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섬 제주의 가치, 지하수](1)프롤로그

[화산섬 제주의 가치, 지하수](1)프롤로그
제주 생명수 "한 방울 물도 아껴야"
내륙 비해 강수량 많으나 수자원 확보 문제
본보 국내외 지하수 우수성 사례 비교 분석
  • 입력 : 2016. 01.01(금)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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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하수는 도민들의 생명수이다. 제주에는 연평균 2061mm에 달하는 많은 비가 내린다.

일 년 동안 내리는 빗물을 양으로 환산하면 37억 6900만㎥에 달한다. 이 중 55%의 빗물은 증발산작용과 직접유출 과정을 통해 대기와 바다로 손실되어 버리고 나머지 45%(16억 7600만㎥)는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로 만들어지고 있다.

제주도의 지하수 함양률이 이처럼 높은 것은 투수성이 좋은 다공질 화산암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며 우리나라 내륙지역 평균 지하수 함양률(14.4%)보다 3배나 높다.

하지만 다가구 주택 및 관광단지 개발로 인해 토지이용변화가 발생하고 산림과 초지면적의 감소 및 시가화 현상으로 지하수 함양량이 감소할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기호 제주대 교수는 "제주지역은 내륙지역에 비해 강수량은 많으나 지형과 토질 특성상 수자원 확보가 힘들고 한라산을 중심으로 방사상 수계를 이루고 있으며 많은 강수량을 보이나 다공성 토양특성으로 대부분 지하침투되거나 유출돼 지표수 형성이 어렵고 수원 대부분을 지하수에 의존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들어 귀농 등으로 외부 인구 유입이 증가하고 관광객이 증가하며 대규모 관광단지가 개발돼 용수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제주지역 개발로 인해 용수공급과 더불어 수자원 확보가 힘들어졌다"며 "지하수를 안정적으로 개발 이용하기 위해서는 중산간 지역의 주 함양지역 관리강화를 통해 적정수량과 적정 수질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산간 지역의 지하수 오염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도내 양돈시설이 밀집해 있는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는 질산성 질소로 인한 오염이 심각한 상태이다.

화학비료의 사용이 많은 서귀포시 대정읍·제주시 한경면 지역도 질산성 질소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질산성 질소에 의한 지하수오염은 청색증(methemoglobinemea), 발암성물질인 니트로소아민(nitrosoamine)과의 관련성 때문에 인체에 대한 유해성이 문제가 된다. 지하수는 일단 오염이 되면 회복되기 어려운 것으로 귀중한 천연자원으로서의 지하수를 보호하는 것은 매우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제주 선인들이 이용을 했던 용천수도 고갈되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지난해말 한라산 중산간 지역을 지하수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하수의 공공관리 계획을 발표했다. 중산간이나 대규모 개발로 인한 난개발 우려를 불식시키고 생명수를 보존관리하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것이다.

도는 상수도 연결이 곤란한 개발지는 지하수 허가를 내주지 않고 농업용 지하수공에 대한 관리도 강화키로 했다. 특히 도는 대규모 개발사업지나 중산간지역에 지하수 개발을 원천 불허키로 했다. 청정중산간 지역 지하수 오염을 사전에 막기 위해 해발 300~400m 이상 지역을 지하수자원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키로 했다. 하지만 이러한 지하수의 공공관리 계획만으로 지하수를 보존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보는 제주도와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 제주개발공사 등 도내 전문기관과 함께 제주 지하수 보존 관리 실태와 제주 지하수의 우수성 등을 집중 점검해보고 물관리 선진국 등 국내외 사례 조사를 통해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인 물관리 체계를 확립해 보고자 한다.

[전문가 기고/류성필 환경공학박사]"지하수 관리체계 확립에 원 도정 노력을 기울여야"
인문사회적 환경 변화에 수요 급증
화학비료·축산폐수 등 오염도 가중

최근 기후변화에 의한 집중호우와 가뭄 등 양극화 현상이 심해 수자원 확보가 힘들고 전 세계 25개 국가가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보고서는 도시화 및 산업화의 가속화로 오는 2025년에는 52개국 30억명이 심각한 물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에 물 부족이 가장 심각한 나라로 분류돼 있다. 제주도 예외일 수는 없다

제주중산간 지역에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지하수 함양지역인 곶자왈 면적이 감소하고 있다. 전체 곶자왈 면적 9256만㎡가운데 22.3%인 2063만㎡가 훼손됐다. 서울 여의도 면적(290만㎡)의 7배 수준. 곶자왈 훼손은 결국 지하수 함양을 줄어들게 만든다

또 제주지하수는 강수에 의존하는 자원이기 때문에 극단적인 가뭄이 장기간 이어지는 경우에는 이용 가능한 지하수량이 감소할 수 밖에 없으며, 강우패턴의 변화에 의한 유출율의 증가와 토지이용의 고도화에따른 함양지역 면적의 점진적 감소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아울러 제주도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도서지역인 관계로 이용가능한 지하수량이 한정돼 있음은 물론, 가뭄 시 국지적인 집중양수가 이뤄질 경우 해안대수층으로의 해수침투가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도내 전체 관정의 약 80%가 사설관정인데 허가제 시행에 따른 배타적 독점적 지하수 이용으로 인한 형평성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인구증가, 생활수준의 향상, 관광시설의 증가, 농업형태의 변화 등 인문사회적인 환경의 변화로 인한 용수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올해말 현재 16개 수역 중 4개 수역(애월·한림·한경·대정)은 지하수 지속 이용 가능량 대비 119∼241%로 초과 개발된 상태이다.

하지만 지하수를 개발해 이용하려는 심리가 여전히 팽배해 있으며 화학비료, 축산폐수, 유류 등에 의한 수질오염의 우려가 높을 뿐만 아니라 해발 200m 이하 지역의 지하수 수질에서 인위적인 영향을 받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지하수 보존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지하수 오염을 치유하고 지하수 함양을 늘리는데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자연·문화·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더 큰 제주를 지향하는 원희룡 도정은 더 늦기 전에 지하수 관리 체계 확립에 노력을 해야 한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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