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 꿈·끼 탐색, '나'를 알아가는 시간

[목요담론] 꿈·끼 탐색, '나'를 알아가는 시간
  • 입력 : 2015. 12.17(목) 00:00
  • 편집부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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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에 이어 내일이면 고입선발고사도 마무리된다. 요즘 같은 때를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어수선한 시기라 하여 '학사운영 취약시기'라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기계발시기'로 고쳐 부르고 있다. 학년이 바뀌는 전환기라는 특성과 다양한 체험활동 및 인성교육 중심의 '꿈·끼 탐색주간' 운영이 이루어지는 시기인 까닭이다.

특히 올해는 예술제, 동아리발표회, 진로체험 등과 연계한 꿈·끼 탐색주간 운영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꿈·끼 관련 UCC 공모, 우수사례 공모 등을 통해 현장의 사례를 발굴하고 보급하려는 노력도 전개되고 있다.

아이들의 꿈·끼 찾기의 출발은 당연히 자신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 체험활동은 자신 속에 숨겨진 호기심과 욕망, 그리고 잠재력을 촉발하기 위한 시간들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꿈·끼 탐색'이라는 게 특별한 시기나 대상에만 국한되는 일은 아니다. 일생 동안 꿈과 끼에 대한 탐색은 계속된다. 인간은 행복을 갈망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덩달아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 일도 일상의 일이 되었다.

학생이나 직장인뿐만 아니라 퇴직 후의 삶을 준비하는 이도 예외는 아니다. 경제활동이든, 봉사활동이든, 아니면 취미활동이 되었든 탐색은 지속된다. 가정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소원해진 가족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꿈을 꾸고 있다. '나'를 자각하기 위한 '바라봄'에서 시작하고 있다. 내 마음의 움직임, 그리고 내 마음과 행동의 속내를 바라보고 있다.

아이가 말을 잘 들어주지 않는다. 아빠가 원하는대로 하기만을 바란다고 섭섭해 한다. 만나기로 했던 사람이 도착할 시간이 다 된 뒤에야 일정을 미뤄야겠다는 전화를 걸어온다. 내가 정리해 놓은 마음과 시간이 엉키기 시작한다. 그러다 문득 아이가 원하는 일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음을 생각한다. 그 사람 또한 갑작스레 생긴 일로 미안해하고 있구나 생각한다. 그래도 아직 마음이 썩 시원치는 않다.

김형경의 '사람 풍경'을 뒤적여 보고, 기시미 이치로의 '행복해질 용기'도 펼쳐본다. 바라보는 방향은 다른데 중간 과정이나 도착점은 같다. '나'를 바라보고 알아가는 과정을 거쳐 마지막에 이르는 곳은 '행복'이다.

'사람 풍경'에서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점을 어떻게 찾았을까. 이런, 별 것이 없다. 여전히 불안해하고 콤플렉스도 갖고 있다. 다만 그러는 자신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임으로써 안정을 얻고 있다. 그러고 보면 '나'에 대한 이해는 자신의 꿈·끼를 찾는 데만이 아니라 자아존중감이나 인간관계능력을 키우는 데도 유익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눈에 들어오지 않는 책을 펼치고 앉게 하는 것보다 '나'에 대한 이해, 그리고 꿈·끼 탐색이 먼저다. 자신을 알게 되고 목표가 보이면 아이는 가라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서 간다.

'행복해질 용기'는 지금의 자신을 어떻게든 바꿔야 한다고 마음먹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며, 변화를 위한 모든 행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행복이라고 말한다. 꿈·끼 탐색주간 운영의 최종 목적도 행복한 삶을 실현하는 기회와 계기를 만드는 데 있다.

이제 12월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학교는 지금이 꿈을 꾸기 시작하는 때다. 학사일정과 교육과정 운영 방법을 새롭게 구상하는 시기다. 당장의 성과보다 멀리 볼 수 있도록 아이들을 다독여 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 출발은 꼭 자신을 알아차리는 일에서, '나'로부터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그곳이 바로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의 목적이자 종착지이므로. <이영훈 제주도교육청 학교교육과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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