬가지로 차고 습한 지역에 반복적으로 노출시 생기는 경미한 정도의 동상이라고 보면 된다. 둘 다 마찬가지로 즉각적인 응급처치를 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심부조직에서의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이럴 때는 우선적으로 그 환경에서 벗어나야 한다. 눈싸움을 하고 있으면 눈싸움을 멈추고, 등산 도중이라면 즉시 하산해야 한다. 하산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면 눈이 쌓이지 않은 곳으로 이동하거나 그 자리에서 쌓인 눈을 털어내고 일정공간을 확보한 뒤 젖은 장갑과 양말을 벗고 손, 발은 마른 수건 등으로 잘 닦아 수분을 제거해야 한다. 곧바로 새로운 양말로 갈아 신어야 하며 새로운 양말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마른 손수건이나 휴지로라도 두텁게 발을 감싸 최대한 다시 손, 발이 젖는 일이 없도록 한 후 즉시 하산해야 한다.

젖은 손발을 건조하게 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는데 바로 재가온 즉, 다시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 할 것은 동창이나 침수족이 생긴 손발을 빨리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 핫팩과 같은 것을 만지는 것은 금물이다. 물론 동창이나 침수족이 생기기 전 손발이 시려워 핫팩을 이용하는 것은 괜찮다. 문제는 생긴 이후의 응급처치를 말한다. 재가온을 빠르게 하면 소양증(가려움증), 부종, 통증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서서히 가온을 해야한다. 그래도 증상에 호전이 없을 땐 즉시 병원 응급실을 찾아 적절한 처치를 받도록 한다.

# 일산화탄소 중독(carbon monoxide intoxication)

겨울철 응급질환으로 일산화탄소 중독도 빼놓 수 없다. 예전엔 '연탄가스 중독'으로 불렸다. 연탄보일러가 거의 사라진 지금은 좀 의아해 할 수도 있겠으나 엄연히 존재하는 일이다. 일산화탄소는 연료(특히 화석연료)의 불완전 연소로 인해 발생한다. 요즘은 연탄 보일러를 사용하는 가구가 감소하면서 이로 인한 사고가 현저히 줄었다. 그러나 아직도 하우스에서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 곳이 있으며 최근 아웃도어 캠핑의 열풍으로 야외에서 그릴을 이용해 요리를 해 먹거나 텐트 안에 난방을 위해 가스난로를 켜 놓는 경우가 있다.

일산화탄소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냄새를 맡을 수도 없어서(무색, 무취) 자신이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에 과량의 이산화탄소에 노출 될 수 있다. 하우스 작업이나 캠핑도중 두통, 메스꺼움, 가슴답답함, 어지럼증 등이 있을 경우 즉시 작업이나 캠핑을 멈추고 그 곳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즉시 환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자세를 편안히 한 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쉴 수 있도록 한다. 만일 그래도 증상의 호전이 없을 때에는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대개 치료는 대증 치료와 함께 고농도 산소를 투여하면서 경과를 지켜보게 된다. 하지만 의식의 변화, 경련 증상을 보이거나 부정맥 징후가 있을 때에는 고압 산소 치료가 필요하게 되는 경우가 간혹 생긴다. 대뇌나 장기에 출혈성 병변을 보여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까지 하는 무서운 질환이기 때문에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일산화탄소 중독에 대비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이다. 조금 춥더라도 수시로 환기를 잘 하는 습관을 갖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겨울철 응급질환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알아두면 자신은 물론 가족친지, 동료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겨울을 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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